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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8차 회의에는 총 27명의 최저임금위원 중 근로자 위원과 공익위원 각 9명만 출석했다.
지난 2일 열린 7차 전원회의에서 경영계가 요구한 업종별 구분 적용을 놓고 표결이 이뤄져 찬성 11표 대 반대 15표로 부결됐는데,이 과정에서 민주노총 측 일부 근로자위원들이 의사봉을 빼앗는 듯 투표 저지를 시도했다.
이에 반발한 사용자위원들은 "불법적이고 비민주적인 행태"라고 규탄하며 항의 차원에서 회의 불참을 선언했다.
이날 이인재 최저임금위원장은 "사용자위원들이 참석하지 않은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위원회 진행 과정이나 결정에 아쉬움 있을 수 있으나 심의 기한이 임박한 점을 감안해 정상적 운영을 위해 (사용자위원들의) 결단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근로자위원 운영위원들은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 회의에서 발생한 일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표결 과정에서 일어난 일부 노동자위원들의 표결 저지 행동의 절박함은 이해할 수 있으나 과한 측면이 있기에 노동자위원 운영위원의 한사람으로서도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표결) 상황에서 발생한 일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다만 류 사무총장은 "바쁘게 심의를 진행해도 모자랄 판에 회의에 불참하는 것은 최저임금 노동자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며 사용자위원들을 향해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노심초사의 심정으로 바라보는 최저임금 노동자를 생각하시어 조속한 복귀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권 교수는 "어떠한 조건에서도 의사진행을 물리적으로 방해하거나 민주적 절차 진행을 훼손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사용자위원들의 주장과는 달리 공익위원들은 투표 과정에서 근로자위원들의 과격 행동에 영향을 받은 바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를 향해 "이번 사태는 최저임금 제도 근간을 흔들고 제도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유사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모색해달라"고 주문했다.
지난 2일 업종별 구분 적용 논의가 일단락됨에 따라 이날 회의에선 내년도 최저임금 액수에 대한 노사 양측의 최초 요구안이 제시되고 본격적인 논의가 개시될 예정이었으나 사용자위원들의 불참으로 논의가 어려워졌다.
최저임금법에 따라 위원회 의결을 위해선 사용자·근로자위원 각 3분의 1 이상이 참석해야 한다.
내주 사용자위원들이 복귀할 경우 본격 협상이 시작될 전망인데,토끼 꿈해몽노동계는 고물가와 실질임금 하락을 고려한 대폭 인상을,토끼 꿈해몽경영계는 동결을 최초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류 사무총장은 전날 정부가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에 대해 "국민 대다수는 생계비 부담 요인으로 물가 상승과 주거비를 지적했음에도 정부는 눈과 귀를 닫으며 또다시 기업을 위한 허울뿐인 정책을 내놓았다"며 "이제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같은 명확하고 직접적인 소득 분배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