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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찬,1년 6개월 만의 국내 리사이틀…첫 공연부터 마법 같은 연주로 관객 심장 강타
멘델스존‘무언가,차이콥스키‘사계,무소륵스키‘전람회의 그림’…음악으로 선명한 이미지 펼쳐보여
백미는 2부‘전람회의 그림’연주…발 구르며 온힘 실은 타건으로 교회 종소리 표현한 장면 압권
17일 부천아트센터,22일 서울 예술의전당 등 7차례 공연
‘누구나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피아니스트’
지난 7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한 피아니스트 임윤찬(20)의 독주회를 본 관객들은 자연스레 떠올렸을 문구다.그만큼 소름끼치도록 강렬하고 감동적인 공연이었다.그는 1년 6개월 만의 국내 순회(7차례) 독주회 시작을 알린 이날 2000여 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심장을 사정없이 강타했다.임윤찬이 마법처럼 건반으로 수놓은 작품은 멘델스존(1809∼1847)의‘무언가 마장조’(Op.19-1)와‘무언가 라장조’(Op.85-4),마작 일섭차이콥스키(1840∼1893)의‘사계,마작 일섭무소륵스키(1839∼1881) ‘전람회의 그림.당초 지난 4월 발매한 앨범‘쇼팽: 에튀드’를 연주하려다 바꾼 거다.임윤찬의 쇼팽을 실연으로 듣지 못해 아쉬워 할 관객도 있었을 터.하지만 그는 프로그램 변경 이유를 구구절절 설명하는 대신 관객들의‘추억 창고’최상단을 차지할 만한 연주로 보여줬다. 쇼팽의 에튀드(연습곡) 못지 않게 만만찮은 곡들을 골라 본인 마음에 둔 소리가 나올 때까지 음표 하나하나 세공한 음악을 들려준 것이다.특히 이번 리사이틀에서 무대는 거대한 캔버스였고,피아노는 다채로운 붓과 물감 같았다.
임윤찬이 ‘무언가’2곡과 ‘사계’중 에너지가 넘치는‘9월 사냥’까지 11곡을 내리 친 후 갑자기 건반에서 손을 뗀 순간도 그랬다.땀에 젖은 머리를 쓸어 넘기고 한숨 돌리며 피아노를 쓰다듬는 등 그가 호흡을 가다듬는 20초가량 공연장은 긴장감이 가득했다. 관객들은 숨죽인 채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했다.마침내‘10월 가을의 노래’첫 음이 긴 정적에 균열을 내자 객석은 긴장감이 눈 녹듯 사라졌고,가을의 정경과 애수가 포근하게 감쌌다.
임윤찬이 무대에서 처음 선보인 2부‘전람회의 그림’은 공연의 백미였다.무소륵스키가 요절한 친구 하르트만을 추모하기 위해 그의 유작 10점을 각각 음악으로 묘사한 이 곡은 19세기 러시아의 가장 독창적인 피아노 작품으로 손꼽힌다.호로비츠(1903∼1989)와 라벨(1875∼1937)의 편곡 피아노곡과 관현악곡처럼 여러 대가가 새로 편곡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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