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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 없이 정부 발표‘성공확률 20%’부각 “사람들 상식과 혼동되게 보도”
엇갈린 전문가 평가‘포항 석유매장 최적 여건’vs‘통계 함정,가능성 희박’
“상업성 아직 모르는데 당장 부자될 것처럼 보도하는 건 과학적 사고 부족”
20% 주장 제기되자 초기엔 적극 인용
정부가 지난 2일 석유 개발 성공률이 '20%'라며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발표하자 이를 그대로 인용한 보도가 이어졌다.언론 보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시추공을 다섯 번 정도 뚫으면 성공할 수 있는 굉장히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조선일보는 4일 <영일만 시추 성공률 20% 예상… 북해 유전은 3%> 기사를 냈다.
한국경제는 4일 <1공 시추에 최소 1000억…성공확률 20%> 기사를 낸 데 이어 8일 사설 <영일만 가스전,정쟁 멈추고 과학 기반해 시추 나설 때다>에서 "아브레우 고문은 탐사 성공 가능성 20%의 의미도 정확히 설명했다.80%의 실패 가능성이 있지만 20%는 5개 유망 광구 중 한 곳에선 석유·가스를 찾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언론이 정부와 액트지오가 주장하는 '20%'를 단순 인용할 뿐 검증은 미흡했다는 지적이다.가이아나 등 다른 지역과 단순 비교하는 것도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도대체 20%가 어떤 근거에서 나온 것인지 보도를 통해 알 수가 없었다"며 "다섯 번 찔러 한 번 나올 확률이라고 인용하는 건 기본적인 과학적 사고가 부족한 것"이라고 말했다.
우 교수는 "최근 보면 (석유가 나올 수 있는) '유망 구조'일 확률이 20%라는 설명이 나오지 않나.석유가 들어가 있는 것도 아니고 찌르면 (석유가) 나온다는 것도 아닌 '유망 구조'"라며 "(언론 보도에 나온) 20%의 실제 의미가 사람들이 쉽게 생각하는 확률과는 혼동되게 기사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우 교수는 "우리가 보통 '20%'라고 하면 공이 100개가 있고 그중 20개가 빨간색 공이라고 했을 때 랜덤하게 꺼내서 빨간색 공이 나올 확률을 '20%'라고 얘기한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그게 아니고 4가지 조건이 있고 각각 그런 구조가 존재할 확률을 곱하니 20%라는 것이다.10번 찌르면 2번 나오는 게 아닌 '유망 구조'일 확률이 20%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는 1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업계에서 표준으로 통용되는 '지코스(GCOS,일본 사포로Geological Chance Of Success)' 공식을 활용해 계산했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고 보도했다.석유·가스를 발견할 수 있는 필수 조건 4가지를 놓고,이 4가지를 전부 충족할 확률을 구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당장 파내서 부자가 될 것처럼 보도하는 건 논리 부족"
석유개발 가능성에 대한 전문가 인터뷰는 언론별로 엇갈린다.일부 신문은 비토르 아브레우 액트지오 고문을 만나 석유매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취지의 인터뷰를 냈지만 최근엔 개발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팩트체크 기사가 나왔다.
이외에도 매일경제는 익명의 교수를 인용해 4일 기사를 냈고 5일엔 "포항 유전 교차검증에 참여한 전문가들 평가"라며 기사를 냈다.
반면 한국일보는 14일 <[팩트체크] 140억 배럴 매장?전문가들 "통계의 함정 있어 가능성 희박"> 기사에서 다른 해석을 내놨다.한국일보는 "따져봐야 할 건 석유공사가 활용한 평가 방식인 '확률론적 방법이 무엇인가'"라며 "윤 대통령이나 정부가 국민들에게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려면 양 극단의 최저값과 최소값 범위가 아닌,일본 사포로최적값(P50)을 제시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우석진 교수는 통화에서 "결국 프로젝트가 지속돼야 먹고 사는 산업 생태계가 있는데 (그 생태계에 속한 사람들에겐) 나쁜 답을 기대하기 사실상 힘들다.세금이 들어가는 공적 부문은 한번 시작하면 후진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과학적 사고를 토대로 (언론의) 자체적인 분석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매일경제는 지난 4일 3면에 <동해안에 2천조 석유가스전… 천문학적 전후방 경제효과 기대> 기사를 냈고 경북매일도 지난 4일 <영일만에 막대한 석유·가스…포항,한국판 두바이 되나> 기사를 썼다.같은 날 경북일보는 1면에 <포항 앞바다서 '산유국의 꿈' 실현되나>,매일신문은 <산유국의 꿈,일본 사포로대구경북 앞바다서 실현된다> 기사를 냈다.
[관련 기사 : '매장가치 2000조'… 산유국 가능성에 경제신문 반응은?]
[관련 기사 : '산유국의 꿈' '한국판 두바이' 윤 대통령 발표 띄우는 대구경북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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