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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관 차출로 軍 내 의료공백" 우려도
비상진료체계 유지를 위해 경증 환자의 응급실 이용을 자제해달라는 정부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군대에서조차 여전히 경증 질환의 군인을 병영 밖 지역 응급실로 보낸다는 사실이 알려져 의사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일부 의사는 비상진료체계 영향으로 다수의 군의관을 상급종합병원 등으로 파견하면서 병영 내 '의료 공백'을 일으킨 것이라 의심하고 있다.
여한솔 속초의료원 응급의학과 과장은 28일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새벽 2시에 '전날 저녁 축구하다가 발목 삔 것 같은데 아파서 왔어요'라고 하는 군인을 군대에서 응급실로 데려왔다"고 밝혔다.또 "몇 시간 전부터 감기 증상 있다고 새벽 1시에 온 군인을 경증으로 분류해서 다음 날 의원 가라고 했더니 '진료거부한 이유가 뭐냐'고 대대(군대)에서 연락이 오고 민원이 들어왔다"며 자기 경험담을 더했다.
여 과장은 "이런 환자를 왜 응급실에서 진료 봐줘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진료 거부가 아니라 요새 나라에서 경증 환자 돌려보내면 사설 구급차도 공짜로 태워주고 상급종합병원에 돈도 준다면서요.저는 '응급 의료전달체계'를 정부와 더불어 시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썼다.그러면서 "진료 거부 민원 넣을 테면 넣으시라,군 병원 가서 골든타임 지키시라고 답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 글에는 "군 의료 체계 마지막 상급병원인 수도병원까지 말도 안 되는 경증으로 외진을 오는 병사 환자가 너무 많다","농구 3시간 해서 주먹 안 쥐어진다고 한 군인도 응급실 왔다" 등 의사들이 군의관 시절 겪은 경증 환자 치료 경험이 줄줄이 달렸다.
이 밖에도 "지금 군의관 끌어다 써서 군 1차 의료 안 돌아가는 게 아닌가 싶다"라거나 "군의관 병원 차출 영향일까?" 등 군 내 의료공백을 우려하는 댓글도 달렸다.실제 정부는 전공의 집단 이탈 후 의료인력 부족 현상을 메우기 위해 지난 2월부터 공중보건의사,군의관을 각 수련병원에 여러 차례 파견했다.지난달 말 기준 군의관 290명과 공중보건의사 257명 등 총 547명이 차출됐다.
정부는 중증·응급 환자를 위해 감기와 같은 경증 환자의 응급실 이용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다만,한 응급실에서 다른 응급실로 환자가 이송될 때는 사설 구급차 이용 금액이 지원되지는 않는다.전날 보건복지부는 제13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응급실과 상급종합병원이 응급·중증 환자 진료에 집중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경증 환자의 회송 보상 강화 등 1890억원 규모의 비상 진료체계 건강보험 지원 방안 연장을 의결했다.전공의 이탈 후 '의료공백' 해소를 위해 투입된 건강보험 재정은 9893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