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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 절차 마치고 계약 사인 앞둬
정 감독과 내년 공연 상의 중”
지휘자 정명훈(71)이 KBS교향악단의 차기 음악 감독으로 유력한 것으로 확인됐다.악단 관계자는 30일 “정명훈을 차기 감독으로 선임하기 위한 내부적 절차를 대부분 마쳤고 최종 사인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내년과 후년 프로그램을 상의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18회 정도 악단을 지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음악 감독은 연주 곡목과 협연자 선정부터 단원 선발까지 악단의 음악적 부문을 총괄하는 자리다.악단은 8~9월쯤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명훈은 지난 2015년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서울시향 감독에서 모두 물러난 뒤 지금까지 감독 직책을 맡지 않고 국내외 악단들을 자유롭게 지휘해 왔다.정명훈이 KBS교향악단의 차기 감독으로 취임하면 9년 만에 국내 오케스트라를 맡게 된다.정명훈은 1998년 KBS교향악단의 상임 지휘자를 지냈기 때문에 26년 만의‘친정 복귀’이기도 하다.지난 2005년 서울시향 취임 당시처럼 초반에는 감독 대신에 음악·행정적 부담이 덜한 예술고문 직함을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
KBS교향악단의‘정명훈 영입 작업’이 본격화한 건 올해 들어서다.현 감독인 핀란드 출신 지휘자 피에타리 잉키넨(44)은 올해 말로 3년 임기를 마치지만 최근 임기 연장을 위한 재계약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이 때문에 후임자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정명훈이 유력 후보로 부상했다.악단은 지난 2022년 정명훈을 명예직인 계관(桂冠·laureate) 지휘자로 위촉하고 정기 연주회와 사회 공헌 프로그램 등을 통해서 꾸준하게 호흡을 맞췄다.KBS교향악단이 계관 지휘자를 위촉한 건 정명훈이 처음이다.
KBS교향악단은 뉴욕 필하모닉 출신의 명지휘자 야프 판 즈베던(63)을 음악 감독으로 영입한 서울시향에 맞대응할 만한‘강력한 카드’가 필요한 상황이다.음악 칼럼니스트 황장원씨는 “KBS교향악단 입장에서는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정명훈을 영입하면 악단 운영에서 안정감을 갖출 수 있고 관객 동원 측면에서도 유리해지는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진취적인 곡 선택과 해석을 통해서 서울시향 재임 초기의 역동성과 활력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명훈은 지난해 부산오페라하우스와 부산국제아트센터 등 부산 시립 공연장을 아우르는 총괄 감독을 맡기로 하면서 본격적으로 국내 활동을 재개했다.2025년부터 순차적으로 개관 예정인 이들 공연장의 하드웨어와 KBS교향악단이라는 소프트웨어를 결합하면‘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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