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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살인사건 유족,제도개선 국민청원
수사매뉴얼 전면개선 동의 5만명 돌파
지난 4월 발생한 경남 거제 교제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이 관련 제도 개선을 요구하며 올린 국민청원 동의가 5만명을 넘어섰다.청원인은 가해자 구속 당시 경찰이 “가해자 인생도 생각해달라”고 말했다고 주장하며 수사 매뉴얼 전면 개선을 요구했다.
18일‘교제폭력 관련 제도 개선 요청에 관한 청원’이 14일 글이 올라온 지 4일 만에 5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이날 오후 4시 기준 5만2천여명이 해당 청원에 동의했다.국민동의청원은 국민이 국회의원을 통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이나 요구를 국회에 진술하는 것으로,30일 동안 5만명의 국민동의를 받으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된다.
자신을‘거제 교제살인 사건 피해자의 엄마’로 소개한 청원인은 “20대 건장한 가해자는 술을 먹고 딸아이의 방으로 뛰어와 동의도 없이 문을 열고 무방비 상태로 자고 있던 딸아이 위에 올라타 잔혹하게 폭행을 가했다”며 “(딸아이가) 응급실을 간 사이 가해자는 피해자 집에서 태평하게 잠을 자는가 하면,10일 딸 사망 후 11일 긴급체포에서 풀려나 13일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고 다니며‘여자친구랑 헤어졌다.공부해서 더 좋은 대학 가서 더 좋은 여자친구를 만나겠다’등 전혀 반성하지 않았다”고 밝혔다.장례가 치러지는 동안 조문을 오거나 용서를 구하는 통화도 없었다고 한다.
청원인은 “국과수 부검 결과 딸은 가해자에게 폭행당해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는데도 가해자는 상해치사,피망 포커 티켓주거침입,스토킹으로만 기소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그는 “형을 살고 나와도 가해자는 20대”라며 “가해자가 합당한 벌을 받아 선례를 남길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청원인은 “딸이 가해자를 11번이나 신고했지만 경찰에서 번번이 쌍방폭행으로 처리해 풀어줬고 가해자는 더 의기양양해져서 딸에게‘이제는 주먹으로 맞는다‘너 죽어도 내 잘못 아니래’라고 했다”고 밝혔다.청원인은 “경찰이 가해자의 폭력을 방관하고 부추긴 거나 다름없다”며 “심지어 경찰은 가해자가 구속될 때‘가해자 인생도 생각해달라’고 훈계하는데 억장이 무너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청원인은 수사기관에서 교제폭력을 단순 쌍방폭행으로 종결시키지 못하도록 하고 신고 단계에서 신변보호조치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수사 매뉴얼의 전면 개선을 요구했다.이 밖에도‘교제폭력처벌법’마련과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행·상해치사 범죄의 경우 살인죄와 비슷한 형량으로 가중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4월1일 경남 거제시에서는 집에서 자고 있던 여성(19)이 현관 비밀번호를 파악해 무단 침입한 가해자(전 연인)에게 폭행당해 전치 6주 진단을 받고 병원에서 치료 중 급작스럽게 상태가 악화해 숨진 바 있다.최근 1년 사이 두 사람 간 관계에서 폭력이 지속 발생했으나 가정폭력처벌법이나 스토킹처벌법에 규정된 피해 예방 조처는 없었다.사망 전 피해자는 자신을 감시하고 때리는 가해자를 여러 번 신고했지만,피망 포커 티켓당시 경찰은 가해자가 법이 정한 스토킹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았다고 판단했다.피해자가 숨진 뒤에야 가해자에게 스토킹 범죄 혐의가 적용됐다.가해자는 5월30일 상해치사 및 스토킹 처벌법 위반,주거침입 혐의로 구속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