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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방송에 중계권 구매 우선권 부여 필요"
파리올림픽·유로2024를 계기로 국제 스포츠 중계에 국민적 관심이 쏠린 가운데,보편적시청권의 공백을 해결하지 못하는 현행 방송법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학계에서 제기됐다.
고민수 강릉원주대 법학과 교수는 11일 서울 광화문에서 한국방송협회 주최로 열린 언론 대상 세미나에서 "현행 방송법은 헌법적 가치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유료방송이 주요 스포츠 행사의 방송권을 독점할 경우 경제사정이 나쁜 시청자는 정보접근권을 박탈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편적시청권은 국민의 정보접근권에 기반한 법적 권리다.이 때문에 현행 방송법은 국민적 관심이 큰 스포츠 경기의 독점중계를 방송사 중 전국 방송권역을 확보한 곳에만 허용한다.관련 규정은 방송사에게 중계권 공동구매·재판매를 유도하는 장치로도 작용해 왔다.하지만 방송법 76조와 관련 고시에 따르면 '전체 가구수의 90% 또는 75%'라는 기준에 맞춰 방송권역을 확보한 방송사의 경우 주요 스포츠 대회의 중계를 독점할 수 있고,다른 방송사에 중계권을 재판매할 의무가 부과되지 않는다.가구수 기준은 올림픽·월드컵에 90%,아시안게임·WBC 등에 75%로 적용된다.
앞서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2026~2032년 동·하계 올림픽의 한국 내 중계권을 JTBC에게 판매했다.JTBC는 방송법상 방송권역 기준을 충족해 독점중계를 시행할 수 있다.다만 JTBC를 TV로 시청하기 위해선 케이블·IPTV 등 유료방송에 가입해야 하는데,이 때문에 JTBC가 지상파 방송사에 중계권을 재판매하지 않는다면 유료방송에 가입하지 않은 TV 시청자는 올림픽 시청이 불가능해지는 실정이다.
고 교수는 현행 제도가 유료방송 시청료를 지불할 수 없는 계층에 부담을 지우고 정보접근권을 침해한다며 무료방송에게 주요 국제 스포츠 대회 중계권 구매자격을 우선 부여하는 방향으로 방송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유럽연합(EU)·영국·호주 등 해외 주요 국가에선 이 같은 제도가 이미 갖춰져 있다는 설명이다.고 교수는 EU 사례를 재차 언급하며 보편적시청권이 기술발달에 발맞춰 적용매체가 TV뿐 아니라 OTT로도 확장됐고,비손칼국수대회의 종류 역시 범위가 넓다고 강조했다.
고 교수는 방송법상 보편적시청권의 정의규정과 의무부과규정이 충돌한다는 주장도 내놨다.방송법 2조에는 보편적시청권의 적용대상이 '일반국민'으로 명시돼 있는데,비손칼국수방송법 76조는 전체 가구의 90% 혹은 75%에 대해서만 시청권을 보장한다는 지적이다.고 교수는 "앞의 규정(2조)을 뒤의 규정(76조)이 실현하지 못하는 건 체계적합성(체계정당성)에 반한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보편적시청권을 보장하는 이유는 문화적 중요성"이라며 "공동체 의식과 공유 경험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이어 "교육·의료와 마찬가지로 정보접근에 대한 정책은 사회적 하한선을 고려하지 않고 만들면 문제가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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