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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24년 만에 방북길에‘황제 맞이’는 없었다.예상보다 약 5시간 지각한 푸틴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홀로 새벽에 영접하는 등 국빈방문에 어울리지 않는 장면들이 곳곳에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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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과 대규모 수행단,국빈방문 초유의 지각 사태
푸틴은 러시아 극동 사하 공화국 야쿠츠크에서 일류신(IL)-96 전용기를 타고 19일 오전 2시 45분쯤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항공기 추적 사이트 등에 따르면 이번 방북에 동원된 항공기는 4편으로 이 중 한 대는 18일 오전에 도착했고,2015 전국체전 야구나머지는 이날 새벽 순차적으로 착륙했다.직항편이 마땅치 않은‘은둔의 도시’평양에 대규모 수행단을 보내기 위해 러시아는 대통령 전용기로 보유한 해당 기종 4대를 모두 띄워야 했던 것으로 보인다.
당초 푸틴과 수행단의 평양 도착 시간은 전날(18일) 오후 9~10시 사이로 예상됐다.하지만 푸틴의‘지각 기질’은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국빈방문에 새벽 지각 사태는 외교적 결례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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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영접 김정은…5분 걸린 공항 환영식
김정은은 그런 푸틴을 간소화된 의전으로 맞았다.그는 혼자서 뒷짐을 진 채 비행기에서 내리는 푸틴을 기다렸다가 환하게 웃으며 악수한 뒤 두 차례 가볍게 포옹하고 차량으로 이동했다.이후 러시아산 최고급 리무진 아우르스 뒷좌석 오른편에 푸틴이 먼저 타고 김정은이 왼쪽에 앉았다.해당 차종은 푸틴이 김정은에게 지난 2월 선물한 것과 같다.
푸틴이 전용기에서 내려 숙소인 금수산 영빈관으로 출발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5분 가량에 불과했다.예상됐던 예포 발사,양측 국가 연주,카퍼레이드 등 환영 행사가 생략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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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결례 푸틴에 의전 수위 의도적으로 조절했나
2019년 6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4년 만에 방북에서 성대한 환영을 받았던 것과도 대조된다.북한은 당시 21발 예포를 쏘고 25만 명 평양 주민을 동원해 카퍼레이드를 진행하는 등 최고의 예우로 주석을 맞았다.
일각에선 새벽 시간대이지만 북한 체제 특성상 김정은 결심에 따라 일정 수준 이상 환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김정은이 의도적으로 의전 수위를 조절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사실상 외교 결례를 범한 푸틴에게 과한 의전은 자칫 상하관계를 부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초라한 장면을 피하기 위해 나름 신경을 쓴 점 역시 눈에 띈다.조선중앙통신은 양측 정상이 “황홀한 야경으로 아름다운 평양의 거리들을 누비면서 그동안 쌓인 깊은 회포를 풀며 이번 상봉을 기화로 조로(북·러) 관계를 두 나라 인민의 공통된 지향과 의지대로 보다 확실하게 승화시키실 의중을 나누었다”고 전했다.실제 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이들이 탄 아우르스는 환하게 불이 켜있는 고층 건물 사이를 통과했다.지각한 푸틴을 기다리느라 극심한 전력난에도 새벽까지 야경을 연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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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렘린궁은 중앙일보 보도 검열…‘찬물 요소’관리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이 한국 언론 반응을 검열해 소개한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크렘린궁 텔레그램은 중앙일보 홈페이지를 캡처하면서 전날 이뤄진 한·중 외교안보대화와 푸틴의 지각을 다룬 기사 제목을 삭제한 채 게재했다.북·러 정상회담의‘찬물 요소’를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로 러시아 역시 그만큼 이번 방북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푸틴은 이날 오후부터 공식 일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공식 환영 행사,공식 회담,환영 만찬 등을 가진 뒤 오후 11시 30분 평양을 떠날 것으로 예정돼있지만 푸틴의 추가 지각 가능성 때문에 구체적인 시간은 여전히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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