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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선재센터,호추니엔 韓 첫 개인전
'호텔 아포리아'·'시간(타임)의 티' 등
亞 근대성과 현재 탐구…20년 작업 세계 조명"영상 속 빈 얼굴은 아무도 아니면서 모두이다.어쩌면,활동 영어우리 자신을 거기에 투사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과거의 존재들을 데려와 현재에 있게 하는 것이다."
아시아의 근대성을 다양한 예술 언어로 탐구해온 싱가포르 작가 호추니엔(48)은 과거에 해소되지 않은 트라우마를 직면하지 않으면 그것은 다양한 형태로 돌아와 우리를 억누른다며 "서로 차이를 인식하고 존중해야 진전된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서울 종로구 아트선재센터에서 진행 중인 전시 '호추니엔: 시간과 클라우드'는 '미지의 구름'(2011),'호텔 아포리아'(2019),'시간(타임)의 티'(2023~2024) 등 3점의 작품을 중심으로 작가가 주목한 아시아의 근대성,그 중 일본 제국주의의 영향에 대해 조명한다.
먼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건 6채널 영상 설치작업 '호텔 아포리아'다.2019년 일본 아이치트리엔날레 커미션 작품으로 첫 선을 보인 이 영상은 큐레이터로부터 '료칸(일본 전통 여관)인 기라쿠테이에 장소 특정적 작품을 설치해달라'고 제안받은 데서 출발했다고 한다.당시 작가는 일본 제국주의에 대해 연구하고 있었고,활동 영어알고 보니 설치를 제안받은 료칸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가미카제 특공대였던 구사나기 부대의 마지막 연회 장소였다.
‘파도‘바람’등 키워드로 구성된 영상은 어두운 다다미방에서 스산한 바람 속에서 상영된다.그 안에 들어가 이를 감상하는 관람객의 풍경은 이 모든 것을 연출한 작가의 묵시론적 세계관을 상징한다.영상에는 2차대전 당시 선전 영화 제작을 위해 징집된 영화감독 오즈 야스지로(小津安二郞)의‘만춘’(1949) 등의 편집본이 담겼다.
작가는 "싱가포르 출신 작가가 일본 제국주의 역사를 다룬 작품을 만드는 것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이 있었다.하지만 이 문제에서 외부인은 존재하지 않는다.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시아는 일본 제국주의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며 "싱가포르의 경우,영국에 지배받은 기간이 더 길었지만,지배 강도는 일본이 훨씬 셌다"고 설명했다.
그가 이 작업을 공개한 2019년,일본 관객과 평단의 반응은 호의적이었다고 한다.현지 비평가들의 "자국 역사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영상 속 인물들은 눈,코,입이 지워져 있다.작가는 비워진 얼굴은 아무도 아닌 동시에 모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그는 "우리 자신을 거기에 투사하면 과거의 존재들을 현재로 데리고 올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시간의 조각들’(타임피스)라고 명명된 42개의 영상도 주목할만하다.시간과 관련된 이미지를 담은 영상들은 제각각의 상영 시간에 맞춰 재생된다.관객은 각기 다른 시간의 영상,즉 파편화된 시간을 감각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설치 영상 반대편에는 대형 스크린에 애니메이션이 상영되는데,싱가포르의 랜드마크 시계탑 수리공 할아버지부터 현대미술가 살바도르 달리의‘치즈처럼 녹아내리는 시계’이미지까지 시간과 관련된 이야기와 파편화된 이미지들이 끊임없이 이어진다‘시간의 T’라는 제목의 이 애니메이션 영상 뒤에는 실사 영상 스크린이 하나 더 상영돼 독특한 영상을 완성해낸다.
호추니엔은 "해결되지 않은 트라우마 혹은 역사는 언제든 유령의 형태로 우리에게 출몰한다"고 말했다.말레이시아계 화교 출신인 그는 싱가포르가 식민지를 거쳤음에도 다른 아시아 국가와 비교해 제국주의에 대한 반감이 없는 것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고,활동 영어그러한 반감의 부재가 오히려 동아시아 근대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고 고백했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바라보는 비판적 연구를 멈추지 않는 그의 행보는 동시대에 대한 탐구로도 이어진다.싱가포르의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 주택 단지에서 단조로운 일상을 살아가는 인물 8명에 관한 이야기인 '미지의 구름'과 함께 '뉴턴','굴드','지구' 등 3편 영상도 이번 전시에서 순차적으로 상영된다.전시는 8월4일까지.유료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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