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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별 적립 요청,건전성 관리에 맞지 않아
추가 충당금 부담↑…2분기 적자폭 커지나

저축은행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저축은행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데일리안 = 이호연 기자] 불황을 겪고 있는 저축은행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추가 충당금 문제에 직면했다.단기간 내 업황 개선의 모멘텀이 없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충당금 적립 압박이 지속되고 있다.일각에서는 국내 79곳 저축은행이 충당금 부담으로 모두 적자를 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지만,금융당국은 PF 정상화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은 이번 PF사업성 평가에 따른 충당금을 분기별로 나눠서 쌓을 수 있게 해달라고 건의했지만,골든벨 커트러리금융감독원은 부정적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건전성 문제가 있는데 PF사업성 평가에 따라서 충당금을 쌓아야지,나눠서 쌓는다는 것은 건전성 관리와 회계 기준 처리에 맞지 않다"며 "이미 사업성 평가를 이달 말과 9월,12월 분기별로 진행하기 때문에 결국 추가 충당금도 나눠 쌓게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부동산PF 시장의 연착륙을 위해 사업성 평가 등급을 양호・보통・악화우려 3단계에서 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 등 4단계로 세분화했다.본PF 중심이었던 평가기준을 브릿지론 사업장에 대한 평가 체계를 강화했다.

본PF와 브릿지론 공통 사업장이 만기를 4회 이상 연장,골든벨 커트러리경공매에서 3회 이상 유찰되는 경우는 부실우려 등급에 해당한다.부실우려의 경우 충당금을 회수의문 수준으로 적립토록 해 적극적인 사후관리를 유도하게 했다.

금감원은 현재 금융사로 하여금 연체 등 부실이 진행되고 있는 사업장에 대해 우선 사업장 평가를 적용하고,골든벨 커트러리만기 등에 따라 이후 단계적으로 평가할 계획이다.

PF부실 직격탄을 맞은 저축은행업계는 비상이다.강화된 사업성 평가에 따라 PF사업장 다수가 유의나 부실우려 판정을 받고,추가 충당금을 대폭 쌓아야 할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실제 나이스신용평가는 저축은행의 PF 대출 예상 손실을 최대 4조8000억원으로 내다보고,올해 추가로 쌓을 충당금만 최대 3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2분기 실적 결산 과정에서 충당금을 일시에 반영하면 순손실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1500억원대의 손실을 냈는데,2분기 손실 규모는 더 커져 상반기에만 5000억원대 적자가 예상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대규모 충당금을 쌓으면 비용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1분기 적자폭이 큰 곳들은 지금 비상"이라며 "충당금을 적립하면 자본충담 부담이 커져 BIS비율이 하락하게 된다.악화된 유동성을 개선하려면 증자를 해야 하는데,BIS 비율이 9~10%로 기준치를 겨우 넘는 곳이나 증자할 여력이 없는 곳들은 위기"라고 언급했다.

저축은행을 포함한 금융사들은 내달 초까지 PF사업 평가서를 제출해야 한다.금융당국은 이를 토대로 자체 검사 결과와 대조해 관대하게 평가되거나 미흡한 곳들은 즉시 현장검사에 돌입해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다만 이와 별개로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의 충당금 부담 완화를 위해 다음달 1일 시행 예정인 다중채무자 충당금 규제 유예를 검토하고 있다.저축은행들은 감독규정 개정에 따라 다중채무자 대출에 대해 일반 차주보다 충당금을 최대 50% 더 쌓아야 한다.저축은행의 다중채무자 비중은 2022년 말 기준 77.4%로 은행(27.3%)보다 3배 가까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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