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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충남 등‘200년에 한번 올 폭우’
군산 시간당 146mm 관측사상 최고
한밤 물폭탄에 5명 사망 1명 실종 10일 전북 완주군 운주면의 한 마을이 폭우로 잠긴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한 주민을 구조하고 있다.무릎 높이까지 차오른 흙탕물이 뒤에 보이는 집 안까지 들어갔다.이날 충청 등 중부와 남부 지방에 이른 새벽부터 집중호우가 쏟아져 전국에서 최소 5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전북소방본부 제공
9일 밤부터 10일 새벽까지 전북과 충남,경북 지역에 역대급‘야행성 폭우’가 내리면서 시간당 강수량이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기상청에 따르면 “200년에 한 번 내릴 만한 폭우”였다.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되는 등 피해도 이어졌다.도심에 내렸다면 자칫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던 만큼 지금이라도 기상 이변이 일상화된 한반도 상황에 맞는 재난안전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북 군산시 어청도에는 이날 오전 1시 전후 시간당 146mm의 폭우가 내렸다.지난해 기상청에서‘극한호우’로 규정한 시간당 50mm의 3배에 달하는 강수량이다.기상청 관계자는 “시간당 140mm 넘는 비가 내린 건 1998년 7월 31일 전남 순천(145mm) 사례가 유일하다”며 “관측자료가 확인되는 범위에서 시간당 강수량 역대 최고치”라고 말했다.
군산시 내흥동에서도 오전 1시 42분부터 1시간 동안 131.7mm의 비가 내렸다.어청도와 내흥동 모두 군산 연 강수량(1246mm)의 10% 넘는 비가 1시간 만에 내린 것이다.전북 익산시 함라면,충남 서천군과 부여군 등에서도 시간당 강수량이 100mm를 넘었다.시간당 100mm 넘는 비가 내리면 바로 옆에 있는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이들 지역에서 시간당 최고 강수량을 기록한 비는 모두 낮에 소강 상태를 보이다 밤에 쏟아진‘야행성 폭우’였다.
대피가 어려운 밤에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피해도 이어졌다.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충남 논산시의 한 오피스텔에서 엘리베이터가 침수돼 남성 1명이 사망하는 등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또 6개 시도에서 4526명이 대피했고 장항선과 호남선 등 철도 운행이 10일 오후까지 중단됐다.
비 피해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기상청은 11일에도 많게는 충북 40mm,경북 6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역대 최대 시간당 강수량을 기록했던 전북 지역에도 최대 60mm의 비가 예보됐다.조천호 경희사이버대 기후변화 특임교수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이상 기후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며 “각종 인프라 시설이 예상을 뛰어넘는 폭우 등 재난에 대응할 수 있는지 미리 점검해 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새벽 물폭탄에 저수지 둑 붕괴 “깨어보니 이웃집 사라져”
[야행성 폭우의 습격]
중부-남부 기습폭우 잇단 인명피해
산사태로 매몰… 급물살에 휩쓸려
오피스텔 승강기 침수돼 사망도… 철도 일부구간 한때 운행 중단
어청도,시간당 146mm 폭우 9일 밤 전북 군산시 어청도에는 시간당 146mm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10일까지 이어진 폭우로 군산 시내 도로는 상당수가 물에 잠겼고 군산의 한 아파트는 오전 2시 반경 야산에서 쏟아진 토사에 휩쓸렸다.김성래 어청도 이장 제공10일 새벽 충북 영동군 심천면에서는 범곡저수지 둑이 무너져 물이 농경지와 마을로 밀려들었다.이 일대에는 10여 가구가 살고 있었다.오전 5시 27분경 이 마을 농막 컨테이너에 사람이 갇혔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구조대는 도로 일대가 물바다로 변해 2시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구조대는 컨테이너에 홀로 살던 71세 남성이 실종된 것을 확인하고 수색에 나섰다.실종자가 살던 컨테이너는 물에 휩쓸려 떠내려가다 흙바닥에 처박힌 채였고,실종자의 차량은 침수된 채 발견됐다.한 주민은 “폭우 소리에 깨서 나와 보니 이웃집(컨테이너)이 떠내려갔다”고 말했다.
● 중부 남부 집중 폭우에 사망-실종 잇달아
급류 휩쓸린 운전자 구출 10일 오전 11시경 경북 청송군 청송읍 용전천 인근에서 불어난 물에 1t 화물차가 휩쓸렸다.출동한 구조대원들이 60대 남성 운전자를 차에서 구조하고 있다.운전자는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경북소방본부 제공중부와 남부를 집중적으로 때린 기록적 폭우로 전국 곳곳에서 산사태가 일어나고 건물과 마을이 침수되면서 인명,재산 피해가 늘고 있다.
이날 충남에서는 폭우로 3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오전 2시 52분경 논산시 내동의 한 오피스텔 지하 2층 승강기에서는 남성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지하에 물이 차오르는데 승강기 안에서 사람 목소리가 들린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이 긴급 배수 작업을 벌였지만 남성은 사망한 채 발견됐다.오전 3시 37분경 서천군 비인면에서는 산사태로 쏟아진 토사가 주택을 덮쳐 70대 남성이 매몰돼 숨졌다.이 지역은 오전 2시 16분부터 한 시간 동안 111.5mm의 극한 호우가 쏟아졌다.주민 신모 씨는 “앞집 아주머니가 흙범벅이 돼서 남편을 찾고 있었다”고 말했다.오전 10시 49분경 금산군 진산면 지방리에서는 산사태로 주택이 무너져 매몰된 60대 여성이 숨졌다.
충북에서도 피해가 잇따랐다.오전 5시 4분경 옥천군 옥천읍 삼청리에서는 70대 남성이 몰던 승용차가 하천으로 떨어졌다.119구조대가 출동했지만 거센 물살 탓에 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 남성은 오전 7시 38분경 숨진 채 발견됐다.
대구 북구 조야동에서는 오전 8시 8분경 한 농로의 배수용 원형 통에서 6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그는 밭에 나왔다가 불어난 물살에 휩쓸려 빨려든 것으로 알려졌다.광주 동구 내남동에서는 76세 남성이 광주천 징검다리를 건너던 중 벗겨진 신발을 주우려다 빠져 숨졌다.
이날 새벽 한 시간 동안 146mm의 폭우가 쏟아진 전북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의 김성래 이장(70)은 “하늘에서 물을 가져다 퍼붓는 것 같았다.70년 평생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말했다.그는 “마을 15가구가 침수됐는데 물살이 너무 강해 대피할 엄두조차 못 냈다”며 “폭우가 내리는 와중에 산비탈을 타고 내려온 물줄기까지 더해져 거리가 마치 강처럼 변했다”고 말했다.
● 고립된 주민들 구조,금강휴게소 물에 잠겨
송아지 구조 10일 대전 서구 용촌동 정뱅이 마을에서 소방대원들이 보트를 이용해 송아지 한 마리를 구조하고 있다.아래는 무릎 부근까지 차오른 흙탕물이 보인다.이날 오전 4시경 이 마을은 제방이 무너지며 불어난 물이 마을을 덮쳤다.대전소방본부 제공불어난 물에 주민들이 고립되거나 시설이 파손되는 등의 피해도 이어졌다.
대전 서구 용촌동에서는 주택 27채가 물에 잠겨 주민 36명이 한때 고립됐다.대전소방본부는 오전 10시경 주민 전원을 보트에 태워 구조했다.대전 중구 유등천을 가로지르는 왕복 8차선 유등교는 다리 중간이 내려앉아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충남 논산시 벌곡면의 한 마을도 침수돼 주민 30여 명이 인근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전북 완주군 운주면에서는 오전 4시 11분경 장선천이 넘쳐 주민 18명이 한때 고립됐다가 소방 대원들에게 구조됐다.
충북 영동천과 소옥천,금강(양강교) 등에는 홍수 경보가 발령됐고,경부고속도로 금강휴게소가 강물에 침수됐다.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동안 KTX 40개 열차와 일반열차 16개가 20분∼1시간 40분가량 지연됐다.수서발 고속철도(SRT)는 이날 오후 4시까지 19개 열차가 1∼3시간가량 지연됐다.산림청은 오전 3시 40분부로 대구,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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