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청이 개청 당시 외국인 직원에 대한 별도 비밀취급 인가제를 마련해두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외국인 직원을 대상으로 보안 관리를 철저히 하는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대비되는 데다 외국인을 임용하며 능력 있는 인재를 영입하겠다는 구상에 비해 준비가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존 리 우주항공청(우주청) 우주항공임무본부장이 미국에 외국대리인으로 등록되면서 기밀 유출 우려가 제기되자 우주청은 14일 외국인 직원 대상 '비밀취급 인가제'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국가 보안과 관련되는 내용에 대한 외국인의 열람을 제한하고 자체 보안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비밀 부분 개방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리 본부장 외 외국인이 임용될 것으로 보이는 항공혁신부문장(국장급) 후보자도 인가제 적용을 받을 예정이다.
우주청 관계자는 "직급에 따라 비밀을 열람할 때 인가를 선별적으로 하는 제도는 있었다"면서 "최근 리 본부장이 미국의 외국대리인 등록법(FARA)에 따라 미국에 외국대리인으로 등록되며 기밀 유출 우려가 나오면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제도를 만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NASA는 외국인 직원 대상 보안에 대해 구체적인 규정을 마련해 놓고 있다.NASA 내부 특정 문서를 외국인에게 공개가 가능한지 등을 선별하는 부서가 따로 있고 내국인만 접근할 수 있는 인터넷망도 분리해 두고 있다.
NASA 시스템의 마이크로소프트 협업 프로젝트 관리 플랫폼인 '팀랩'에는 외국인은 아예 로그인을 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NASA에서 제공하는 전자기기는 해킹 위험 때문에 외국으로 가지고 나가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연구원 A씨는 "매년 외국인 직원 대상으로 지켜야 할 보안 규정은 무엇인지,총몇명 혼밥러어떤 절차를 거쳐 문서를 외국인 직원에게 공유해야 하는지 등 철저히 보안 교육을 한다"며 "실제 국방,총몇명 혼밥러외교 등 문제로 커질 수 있는 보안 사고가 일어난 적이 있어 해가 바뀔 때마다 보안 규정이 복잡하고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외국인에게 문서 공유가 가능한지 검증이 완료되기까지 최소 2주에서 최대 한달까지 걸려 이를 고려해 일을 진행 중이며 심지어 외국인이 들어갈 수 없는 회의도 적지 않아 일할 때 어려움이 있다"고도 했다.
우주청은 우주청 설치법에 따라 안보와 정책 수립 부문에서는 외국인을 임용할 수 없게 했고 3급 이상 공무원 채용 때 받는 국정원 신원조사도 외국인의 경우 전원 거치게 하는 등 외국인 대상 비밀유지를 위한 제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또 임용 약정서에 비밀엄수 사항을 뒀다고 밝혔다.우주청 관계자는 "외국인을 고위공무원에 임용한 사례가 없다보니 이번 이슈를 계기로 관련한 세세한 훈령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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