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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옥산면 임만혁씨,작년 10마리 소 잃어
수해 피하려 축사 물품 고지대 이동에 여념
장마 후엔 폭염으로 새끼 생산성 저하 우려
[청주=뉴시스] 서주영 기자 = "언제 또 물에 잠길까 잠을 못 이뤄요."
3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소로리의 한 한우 축사.
500평 규모의 축사에서 한우 30마리와 송아지 15마리를 기르는 임만혁(73)씨가 지게차로 축사 소독기를 집어 트럭에 실었다.
축사 내부에는 소독기부터 냉장고,경륜일정기름통,조사료 22롤,볏짚 60~70롤 등 옮겨야 할 짐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임씨는 "폭우로 축사가 언제 또 물에 잠길지 모르니깐 내부 물품을 고지대에 위치한 집 공터로 옮기고 있다" 며 "이런 작업을 여름마다 연례행사처럼 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할 일은 더 남아 있다.축사 중앙 통로에 팰릿을 여러장 깔아야 한다.집으로 옮길 수 없는 소들을 위한 피난처다.
임씨의 축사는 지난해 7월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물에 잠겼다.임씨는 "축사가 1.9m나 잠겼었다"며 "갑자기 불어난 물에 손 쓸 틈도 없이 당했다"고 당시 물에 잠긴 높이를 줄자로 재보였다.
그는 소 1마리와 송아지 9마리를 순식간에 잃었다.큰 소들은 우리 구조물에 다리를 올려놓고,경륜일정입과 코를 물 위로 내밀어 목숨을 부지했지만 물 높이보다 덩치가 작은 송아지들은 그대로 폐사했다.
촉사 장비도 상당수 고장났다.자동급유기,소독기,냉장고,경륜일정소 정액 보관통,조사료,볏집 등이 물을 먹었다.만신창이가 된 축사를 치우고 원상태로 복구하는 데만 보름 가까이 걸렸다.
임씨의 축사는 미호강에서 350m 밖에 떨어지지 않은 데다 다른 지역보다 지대가 낮아 수해에 취약하다.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리면 피해를 막을 방법이 없다.
그는 인근 산업단지를 수해의 한 원인으로 꼽았다.
임씨는 "산업단지가 들어서기 전에는 모두 농경지였는데,농경지는 비를 흡수해 머금고 있다가 배출하는 천연 저류조 역할을 했다"며 "지금은 산업단지에 쏟아지는 비가 그대로 배수시설을 따라 미호강으로 흘러들어 하천 유량 증가의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근 배수장은 축사가 아닌 농경지만으로 시설 기준을 갖추고 있다"며 "배수장의 펌프시설을 늘려 미호강 역류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장마 이후 다가올 폭염도 걱정거리다.
어미소가 낳은 송아지를 7개월까지 길러 시장에 출하해야 하는데,32도 이상 날씨가 사흘 이상 지속되면 어미소의 배아가 사멸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온 스트레스를 받는 수소는 발정 증상이 떨어져 교배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임씨가 폭염에 대비해 구비한 시설은 대형 송풍기 22개와 자동 지붕 개폐장치다.더운 날씨에는 환기가 되도록 지붕을 일부 열어두고 송풍기를 24시간 가동한다.
송아지는 13~25도,육성우 및 번식우는 4~20도,비육우는 10~20도의 사육온도를 유지해야 품질 저하가 발생하지 않는다.평소보다 30%가량 더 나오는 전기세는 오롯이 축산농가 몫이다.
임씨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더울 것이란 예보에 걱정이 많다"며 "점점 심해지는 폭우와 폭염으로 축산 농가의 경영환경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고 푸념했다.
지난해 7~8월 청주에서는 축산농가 54곳,12만1939마리의 가축이 수해로 폐사했다.소 33마리,돼지 331마리,닭 9만1859마리가 물에 잠겼다.
돼지 58마리와 닭 1000마리,오리 200마리는 폭염에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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