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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거래소에서 고객이 맡긴 '코인'을 임의로 처분·소비할 수 있다면 이를 거래소의 자산으로 봐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습니다.
단순히 고객 가상자산을 맡아 주고 매매하는 대부분의 경우엔 거래소 측의 처분 권한이 없는 만큼,복권 당첨자이를 거래소 자산으로 인정하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고객이 맡긴 가상자산을 어디까지 거래소 자산으로 인정할지는 국내 암호화폐 업계의 핵심 쟁점입니다.
주요 가상자산거래소에 위탁된 고객 코인이 40조 원이 넘어,이를 대거 거래소 자산에 포함하면 대기업 규제를 새로 받을 수 있습니다.
가상자산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시립대 이세중 교수와 거래소 코빗의 김회석 이사는 이런 연구 결과를 최근 한국회계학회의 '가상자산 연구논문 세미나'에서 공개했습니다.
이 교수팀은 "고객의 가상자산을 사업자의 수익 창출을 위해 쓰고 이 중 일부를 고객에게 배당하면 해당 자산의 통제권이 사업자(거래소)에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이 경우 사업자의 자산 및 부채에 포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단순 보관 및 매매 때는 거래소 측이 고객의 동의와 통지 없이 해당 자산을 자사 사업을 위해 쓸 수 있는 여지가 아예 없는 만큼,복권 당첨자이를 자산 및 부채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연구진은 거래소의 이더리움 '스테이킹' 대행은 자산 인정 대상이 아니라고 봤습니다.
스테이킹은 암호화폐 '이더'를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맡기면 지분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하는 제도입니다.
이 경우는 거래소의 처분 통제권이 미미하고 고객 의사에 따른 대행에 불과하다는 것이 연구진의 판단입니다.
지난해 7월 금융위원회는 '가상자산 회계공시 투명성 제고방안'을 발표하며 거래소가 위탁 자산과 관련해 '경제적 통제권'에 따라 자산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 기준이 아직 구체성이 부족해,자산 인정 여부를 둘러싸고 혼선이 잦을 것이라는 우려가 적잖습니다.
이 교수팀의 집계에 따르면 업비트 등 주요 가상자산거래소 5곳에 위탁된 국내 고객의 가상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도합 43조 7천252억 원에 이릅니다.
1위 거래소 업비트는 단독 위탁 자산이 33조 5천551억 원에 달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 규제를 자산 기준으로 합니다.
자산총액이 5조 원을 넘기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되고,복권 당첨자전년도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5%(올해 10조 4천억 원)를 넘기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 되어 관련 공시 의무와 사익편취 금지 등 규정이 적용됩니다.
애초 공정위는 가상자산거래소의 고객 예치금은 사업자 자산으로 봤지만,복권 당첨자위탁된 코인은 자산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올해 공정위의 대기업 지정 발표에서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는 자산총액 9조 4천여억 원으로 재계 순위 53위였습니다.
다른 주요 가상자산거래소 4곳(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은 자산총액이 5조 원을 넘지 않아 규제 대기업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기준이 바뀌어 위탁자산을 자산총액에 반영하면 두나무의 재계 순위가 크게 뛰고 2위 거래소인 빗썸이 대기업으로 신규 지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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