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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큰 혼란 없지만 곳곳서 의료공백…아파도 참고 발길 돌리는 환자들
동네병원도 휴진 동참…소아과병원 휴무에 주민들 불편·서운함 토로
(대전=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전국 의사들이 집단 휴진한 18일 오전 대전 중구 충남대병원 한 진료실이 교수 휴진으로 텅 비어있다.2024.6.18
(대전·세종·천안=연합뉴스) 유의주 양영석 이주형 강수환 기자 = "오늘 교수님 없어서 진료 못 봐요.응급실 가셔서 접수하세요."
대한의사협회가 주도하는 집단 휴진·의사 총궐기대회일인 18일 대전 유일 국립대병원인 충남대병원은 일부 진료과 전문의들이 단체 휴가를 간 영향으로 의료 서비스 공백이 있었지만,우려했던 큰 혼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충남대 대전병원은 필수 분야가 아닌 감염내과,비뇨기과,2002 월드컵 한국 선수 명단신경과,2002 월드컵 한국 선수 명단호흡기 알레르기내과 등 4개 과(본관 기준)에서 근무하는 전문의 13명이 이날 단체 휴가를 가면서 진료가 전면 중단됐다.
오전부터 붐벼야 할 진료실은 텅 비었고,간호사 한두 명이 대기실 앞을 지키거나 환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진료가 미뤄진 내용 등을 안내했다.
사전에 외래 진료·수술 일정 등을 조율한 덕분에 큰 혼란은 없었다.다만,예약 환자가 아닌 당일 병원을 찾은 일부 환자들은 이날 진료를 못 받는다는 말에 발길을 돌리거나 항의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휴가를 낸 한 전문의는 "교수협의회에 따르면 내부적으로 오늘 70∼80%가 휴진에 참여하고 있으며,대부분 외래진료를 최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하지만 위중한 암 수술 등은 일정을 미루지 않고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병원 전문의 263명 중 54명이 이날 휴가를 내고 병원에 나오지 않았다.휴가를 가지 않더라도 실제 진료를 미룬 사례는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
병원 측은 "70∼80% 휴진 참여율은 사실 어떤 근거로 나온 건지 확인은 안 된다"며 "당연히 54명이 휴가를 가면서 차질이 있는 건 맞다.다만 대부분 진료를 앞당기거나 뒤로 미뤄서 대체 진료를 했기 때문에 오늘 줄었더라도 어제 또는 내일 진료는 평소보다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양영석 기자]
전체 전문의 10% 정도인 14명이 휴가를 낸 충남대 세종병원은 대체로 평상시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복통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은 한 남성에게 접수처 직원은 "오늘 교수님이 진료를 안 하시네요.응급실로 내려가서 접수를 다시 하세요"라고 안내했다.
이 남성은 아픈 배를 부여잡고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대전성모병원은 의사 137명 중 6%인 9명이 휴가를 냈지만,진료 예약을 변경하거나,다른 교수들이 대진을 보도록 조치해서 진료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대전 지역 교수,전공의,의대생 등 240여명은 서울에서 열리는 의사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버스를 타고 단체로 상경한 것으로 집계됐다.
충남 천안 단국대·순천향대병원도 일부 의사들 사이에서 휴진 동참 논의가 있었지만,실제로 휴진·진료 연기 사례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전국 병의원들이 집단 휴진에 들어가기로 한 18일 청주의 한 가정의원에 휴진 안내문이 붙어 있다.2024.6.18.
대학병원과 함께 의료 서비스 최전선에 있는 동네 병원들도 이번 휴진에 일부 동참하고 있다.
세종 지역 병의원 226곳 중 16곳(7%),대전은 48개 동네 병원이 휴무를 신청했지만,실제 휴무율은 이보다 조금 더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휴진 참여 병원이 적기는 하지만,필수 의료에 속하는 소아청소년과 병원이 문을 닫으면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주민들이 불편함 또는 서운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세종시 해밀동에 거주하는 한 주부는 이날 동네에 하나뿐인 소아청소년과를 방문하려고 했지만 휴진인 것을 보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반곡동 한 주민도 "소아청소년과 병원은 유일해서 이곳만 다녔는데,이 병원도 휴진인 것을 보고 너무 충격이었다"며 "아이들이 절대 아프면 안 되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서구 둔산동 한 마취통증의학과 의원도 이날 휴진으로 문이 굳게 닫혀 있었지만,2002 월드컵 한국 선수 명단안에서는 전화벨 소리가 연신 울려댔다.
대전 서구 탄방동의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을 찾은 40대 A씨는 "내일 아이 진료 때문에 문의할 게 있어서 병원에 전화했는데 안 받길래 직접 와봤다"면서 "오늘 휴진인지는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