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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문에 계산 실수가 있었던 점이 확인되면서 대법원 상고심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최 회장 변호인단은 항소심 재판부가 SK㈜ 지분의 모태인 대한텔레콤(현 SK C&C)의 주식 가치를 잘못 계산해 최종현 선대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부분이 매우 축소됐다고 주장했다.
18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 김시철)는 지난 17일 오후 최 회장과 노 관장 양측에 판결경정결정본을 송달했다.최종현 선대회장 별세 직전인 1998년 5월 대한텔레콤(SK C&C의 전신)의 주식 가치를 주당 100원에서 1000원으로 변경한 것이 골자다.
항소심 재판에서 최 회장 측은 최 회장이 부모님으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은‘상속승계형 사업가’이기 때문에 SK㈜ 지분은 특유재산(혼인 전부터 소유하고 있던 재산이나 혼인 중에 부부 일방이 상속·증여·유증으로 취득한 재산) 성격이 강하다고 주장했다.특유재산은 통상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재판부는 최 회장이‘자수성가형 사업가’에 가깝다고 보고 SK㈜ 주식의 가치 증가분을 부부 공동재산에 포함시켰다.이 때문에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지급할 재산분할액은 1심 665억원보다 약 21배 많은 1조3808억원으로 늘었다.
2심 재판부가 최 회장을 자수성가형 사업가에 가깝다고 판단한 이유 중 하나는 최 회장이 SK그룹을 맡은 후 주식 가치가 크게 뛰었다고 봤기 때문이다.재판부는 최 회장이 주당 8원에 취득한 주식의 가치가 최종현 선대회장 사망 당시인 1998년 100원이 됐고,피닉스 대 샌안토니오이후 최 회장이 대표이사가 된 뒤 약 355배 올랐다고 계산했다.재판부는 주식 가치의 상승 과정에 최 회장의 경영상 기여가 있다고 봤다.
하지만 액면 분할을 고려해 1998년의 주식 가치를 따지면 1998년의 주식 가치는 주당 1000원이 된다.오류를 정정하면 최종현 선대회장의 기여는 125배,피닉스 대 샌안토니오최 회장 기여는 35.5배가 돼‘승계상속형 사업가’에 가까워진다.
판결문 곳곳에는‘자수성가형’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또 대한텔레콤의 지분 가치를 100원으로 표기한 부분도 많다.
재판부는 최종현 선대회장 사망 당시 대한텔레콤 주식 가치를 주당 100원에서 1000원으로 수정하면서도 주문은 그대로 유지했다.최 회장 측은 판단의 근거가 되는 자료에 오류가 있었기 때문에 SK㈜ 주식을 부부공동재산으로 판단하는 것이 맞는지,피닉스 대 샌안토니오65대 35대로 정한 재산분할 비율이 정당한지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판부가 355배로 계산한 최 회장의 기여분이 실제로는 35.5배로 10분의 1이기 때문에 재산분할액도 줄어야 한다는 논리다.
최 회장의 법률 대리인인 이동근 법무법인 화우 대표변호사는 “재판부 판단대로라면 최 회장은 자수성가한 재벌 2세라는 형용모순에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이어 “1000원을 100원으로 보는 바람에 최 회장이‘자수성가형’에 가까운 것으로 됐는데,피닉스 대 샌안토니오이는 (판결의) 뼈대와 관련된 문제”라며 “이 치명적인 오류와 관련해 재산분할 비율이 달라지면 파기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상고심에서도 판결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노 관장의 아버지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SK 측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주장을 재판부가 인정했기 때문이다.한 변호사는 “대법원은 사실관계가 일부 누락되고 잘못했다고 해서 바로 파기환송으로 판단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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