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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권 70개 시민단체 "12일 영광군 공청회,법원 결정 뒤로 미뤄야"
"노후 원전으로부터 180만 도민 안전을 지켜야 할 김영록 지사와 전라남도는 언제까지 침묵하고 있을 텐가"
광주·전남 시민단체가 9일 전남도청을 찾아 전남 영광 한빛원전 1·2호기 수명연장 절차 중단을 위한 역할에 나서라고 전라남도에 촉구했다.
원전운영사 한국수력원자력이 지역사회 반발에도 원전 수명연장을 위한 주민 의견 수렴 절차에 나서고,영광군을 비롯한 원전 인접 기초지방자치단체가 한수원 움직임에 호응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 서다.
광주환경운동연합 등 70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한빛핵발전소 대응 호남권공동행동'은 이날 전남 무안군 남악읍 소재 전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빛원전 수명연장 절차 중단에 전남도의 적극적인 관여를 촉구하는 이날 회견에는 '영광한빛핵발전소 영구폐쇄를 위한 원불교대책위'도 참여했다.
이들 단체는 김영록 전남지사와 전라남도를 향해 "한빛원전 1·2호기 수명연장 절차의 하나인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청회'가 중단되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도민들은 농번기에도 동분서주.김영록 지사는 왜 뒷짐지나"
"전남도민들은 한수원의 횡포에 농번기 생업도 팽개치고 법원으로,청계산 카페군청으로 동분서주하며 '의견수렴 절차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데 김영록 지사를 비롯한 전라남도는 수수방관만 하고 있느냐"고 비판하면 서다.
한수원과 지방자치단체가 최근 확정한 공청회 일정과 관련해서는 "즉각 중단하도록 도내 4개 군(郡)에 행정지도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생명 안전과 재산권 보호를 주장하는 도민들 편에 서서 원전 수명 연장 관련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재작성을 강력히 요구하라"고 했다.
한수원은 오는 2025년과 2026년 각각 40년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한빛 1·2호기를 정해진 수명보다 약 10년 더 가동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원자력안전법은 수명연장 추진 과정에서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를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제출하도록 원전사업자에게 의무화하고 있다.
이때 규제기관에 제출되는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는 그 초안을 사전에 공개하고,방사선 비상계획구역(원전 반경 30㎞)에 거주하는 주민 의견을 반영해 작성하도록 원자력안전법에 규정돼 있다.
그런데 한수원이 현재 한빛원전 방사선비상계획구역 내 6개 기초단체(영광·함평·무안·장성·전북 고창·부안군) 주민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주민 의견 수렴 절차(공청회 등)에 문제가 있다는 공감대가 지역사회에 퍼져 있다.
"전문용어 가득찬 한수원 자료 본 뒤 주민 의견 내라?"
"중대사고 발생시 대비책,손해배상 내용도 빠져 있어"
구체적으로 한수원이 공개한 이 사건 초안이 일반 주민이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용어로 작성돼 있는 점,한빛원전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같은 중대 사고가 났을 때 예상되는 인명·재산 피해 규모와 그에 따른 대비책,손해배상 범위와 방법 등에 관한 정보를 담고 있지 않은 점을 문제로 지적한다.
원전 수명연장을 위한 방사선환경영향평가의 경우,청계산 카페최신 기술기준을 적용해 수행해야 하지만,청계산 카페이 사건 초안은 최신기술기준을 적용해 평가된 것이 아니므로 원자력안전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전문가 지적도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함평주민 1421명은 지난달 11일 한수원 본사를 관할하는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에 '한빛원전 1·2호기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주민 의견수렴 절차 중지'를 위한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한빛원전 인근 주민을 포함한 1만 3022명은 '엉터리 초안에 기초해 주민 의견을 제시할 수 없다"며 이 사건 담당 재판부에 절차 중단을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지난달 12일엔 한빛원전과 약 40㎞ 떨어진 전북 부안에서 규모 4.8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한빛원전 안전에 대한 지역민 우려도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한수원과 영광군을 비롯한 한빛원전 인근 6개 기초단체가 공청회 개최 일정을 최근 확정 지은 것이다.
원전 소재지역인 영광군의 경우 오는 12일,고창은 15일,부안은 17일,함평은 19일,무안은 22일,장성은 23일(모두 오후 2시)이다.
"군수 궐위 영광군,부군수가 권한대행.공청회 연기,도지사 의지에 달려 있어"
이들 단체는 이날 전남도청 기자회견에 앞서 영광군을 찾아 가처분 신청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청회를 미뤄달라는 의견을 전달했으나,영광군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당시 김정섭 영광군수 권한대행은 공청회 연기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이미 한 두번 연기하지 않았느냐"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한다.
영광군의 경우 군수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낙마해 전남지사가 임명했던 부군수가 군수권한을 대행하고 있어 김영록 전남지사의 의지에 따라 공청회 연기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공동행동 소속 단체인 광주환경운동연합 김종필 사무처장은 "김영록 전남지사는 180만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한수원의 폭주를 막아야 할 의무가 있다"며 "'가처분소송' 탄원서에 서명한 전남도민들을 비롯해, 전국의 국민들이 주목하고 있다. 당장 이달 12일 영광군 공청회부터 취소되도록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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