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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 초만 관심,관광객 발길 뚝
상인들 울상 “임대료 내기 급급”
전망대 놓고도 3곳서 출혈경쟁 충남 금산군 월영산 출렁다리 전경.월영산 출렁다리는 개통 6개월 만에 방문객 50만명을 기록했지만 올해 방문객은 지난달 25일 기준 13만여명에 불과하다.
최근 주말 방문한 충남 금산군 월영산 출렁다리 일대는 주말임에도 한산한 모습이었다.넓은 주차장에 주차된 차는 10여대에 불과했고,출렁다리 입구까지 이동하며 마주친 관광객은 20여명이 채 안됐다.인삼튀김 등을 판매하는 인근 노점 상인들은 저조한 매출에 한숨만 내쉬었다.출렁다리 입구에서 만난 관광객 최모(69)씨는 “주말인데도 사람이 너무 없어서 썰렁하다”며 “경치는 좋은데 사람이 없으니 관광 온 느낌이 나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관광객 끊긴 월영산 출렁다리
2022년 4월 지어진 월영산 출렁다리는 개통 초기만 해도 주말이면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문을 연 지 6개월 만에 방문객이 5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찾는 이들이 많았지만 지난해엔 31만6479명이 방문하는 데 그쳤다.올해 방문객 역시 지난달 25일 기준 13만646명에 불과하다.1∼3월 추운 날씨 탓에 야외활동이 적은 것을 감안해도 저조한 수치다.
금산군 관계자는 “개통 당시에는 전망이 좋다는 입소문을 타고 관광객들이 많이 찾았지만 재방문으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며 “초기 개장 효과가 사라졌고 출렁다리와 연계된 관광 인프라를 더 구축하지 못한 점도 관광객이 감소한 이유로 보인다”고 밝혔다.
천장·예당호 출렁다리도 마찬가지
충남 청양군 천장호 출렁다리.국내 최장 출렁다리로 인기를 끌었지만 매년 방문객이 감소하고 있다.관광특수를 노리고 섣불리 출렁다리를 들였다가 낭패 본 지자체는 금산뿐만이 아니다.충남 청양군 천장호 출렁다리 역시 2009년 개장 후 수년간 관광객들이 몰렸지만 전국에 비슷한 출렁다리가 우후죽순 들어서며 점점 인기가 사그라들었다.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천장호 출렁다리 방문객 수는 2015년 76만8922명에서 2018년 56만137명,
카리나 색기2021년 25만2428명,
카리나 색기2022년 20만2012명 등 꾸준히 줄고 있다.
천장호 출렁다리 인근 식당.주말 점심 시간이지만 손님이 없어 한적한 모습이다.관광객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자연스레 경제적 파급효과도 줄고 있다.지난달 30일 찾은 천장호 출렁다리 인근 식당가는 점심시간임에도 손님 없이 적막만 흘렀다.이곳에서 6년째 식당을 운영해온 업주 A씨는 “오늘 점심에 받은 손님이 한 팀에 불과하다.임대료 내기도 힘든 수준”이라며 “다른 지역에 비슷한 출렁다리들이 생기면서 손님이 급격히 줄었다”고 토로했다.
충남 예산군 역시 2019년 예당호 출렁다리(402m)를 개통한 뒤 비슷한 수순을 밟고 있다.예산군에 따르면 예당호 출렁다리 방문객은 개장 첫해인 2019년 294만7928명에서 지난해 127만8390명으로 4년 만에 절반 이상 감소했다.
이듬해엔 논산시가 부적면 탑정호에 예당호 출렁다리보다 200여m가량 더 긴 출렁다리를 조성해 출혈경쟁에 뛰어든 상태다.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15개 시 도에 놓인 출렁다리는 238개로,5년 만에 78개(48.8%)가 증가했다.출렁다리가 인기를 끌자 지자체들이 너도나도 뛰어들어 우후죽순 생겨난 결과다.국내 최장 타이틀을 갖기 위해 후발주자보다 규모만 더 크게 만들다보니 차별성이 떨어지고,
카리나 색기지속적인 관광객 유입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전망대 조성 두고도 경쟁
최근 충남 지자체들 사이에선 출렁다리에 이어 전망대 조성 경쟁도 벌어지고 있다.충남 태안과 홍성 등 3개 시 군에서 전망대 3개가 잇따라 올라갔다.지난해 6월 태안군이 안면도 영목항에 51m짜리 전망대를 개장한지 1년도 지나지 않아 홍성군에 65m 높이의 전망대‘홍성스카이타워’가 조성됐다.
홍성군 관계자는 “홍성스카이타워는 네트어드벤처 등 다양한 관광인프라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많은 관광객들을 유치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지만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접경지역인 예산군 예당호에 홍성 전망대보다 5m 더 높은 70m 높이의 전망대가 다음달 문을 열 예정이기 때문이다.
출렁다리 경쟁 사태를 재현하듯 지자체가 전망대 높이로 경쟁을 벌이며 소요한 예산만 152억여원에 달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예산군민 노모(37)씨는 “예당호 주변에 이미 출렁다리와 모노레일이 있는데 굳이 전망대까지 지어야할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바닷가 전망대도 잘 안가는 판국에 호수에 있는 전망대를 올라갈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킬러 콘텐츠 확보해야
전문가들은 유사한 관광 콘텐츠 개발에만 몰두하지 말고 체계적인 시장 조사를 통해 소비자 욕구에 맞는‘킬러 콘텐츠’를 확보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또 관광행정의 무사안일주의를 타파하고 사업 추진에 대한 전반적인 심사 과정이 더욱 엄격히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상규 배재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다른 지자체들이 다 하니까 따라하는 식의 관광 콘텐츠는 2,3년 단기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지속적인 재방문으로 이어질 수 없는 한계가 있다”며 “관광콘텐츠의 정체성과 장소가 갖는 강점을 끌어내고 트렌드나 소비자의 욕구에 맞는 킬러 콘텐츠를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용주 선문대 글로벌관광학과 교수는 “지역 특성을 살린 콘텐츠 개발은 뒤로하고 벤치마킹이란 명분으로 관광에 쉽게 접근하다보니 특색 없는 관광 콘텐츠만 판을 치고 있다”며 “사업에 대한 심사를 형식적인 절차로 끝낼 것이 아니라 지적사항이 제대로 반영됐는지 철저히 확인하는 등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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