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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유통계의 전유물이었던 팝업스토어가 은행권의 문화로도 확산하고 있다.팝업스토어는 특정 상품을 일정 기간 동안만 판매·홍보하고 사라지는 매장이다.연예인·캐릭터 포토카드 등 한정판 굿즈(상품)로 청년층을 사로잡기 제격이다.미래 고객을 늘릴 방법을 고심하는 은행권이 여기에 '진심'인 이유다.
기자는 지난 5일 직접 성수동 '달달팩토리'를 다녀왔다.월급 통장으로 사용하면 최고 연 3.0% 금리를 주는 파킹통장 '달달하나통장'을 알리기 위한 팝업스토어다.5일부터 14일까지 열흘간 운영된다.3000명 규모의 사전예약이 하루만에 모두 팔려 지금은 당일 현장예매만 가능하다.하루에 1000명 안팎이 입장할 수 있다.
현장예매 줄에 서 있던 여성 A씨는 "들어갈 곳을 정하고 오진 않았는데 너무 이뻐서 들어가기로 했다"며 "은행 팝업스토어라는 게 아주 생소하지만 재밌는 경험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달달팩토리는 '일하고 받는 월급의 가치'를 녹여냈다.여기선 모두가 달달팩토리의 신입사원이다.'웰컴키트'로 가상의 '달달하나통장'과 '은색 스트링백' 그리고 '미완성된 키링(열쇠고리)'을 받는다.세가지 공정에서 일을 하면서 '달달 월급' 200만원과 키링을 꾸밀 액세사리들을 받을 수 있다.
첫번째는 '팝콘 정량 맞추기'다.팝콘 무게 300g을 맞추면 된다.하나달달통장의 이율이 3.0%기 때문이라고 한다.297g으로 무사히 통과했다.다음은 '불량 마카롱 선별'이다.꼬끄(마카롱 양면의 쿠키) 한쪽이 분홍색인데 다른 한쪽 꼬끄가 푸른색이라면 불량 마카롱이다.직원들이 알게 모르게 도와주니 즐겨도 된다.
마지막 일은 '상품 태그(꼬리표)' 제작이었다.미완성된 키링을 나만의 굿즈로 만드는 과정이다.손재주가 없다시피한 기자는 키링을 꾸밀 생각에 걱정이 앞섰다.그도 잠시,월드컵 예선 승점직원들의 추천 덕에 이니셜을 포함한 그럴듯한 키링을 완성했다.
정산 후에 럭키드로우(추첨)에도 참여할 수 있다.기자는 3등을 뽑으면서 아이스크림을 받았다.'금손'이라고 좋아했으나 더 낮은 순위인 4등이 '안유진 포토카드'라는 소식을 듣고 아쉬움을 삼켰다.한 쪽에 마련된 카페에선 음료와 마카롱을 즐기는 방문객도 많았다.
달달팩토리를 방문한 30대 남성 B씨는 "간만에 종이 통장을 만져보니 감회가 새롭다"며 "나를 포함해서 젊은 사람들이 월급을 무심결에 펑펑 쓰곤 하는데 월급 관리나 저축의 필요성을 조금이라도 배우고 갈 기회였다"고 말했다.
은행들의 팝업스토어는 더 다양해질 전망이다.주제와 콘셉트가 무궁무진하다.우리은행은 지난 5월 어린이날을 맞이해 안성 스타필드에 '위비프렌즈 허니뱅크' 팝업스토어를 열었다.초·중학생들이 통장·카드를 만들어보면서 금융 경험을 하도록 했다.
NH농협은행도 지난해 11월 성수동에 '신선놀음 팝업스토어'를 열었다.'농촌'에 강점이 있는 만큼 과일 공구(공동구매)와 꽃배송 등 자사 서비스들을 팝업스토어에 녹여냈다.형형색색의 포토존으로 SNS에서 사진 맛집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온오프라인을 잇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팝업스토어"라며 "스마트폰 뱅킹을 이용할 때 즐거운 경험이 떠오르면서 은행에 대한 허들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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