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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KB증권 리서치본부장‘미 대선 영향’전망
“집권 1기 당시 말 한마디에 채권·외환시장 요동”
자국 이익 우선주의·탈세계화 가속화 가능성 주목

김상훈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이 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진행된‘증권사 애널리스트 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데일리안
김상훈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이 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진행된‘증권사 애널리스트 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데일리안[데일리안 = 백서원 기자]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경제·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1기 당시 발생한 미·중 무역 분쟁 등 리스크 요인이 재발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진행된‘증권사 애널리스트 간담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커질수록 시장에는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당선 시 경제 및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탈세계화가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각)미국 대선 TV 토론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 논란에 휩싸이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으로 시장에서도 이에 따른 파급력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 본부장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16인은 트럼프 재선 시 인플레이션을 경고하면서 미 국채 금리 상승에 투자자들이 대비하는 양상”이라며 “변동성지수(VIX)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 1기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변동성”이라며 “당시 그 어느 때보다 변동성이 컸기 때문에 지금도 시장에서 더 빨리 주목받고 선 반영이 먼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본부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따라 채권·외환시장이 요동쳤다는 점에 주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 2016년 11월 금리는 상승했는데 경기 부양과 감세에 따른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를 발행했기 때문이다.당시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인위적인) 부양은 금리 인상을 더 하게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말 재닛 옐런 당시 의장을 제롬 파월 현 의장으로 교체했다.하지만 파월 의장도 기준금리를 올렸고 이에 따라 주가가 하락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의 해임을 시사하는 등 연준의 독립성을 위협했다.

김 본부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 정책의 특징이‘자국 이익 우선주의’라는 점도 짚으면서 미국과 중국간 무역 분쟁이 재발할 경우 한국 증시가 중국 증시와 함께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한 이후 중국 및 한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며 “해외에선 경제에서 수출 비중이 절반 이상으로 높은 한국에 비우호적 인식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당시 원화는 판문점 회담과 북미 회담 등이 일시적 강세를 주도하기도 했지만 미중 무역분쟁이 약세 요인으로 작용해 전반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했다.

김 본부장은 “앞으로 국내 증시가 트럼프 1기 때와 같은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걱정이 생길 것”이라며 “다만 그때와 다른 것은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정책이 변수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탈세계화가 가속화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거론하며 “냉전 종식 이후 세계화 과정에서 가장 수혜를 받은 국가 중 하나는 한국이라는 점에서 탈세계화에 따른 영향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주가는 트럼프가 당선되더라도 향후 오름 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도 국내 증시에 호재는 아닐 것으로 내다봤다.

김 본부장은 “트럼프 재임 시 지난 1기의 영향을 단순히 적용하면 미국 증시는 전반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다만 당시에는 경기 개선 속 금리 인상기 등 차이가 있고 미 의회 상하원 구성이나 사법 리스크 등 변수는 잔존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든 정부도 선거를 앞두고 인기를 얻기 위해 중국에 관세를 매기고 있다”며 “중국과 경쟁하는 국내 일부 품목엔 일시적인 호재가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좋은 쪽으로 돌아가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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