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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형 아이템' 가챠 중독…30대 직장인 인터뷰
과금 유도하는 게임 시스템
시간 지날수록 금전감각 실종
불법대출에 공황발작까지
금단증상에 일상 무너져
사실상 도박중독에 가깝지만
의료계는 게임중독으로 치부
"가챠(모바일 아이템 뽑기) 중독은 게임 중독이 아니라 도박 중독에 가깝습니다."
최근 웹툰을 통해 자신이 경험한 모바일 게임 확률형 아이템 뽑기의 위험성을 고발한 '솜사(필명)'는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평범한 30대 직장인이었던 솜사는 가챠 게임에 빠지면서 일상이 완전히 무너지는 지옥을 경험했다.창작 콘텐츠 플랫폼 포스타입에서 연재된 웹툰은 다른 가챠 중독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가챠(gacha)'란 뽑기 형태로 아이템을 사는 방식이다.솜사가 중독된 것은 특정 확률형 아이템을 전부 모으면 보너스를 주는 방식인 컴플리트 가챠였다.100가지 종류의 카드를 뽑아야 희귀한 카드 한 장을 받을 수 있는 구조로 실제 원하는 카드를 얻게 될 확률은 극히 낮다.처음에는 솜사도 무리하게 돈을 쓰는 게이머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하지만 10년 가까이 게임을 해오며 점점 과금액이 늘어났다.금전 감각이 완전히 망가져버린 중독 증세가 나타난 것은 순식간이었다.업무 스트레스가 중독의 방아쇠를 당겼다.평범하게 게임을 해온 사람도 갑자기 중독에 빠진 것이다.
솜사는 "충동이 일어나면 막대한 이자를 감수하더라도 어떻게든 당장 가챠를 돌릴 금액을 손에 넣어야만 했다"며 "정상적인 사고가 불가능해져 오직 가챠를 돌리는 행위밖에는 떠올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솜사는 통신사 소액결제로 상품권을 구입해 업자에게 판매하고 수수료를 뗀 금액을 지급받는가 하면 고가의 휴대전화를 개통하는 조건으로 급전을 받는 대신 기기를 넘기는 '휴대폰깡'에 손대기도 했다.조악한 게임에도 수십만 원을 아무렇지도 않게 써버리는 일이 반복됐고 이 과정에서 금단 증세로 인해 공황 발작까지 경험했다.
솜사는 도박은 도덕이나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명백한 질병이란 점을 강조했다.그는 "중독이 정신에 미치는 충격은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돌변한 것처럼 급작스럽고 강렬하다"고 표현했다.중독으로 뇌의 보상 체계가 망가진 것이다.그래서 그는 가챠 중독을 게임 중독이 아닌 도박 중독으로 접근할 때 제대로 된 치료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솜사는 가챠 중독을 노리는 게임 회사들의 정교한 설계를 비판했다.난이도의 설계나 성능 인플레이션 등 모든 방면에서 치밀한 과금 유도가 들어가 있다는 분석이다.이에 21대 국회에서도 컴플리트 가챠를 금지하기 위해 입법화 움직임이 있었지만 게임업계 반대 등으로 결국 무산됐다.
전문가들은 컴플리트 가챠가 게임이 아니라 도박인 만큼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교수)은 "일본에서는 게임협회 차원에서 컴플리트 가챠를 금지했다"며 "가챠 중독에 대한 연구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에 정부와 의료기관에서도 실태 파악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최예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