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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公 인천기지,생산량 세계 최대…최초 해상기지
해외서 액화가스로 수송…해수 이용해 기화 후 송출
[인천=뉴시스]이승주 기자 = 동해 영일만 앞바다에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산유국의 꿈이 다시 피어오르고 있다.1회 시추에만 1000억원이 필요하다 보니 경제성 측면에선 의견이 분분하지만,글로벌 사우스에너지 빈국인 우리나라의 자립도를 키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우리나라는 거듭된 탐사 끝에 천연가스층을 발견하며 2000년대 초 생산에 성공,세계 95번째 산유국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하지만 국내 수요를 충족시킬 규모가 아니다 보니 여전히 해외에 의존하는 상황이다.그렇다면 우리가 매일 쓰는 석유·가스는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뉴시스는 이를 직접 살펴보기 위해 지난 27일 한국가스공사가 운영하는 인천 액화천연가스(LNG)기지본부를 찾았다.
액체인 석유는 해외 산유국에서 국내에 필요한 곳까지 선적으로 수송하면 되지만,글로벌 사우스가스는 기체다 보니 간단하지 않다.이를 수월하게 공급하기 위해 가스공사는 국내 곳곳에 5곳의 생산기지를 세웠다.이중 인천은 국내 수요의 약 40%를 공급하는 '수도권 가스공급의 허브'다.
인천 송도신도시에서 해안가를 향해 달리자 여의도의 약 1.5배에 달하는 138만8429㎡규모의 광활한 생산기지가 이내 펼쳐졌다.인구 밀도가 높은 수도권에 이 같은 대형 기지를 조성할 수 있던 비결은 매립에 있다.바다를 매립해 땅을 다져 만든 인천 기지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스를 생산하는 최초 해상기지가 됐다.
해상기지의 장점은 접근성에 있다.바다에 인접한 만큼 생산기지까지 더 수월하게 옮길 수 있다.이날 인천기지에는 정박된 대형 LNG선 'SM이글(eagle)호'가 눈에 띄었다.가스공사에 따르면 SM이글호는 미국 사비팬스에서 액화상태 가스를 싣고 항해한 끝에 이날 오전 도착했다.기체 상태의 가스는 부피가 크기 때문에 효율적인 수송을 위해 액화시킨다.
고형탁 SM이글호 선장은 "수송 시 주로 북남미를 종단으로 잇는 파나마 운하를 이용하는데,글로벌 사우스현재 이곳은 극심한 가뭄에 수량 부족으로 선박 통행을 통제하고 있다"며 "다른 항로를 이용하다 보니 시간이 더 소요됐다"고 말했다.가스공사에 따르면 미 사빈패스에서 인천까지 왕복 기준 파나마 운하를 이용하면 66일 걸린다.하지만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면 80일,글로벌 사우스희망봉을 거쳐 수송하면 84일까지 길어진다.
수송 기간을 단축하려면 날씨도 잘 살펴야 한다.고형탁 선장은 "아침에 안개가 껴서 하마터면 오늘 도착 못할 뻔 했다"며 "만약 안개로 시야가 흐려지면 수송을 멈추고 대기해야 한다.배를 멈추면 액화가스가 기체로 변하기 때문에 시동을 끄고 기다릴 수도 없다.안개가 걷힐 때까지 이를 피해 바다 위를 왔다갔다 해야 한다"고 했다.
하역부두까지 옮긴 가스는 각 가정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기체로 만들어야 한다.인천기지 저장탱크로 옮겨진 액화가스는 이 같은 기화 작업을 거쳐야 비로소 우리가 사용하는 모습의 가스가 된다.여기에서 해상기지의 장점이 또 발휘된다.기화에 바닷물을 활용하면 경제적으로 기화시킬 수 있다.
기화기 내부에 있는 가느다란 수많은 관에서 액화가스가 흐르면 그 주변에 바닷물을 뿌려 온도를 높이면 된다.액체 상태의 가스는 영하 160도에 달하기 때문에 영상 약 5도의 바닷물의 열로도 기화된다.최선환 가스공사 설비운영1부 부장은 "평소에는 해수를 끌어다 기화에 활용할 수 있지만 겨울에 해수 온도가 0도까지 떨어지면 쉽지 않다"며 "그 땐 여기 '해수식 기화기' 옆에 있는 '연소식 기화기'를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인천기지에서는 시간 당 6270t(톤)을 기화시킬 수 있다.이에 가스공사는 지난해 기준 인천에서 한 해 12077만t 가스를 생산했다.누적 생산량으로는 지난 2018년 초 이미 2억t을 돌파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만약 동해에서 가스가 발견된다면,해외에서 액화시켜 수송해서 기화시키는 과정을 줄일 수 있겠다"고 기대하면서 "이곳 인천기지에서 특히 수도권 가스 수요에 맞춰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가스를 생산할 수 있도록 관리·운영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