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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실종 40대 여성 택배기사 이틀만에 숨진 채 발견
낮에는 남동생 일 돕고 새벽에 택배 '투잡' 하며 성실한 삶 살아
(경산=뉴스1) 정우용 신성훈 기자 = "폭우가 쏟아진다고 해서 가족들이 '새벽 배송'을 가지 말라고 말려서 안 간줄 알았는데…너무 아깝고 안타까워요."
경북 경산에서 불어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40대 여성 택배기사 A 씨의 친언니 B 씨는 11일 오후 울먹이며 이렇게 말했다.
실종 현장 인근에 설치된 구조본부에는 사고가 발생한 뒤 A 씨의 70대 노부모와 첫째·둘째 언니,명절 고스톱형부 등이 사흘째 머무르며 A 씨의 생환 소식을 혹시나 들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 속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
구조본부에는 경산시 보건소와 경산 경찰서에서 간호사와 정신보건 관계자들이 나와 A 씨 가족들의 스트레스 체크하며 심리상담을 하는 등 가족의 건강을 보살폈다.
A씨의 부모는 사고 첫날 한 끼의 식사도 못 하다가 이틀째 겨우 음식을 입에 댈 수 있었고 두통약과 소화제 등을 먹으며 견뎌낸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의 둘째 언니 B 씨는 "동생은 도서관학과를 나오고 경북대에서 기록학 석사도 해 국회도서관에서 근무하는 등 공부도 잘하고 모든 일에 적극적이고 너무 착했다" 며 "아직 결혼도 안해 부모님과 같이 사는데 베푸는 것을 좋아해 작은 것도 나누고 부모님과 형제들에게 하나라도 더 주고 싶어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러면서 "낮에는 막내 남동생이 하는 중고자동차 상사 일을 도와주고 오전 1시부터 6시까지는 '새벽배송'을 하는 등 '투잡'을 뛰면서 세상 부지런하게 살면서 형제들 단톡방에 글도 자주 올리는 등 재미있게 살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앞서 A 씨는 지난 9일 오전 5시 12분쯤 경북 경산 진량읍 평사리 소하천에서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 작은 다리를 건너다 차량 우측 앞바퀴가 교량 끝에 걸리자,명절 고스톱상태를 살피기 위해 차에서 내리던 중 갑자기 불어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A 씨는 사고 당일 택배 직장 동료에게 "비가 너무 많이 와 배달을 못 하겠다"고 전화한 뒤 연락이 끊긴 것으로 알려졌으며 A 씨의 침수 차량은 인근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차량에 있던 블랙박스를 통해 차가 침수되자 A 씨가 밖으로 나와 확인하다 급류에 휩쓸린 것을 확인했다.
구조당국은 이날 오후 5시 6분쯤 경산 진량읍 문천지에서 숨진 채 물에 떠오른 A 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문천지 일대를 소방드론으로 수색 중 부기천 실종지점에서 2.7km 떨어진 곳에서 발견했으며 오후 6시 4분쯤 시신을 수습해 유가족의 확인 절차를 거쳐 인근 병원에 안치했다.
A 씨는 사고당일 오전 1시 30분쯤 택배 물건을 차에 싣고 배달을 한 후 평사휴게소 직원들에게 생수를 배달하기 위해 마지막 배송길에 나섰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난 지난 9일 경산시 진량읍 평사리 부근에는 오전 1시~5시 사이 117mm의 기록적인 폭포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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