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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의료계 총파업 소식에 가장 걱정이 큰 이들은 중증 환자와 보호자들일 텐데요.

희귀 유전병을 앓고 있는 딸을 수십 년간 보살펴온 한 어머니는 난생처음 삭발까지 하며 의사들에게 돌아와 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김기수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김정애 씨는 두 달 전 희귀 유전 질환을 앓고 있는 딸 하은 씨와 아찔한 경험을 했습니다.

딸이 폐렴으로 인한 고열로 대학병원 응급실에 실려 왔지만,2002 월드컵 심판 매수1시간 가까이 기다린 뒤에야 진료를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 제대로 된 진료가 불가능해지면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김정애 / 중증 환자 보호자 : 선생님들 안 계셔 아프면 죽어 우리 아프지마 이렇게만 이제 저도 마음 가볍게 이야기를 했어요.그래서 뭐 심각한 줄은 몰랐는데….열이 39도 오르면서 병원 응급실에 와서야 제가 직접 경험을 해봤죠.]

김 씨는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이 갈수록 심해지자 의사협회에 간곡한 마음을 담은 호소문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이번에 의사들이 집단 휴진을 예고하자 최근에는 삭발까지 강행했습니다.

김 씨는 딸이 제때 치료받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는 게 가장 걱정된다며 삭발의 이유를 밝혔습니다.

[김정애 / 중증 환자 보호자 : 하은이를 보낼 때 보내더라도 치료를 못 받다 보내는 일은 없어야겠고 또 하은이 엄마로서 하은이가 이 세상에 왔다 간 그 존재는 그래도 남기고 싶은 생각이 엄마로서 들더라고요.]

이어 정부와 의료계 모두 조건 없이 만나 대화로 풀어가야 한다면서도 의사는 반드시 환자 곁을 지켜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김정애 / 중증 환자 보호자 : 저희 환자는 의사 편도 정부 편도 없어요.잘 해결되기만 바랄 뿐이에요.그리고 치료받기만 원할 뿐이에요.조건 없이 의사 선생님들 환자 곁으로 돌아오십시오.이거예요.]

정부가 중증·응급 환자 진료는 차질이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지만,2002 월드컵 심판 매수갈등 장기화에 대한 우려는 여전합니다.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중증 환자를 돌보는 보호자에겐 또 다른 어려움이 되고 있습니다.

YTN 김기수입니다.

촬영기자 : 장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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