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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가까웠던 온건파…"히잡 완화" 등 공약 내걸어
정부 불만 커진 민심 결집…실질적 변화는 힘들 전망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이란 대통령 보궐선거 결선투표에서 예상을 깨고 개혁파 후보 마수드 페제시키안(70) 마즐리스(의회) 의원이 당선됐다.
사실상 무명에 가까웠던 페제시키안 의원이 당선된 데는 이란 내부에 만연했던 정부에 대한 불만과 개혁에 대한 조심스러운 기대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내무부는 이날 페제시키안 의원이 강경·보수성향의 사이드 잘릴리 전 외무차관(59)을 꺾고 결선 투표에서 승리했다고 발표했다.
페제시키안 의원은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 사망에 따라 치러진 이번 보궐선거에서 유일한 온건·개혁파 인물로 꼽힌다.
오랜 시간 강경·보수파가 집권한 이란에서 그의 당선은 가능성이 매우 작은 것으로 여겨졌으나 그는 지난달 28일 1차 투표에서 모두의 예상을 깨고 득표율 1위로 올라 결선투표에 진출했다.
심장외과 의사 출신인 페제시키안 의원은 2001~2005년 온건파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 정부에서 보건장관을 지냈다.
이후 2008년 총선에서 타브리즈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돼 내리 5선에 성공했다.또 그는 2016~2020년 의회에서 제1부의장을 지냈다.
그는 오랜 정치 경력에도 사실상 무명에 가까웠고,세인트올번스 시티 fc이번에 보궐선거에서도 그의 출마가 승인됐을 때 일종의 구색 맞추기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페제시키안은 정부를 비판하는 발언을 여러 번 내놓기도 했다.
2009년 대선 후 벌어진 부정선거 항의 시위에서 정부가 강경하게 대응하자 페제시키안 의원은 "사람들을 야생 동물처럼 취급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2022년 '히잡 시위' 당시 정부의 강력한 탄압 정책과 관련해서도 독립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페제시키안 의원은 이란 체제의 핵심인 보수 진영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입장을 유지해 왔다.
그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정책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페제시키안 후보의 승리 요인으로는 이란 지도부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투표로 분출됐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페제시키안 후보는 2015년 이란 핵 협상에 대한 논의를 재개하는 것을 시작으로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통한 경제 제재 완화,세인트올번스 시티 fc히잡 단속 합리화와 같은 공약을 내세우며 이란 유권자들의 표심을 파고들었다.
다만 대통령보다 높은 종교 지도자가 국가를 통치하는 신정체제인 이란에서 대통령이 바뀌더라도 핵 협상 등 외교 정책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키긴 힘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