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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판매 9.9% 감소한 585대 그쳐
전기차 성장세 자신했지만 성장 더뎌
강력한 자국 브랜드 선호 현상이 '걸림돌'
[서울=뉴시스]안경무 기자 = 현대자동차의 일본 사업 부진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현대차는 2022년 일본에 재진출하며 전기차 중심의 친환경차 라인업으로 점유율을 늘린다는 방침이었다.하지만 일본 특유의 보수적 시장 분위기로 좀처럼 반등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내 현대차 등록 대수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585대로 집계됐다.이는 전년 같은 기간 등록 대수(649대)보다 9.9%(64대) 더 줄어든 수치다.
이 같은 역성장 성적표에 현대차는 난감해 하고 있다.
현대차는 판매 부진으로 2009년 일본 시장에서 철수했으나 2022년 재진출 했다.중국과 미국에 이어 1년에 400만대 이상 완성차가 팔리는 세계 3위 시장을 포기할 수 없었다.
특히 현대차는 전기차를 필두로 한 친환경차로 일본에서 다시 도약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일본의 전기차 보급률이 1~2%에 불과한 데다,하이브리드에 집중하는 토요타 등 일본 기업보다 전동화에서 앞섰다고 본 것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일본 재진출 당시 "한국에서 전기차 엄청난 성장 경험했고,같은 일이 일본에서 더 빨리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업계는 현대차가 일본에서 고전하는 이유가 복합적이라고 본다.
무엇보다 일본 내 전기차 성장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지난해 기준 일본 내 전기차 점유율은 2.2%에 불과했다.이는 10% 안팎인 국내 전기차 점유율에 못 미친다.
아울러 일본 완성차 시장이 여전히 큰 규모이지만 침체 기조가 뚜렷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 내수 시장의 연간 자동차 판매량은 1990년대 정점(778만대)을 찍은 이래 꾸준히 줄고 있다.2022년 일본 차 시장은 전년 대비 6% 감소한 420만대를 기록했는데,주사 맞고 멍이는 197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수입차의 무덤'이라 불리는 특유의 보수적인 시장 분위기도 또 다른 배경이다.일본은 토요타를 주축으로 한 자국 브랜드의 내수 시장 점유율이 95%에 달한다.이는 주요국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경차 중심의 승용차 판매 경향도 현대차 입장에선 높은 허들로 꼽힌다.
국내와 대조적으로 일본에선 경차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는다.세금 측면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고,주차 공간 확보도 쉬운 점이 경차의 장점이다.
그러나 현대차가 일본에서 판매하는 주력 차종은 코나 일렉트릭(소형 SUV),주사 맞고 멍아이오닉5(준중형 SUV),수소전지차 넥쏘(중형 SUV) 등이다.일각에선 이 차급을 일본에서 주력 판매하는 것이 과연 맞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소비자 구매 성향 자체가 보수적이다"며 "자국 브랜드 선호도가 확고해 굳이 한국산 전기차로 바꿔야 하느냐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