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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당권주자 인터뷰 한동훈
집중포화,황석호서운하지는 않아
누가 대표되든 黨회복 우선
맥락·철학없는 공격 아쉬워
팩트로 싸우며 협치 가능해
포용하는 유연한 정치할 것
총선 패배는 100% 내 책임
문제점 잘알고 바꿀수 있어
◆ 與 당권주자 인터뷰 ◆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패하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책임을 지고 즉각 물러났다.해외 유학부터 시민운동까지 여러 전망이 나왔지만 한 전 위원장의 선택은 '조기 복귀'였다.차기 대선에 나서려면 검사에서 정치인으로 완전한 변신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맞아떨어졌다.이번 싸움은 총선과 사뭇 다르다.그가 링에 오르자 나경원·윤상현 의원,황석호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같은 당의 베테랑 정치인들이 공격에 나섰다.3대1 구도다.
2일 서울 충무로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 전 위원장은 "(당대표 선거) 상대와 서운한 감정을 만들 생각은 없다"면서도 "나를 공격할 때 맥락과 철학은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당정관계 쇄신과 관련해서는 "배신을 키워드로 공포 마케팅을 하면서 어떻게 수평적 당정관계를 만들겠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거대 야당과 협치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협치란 내가 강할 때야 비로소 가능한 것"이라면서도 한편으로 "유연하고 포용적인 정치를 할 자신이 있다"고 답했다.
―왜 당대표가 되기로 결심했나.
▷우리는 심판 받았다.그리고 국민은 국민의힘에 대한 심판 모드를 거두지 않고 있다.그래서 급하게 나왔다.우리는 민심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민심이 싫어하는 것은 하지 말고,민심이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한다.채상병 특검법 등 현안에 대해 대안을 제시하는 등 뭔가 다른 국면을 국민에게 보여드리고자 한다.
―본인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굉장히 어려운 선거를 가장 뜨거울 때 가장 절실히 가까이서 봤다.그러다 보니 부족한 점이 보였다.각론에서 나만큼 당을 잘 아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그리고 누구보다 절실히 현재 당의 문제점을 바꾸고 싶은 변화의 의지가 있다.그래서 다시 나온 것이다.
―'이조(이재명·조국)심판론'이 잘못된 전략이었다는 비판이 있는데.
▷정치적 책임을 조금이라도 부인할 생각은 없다.100% 내 책임이다.다만 나는 비대위원장 부임과 함께 '운동권 심판론'으로 대응했고,다양한 격차 해소 정책을 선보이면서 한때 과반을 예상하기도 했다.그런데 3월 초부터 이종섭 전 호주대사,황상무 전 대통령실 수석,물가·의료개혁과 관련한 이견들 그리고 연구개발(R&D) 예산 축소 문제 등이 이어지면서 정권 심판론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총선을 앞둔 3월 말에 이조심판론을 얘기한 것은 개헌 저지선 사수를 위한 선택이었다.잘했다는 게 아니라 과연 다른 게 가능했겠냐는 생각을 해주면 좋겠다.
―경쟁 후보들의 공격이 매섭다.
▷누가 당대표가 되든 우리는 굉장히 어려운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그 과정에서 생채기를 내고 서운한 감정을 만들 생각은 없다.
―동지였는데 서운하지 않나.
▷나를 집중 공격하는 건 더불어민주당이 주로 했던 것이기 때문에 기시감이 있고,아주 당황스러운 건 아니다.다만 공격에도 맥락과 정치 철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두 당정관계 쇄신을 약속하는데.
▷정말 그럴까.'배신의 정치'를 얘기하는 사람들이 '수평적 관계'를 언급하는 건 안 맞는 얘기다.이견이 있으면 한쪽 의사를 맹종하는 게 아니라 토론이 이어지는 관계가 수평적 관계다.이견을 낸다고 해서 배신이라고 하면 그게 어떻게 수평적 관계인가.
―당대표가 되면 협치가 필요할텐데.
▷대화와 설득은 내가 강한 걸 전제로 해야만 가능하다.나는 논리와 팩트로 싸워왔고,상대의 잘못을 준엄히 지적하는 게 협치와 양립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논리와 대화로 서로 입장을 이해하고 그 다음 우선순위를 정하는 예술이 바로 정치 아닌가.총선은 전쟁이었고,이제는 정치를 해야 할 때다.그리고 나는 스스로 대단히 유연하고 포용적인 정치를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개혁을 외치고 있는데.
▷지구당 부활,현장 사무소 개설 등 내가 말하는 정치개혁 방안은 대부분 궤가 같다.젊은 청년 정치인이 생활인으로서 정치를 할 수 있게 해줘야 하는데,지금은 그렇지 않다.대단한 '라이징 스타'가 나오지 않는 이상 청년이 한 번에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경우는 대단히 드물다.선거에서 떨어지더라도 정치를 계속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줘야 한다.선거가 없는 기간이 정답을 찾기에 좋은 시기다.선거를 앞두고 무언가를 바꾸려면 기득권 문제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너무 많이 생긴다.
―'검사물'이 더 빠져야 한다는 평가도 있다.
▷어느 시기,어느 장면 때문에 많은 분이 정치인으로서의 나의 가능성을 봐주고 또 기대하는 걸까.대형 사건을 도맡아 하던 검사 시절일까.법무장관과 비대위원장 시절,몸을 사리지 않고 국민이 원하는 이야기를 대신해 가며 거대 야당의 폭주와 맞서 싸웠던 나의 모습 때문일 것이다.내가 '조선 제일검'이라서 지지하는 게 아니다.나는 정치인으로서의 활동을 보여줬고,그 점을 국민이 평가한다고 생각한다.내가 검사를 하다가 '짠' 하고 나온 게 아니다.정치인 한동훈이 어려운 상황에서 판단하고,설명하고,경청하고,수용하는 모습을 앞으로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다.
[이유섭 기자 / 박자경 기자 /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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