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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하 ubc울산방송 아나운서,레인저스 fc부당해고 판정 3년여 만에 일반직 인정판결
“정규직 계약체결 회피하기 위해 채용절차 및 계약을 달리한 것”
현재까지 근로계약 못해 “제대로 된 근로계약서,9년 만에 쓰고 싶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부장판사 임정택)은 지난 13일 이산하 아나운서가 ubc울산방송을 상대로 낸 '일반직 직원 지위 확인' 사건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법원은 ubc가 이산하씨에게 그가 일반직이라면 받았어야 할 임금과 기존 급여의 차액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이씨는 지난 2015년부터 울산지역 지상파 민영방송사인 ubc에서 기상캐스터,뉴스진행,레인저스 fc라디오진행,취재기사 작성,행사 진행,아나운서 당직 업무 등을 해왔다.그러나 업무 5년차인 2020년 팀장의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한 뒤,이듬해 4월 해고됐다.
이씨는 중노위 판정 뒤인 2021년 회사에 복귀했지만,현재까지 근로계약서 없이 단시간제로 일해왔다.ubc가 이씨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제한하거나,'적격이 부족하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독소조항이 담긴 계약서를 제시하면서다.이씨는 2022년 3월 법원에 자신이 ubc의 정규직 노동자라는 지위를 인정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현재 ubc는 이씨를 방송 진행 업무가 아닌 하루 6시간 편집 업무 담당으로 발령냈다.
법원은 이씨가 정규직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재판부는 이씨의 업무 내용과 ubc 정규직 직원의 업무 내용‧형태 등이 거의 동일하다고 봤다.법원은 "ubc가 이산하를 정규직 직원들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게 할 목적으로 채용하면서 정규직 계약 체결을 회피하기 위하여 채용 절차 및 계약을 달리한 것"이라고 판단했다.이씨는 '프리랜서'일 뿐 노동자가 아니라는 사측 주장을 고용 책임회피를 위한 '꼼수'로 지적한 대목이다.
재판부는 이어 이씨가 ubc 취업규칙상 '계약직'이 아닌 '일반직'에 해당한다고 했다."이씨와 회사 사이에 근무 형태,근무 기간,보수 등 근로조건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개별 약정이 체결된 사실이 없다"며 "이씨는 ubc의 직제규정상 계약직 직원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이는 노동자성이 확인된 기존 '프리랜서 계약' 직원을 계약직이나 무기계약직의 이름으로 차별해선 안 된다는 대목으로 풀이된다.이씨의 노동위 사건을 대리한 김승현 노무사(노무법인 시선)는 "회사는 노동위원회가 이씨 근로조건을 계약직으로 결정했다고 주장했는데 재판부는 회사 주장을 배척한 것으로 보인다"고 의미를 짚었다.
재판부는 채용 절차와 계약 형태가 다르다는 것을 '일반직 직원이 아니다'라는 근거로 삼을 수도 없다면서 "이씨는 ubc의 일반직 직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재차 확인했다.입직 경로나 계약서가 다르다는 이유로 정규직에서 배제하고 노동조건을 차별 적용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어 "판결이 다른 분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길 바란다"면서 "광주MBC는 노동자성 인정 받은 아나운서에 0호봉을 주장하고,강릉KBS도 대법원에서 부당해고를 인정받은 강릉KBS 아나운서에 무기계약직 수용을 요구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송장섭 ubc 경영국장은 "판결을 수용할지 항소할지 법무팀에서 법률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1심 판결을 받아들이겠다'던 기존 입장을 두고는 "그렇게 이야기했다.사장도 원래 그런 생각이었다"면서 "결과가 나왔으니 분석하고 있다.검토 단계이고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했다.ubc가 오는 28일까지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으면 판결이 확정된다.
이씨를 대리한 정일호 변호사(법률사무소 시선)는 "지금까지 방송 비정규직 노동자의 법률 분쟁은 근로자성 판단에 초점이 맞춰졌다.방송사들은 근로자라는 법적 판단 이후에도 낮은 노동조건을 강요해,노동자가 스스로 퇴사하도록 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법원 판단은 방송사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중요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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