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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의 용도에는 '보전산지'라는 것이 있습니다.이름 그대로 '보전'에 방점이 찍혀있습니다.임업이나 공익용으로만 산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예를 들어 임산물 생산지역,군사시설,사방시설,도로 등입니다.공익적 목적인 자연휴양림을 만들 수는 있었지만,조건이 까다로워 쉽지 않았습니다.이를 제외하고는 산지전용이 금지됩니다.그런데 지난해 산림휴양법 일부가 바뀌면서 보전산지에도 소규모 자연휴양림을 조성할 수 있게 됐습니다.
■ 전국 첫 '숲체험경영림' 강원도 횡성에 조성
강원도 횡성군 산골에서 박영순 씨를 만났습니다.전국 제1호 숲체험경영림 운영자입니다.
박 씨는 산양삼을 키우고 있습니다.산비탈에 계단 모양 두둑 위로 푸른 산양삼 잎사귀가 보입니다.밭 크기는 10,000㎡입니다.
밭 주변에는 둘레길 1㎞가 마련돼 있습니다.오르락내리락 꼬불꼬불한 길을 걷는 재미가 있습니다.푸른 숲에 눈이 시원해지고 맑은 공기에 가슴이 뻥 뚫린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주변엔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간이 식당도 있습니다.관광객들은 산양삼을 캐서 술을 담가보기도 하고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산양삼을 넣은 전통주를 비롯해 산양삼 볶음밥과 빵 등 다양한 교육 과정도 마련돼 있습니다.
박영순 씨는 산양삼 이외에도 호두와 오미자 등 또 다른 임산물 체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맨발 걷기와 포토존 등 다양한 부대시설도 조만간 들어설 예정입니다.
임산물 생산과 가공,체험 등은 기존에도 임업인들이 해온 '6차 산업'입니다.숲경영체험림은 여기에 정식 숙박시설과 휴게음식점을 보전산지에 지을 수 있도록 하는 게주된 목표입니다.
■ 산림휴양법 개정…임업인 소득 창출 기반 확대
개정된 '산림휴양법'과 '시행령'이 지난해 6월 11일 자로 시행됐습니다.개발이 엄격하게 제한된 보전산지를 소규모 자연휴양림으로 탈바꿈할 수 있게 됐습니다.숲경영체험림 조성을 위한 법률적 기반이 만들어진 겁니다.
산양삼 등 고소득 임산물 재배에만 의존해오던 임업인들에게 단비 같은 소식이었습니다.숲을 활용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수 있다는 기대도 컸습니다.
2017년부터 임업경영을 해온 박영순 씨도 그런 소식에 반가웠던 사람 중 1명입니다.박 씨는 지난해 9월부터 산림청과 지방자치단체 산림부서,인허가 부서 등에 숲경영체험림 컨설팅을 받아왔습니다.현지 조사와 서류 보완,소규모환경영향평가 등 준비부터 승인까지 꼬박 6개월이 넘게 걸렸습니다.
■ '숲경영체험림' 누가 할 수 있나?…임산물 생산 체험 '필수'
숲경영체험림 조성자격은 '임업진흥법' 제17조에 따라 임업 후계자로 선발되거나 독림가로 선정된 사람이어야 합니다.쉽게 말해 임업인인거나 산주여야한다는 뜻입니다.
또,'산림자원법' 제13조에 따라 산림경영계획 인가 50,000㎡ 이상 산림을 5년 이상 경영한 경력도 있어야 합니다.
숲경영체험림은 전체 산림 가운데 10,000㎡ 이상 크기로 조성해야 합니다.필수시설은 임산물 생산체험공간입니다.이와 함께 숲속의 집,산책로,야외쉼터,숙박시설,물놀이장 등 다양한 휴양시설을 지을 수 있습니다.이런 시설을 보전산지에 짓게 되는 겁니다.
인·허가 절차가 없는 건 아닙니다.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등은 거쳐야 합니다.
땅의 용도 변경도 불가능합니다.카페 등 휴게음식점이나 정식 숙박 시설이 들어섰다고 해서 지목이 대지로 바뀌지 않습니다.보전산지 위에서 그대로 시설을 설치해야 합니다.이는 임업인의 소득을 올리는 것이 목적인 동시에 산지를 지키기 위한 차원입니다.주객이 전도되면 안 됩니다.
■ "숲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했으면"
박영순 씨는 한국임업진흥원에서 퇴직 전까지 한평생 숲을 사랑하며 살아왔다고 했습니다.실제로 만난 박 씨는 산양삼 작은 뿌리(삼)를 보며 '예쁘다'라고 말하는 소녀 같았습니다.
이 숲을 어떻게 운영할까 털어놓는 자리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자연을 아끼고 산을 어떻게 더 소중하게 다룰 수 있을지를 고민했습니다.
박 씨는 전국 1호 운영자라는 자부심과 함께 숲경영체험림을 제대로 운영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또,도박중독 전문의무엇보다 앞으로 숲경영체험림을 숲을 소중하게 여기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채워나갔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내비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