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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역 역주행 참변 사흘째,경기도 박물관 주차장희생자들에 대한 시민 애도 이어져
사망한 9명 모두 30~50대 남성…승진·수상 소식날 날벼락
"밥 한끼 먹고 돌아가던 길에서 운명 달리해…가슴 미어진다"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희생자 9명에 대한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모두 30~50대 남성인 사망자들은 다른 날과 똑같이 회사로 출근했다가 끝내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했다.시민들은 "어쩌면 나였을 지도 모른다"며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했다.
참변이 발생한 시청역 7번 출구 인근 인도에는 사고 사흘 째인 3일 시민들이 국화꽃과 추모글을 희생자들을 위해 묵념하는 등 추모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시청역 인근 회사 출근길에 현장을 찾았다는 한아무개(33)씨는 "매일 출퇴근 길에,밥 먹고 커피 마시며 지나다니는 곳에서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는 걸 믿을 수가 없다"며 "동료들과 '어쩌면 내가 사고 피해자였을 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했다.모두가 한 가정의 소중한 아빠,경기도 박물관 주차장남편,아들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사고 현장 근처 학교에 재학 중이라는 한 고등학생이 붙여 놓은 글에는 "어쩌면 퇴근 후 밥 한끼 먹고 돌아가고 있던 그 길에서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을 달리한 분들의 명복을 빈다"며 "나의 아빠와 비슷한 나이대의 분들이 차마 형용할 수 없는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에 가슴이 미어진다"고 애통함을 드러냈다.
학생은 "그 곳에서는 여기서 못 누렸던 부귀 영화들을 마음껏 누리고 사시길 바라며 유가족 분들께서도 평화와 안정이 가득하길 바란다"며 "다시 한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추모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도 고인의 명복을 비는 추모 목소리가 이어진다.시민들은 "차가 덮치기 전 불과 몇초 전까지도 평소처럼 동료들과 화기애애 대화하던 고인들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정말 아프다" "너무나도 안타까운,경기도 박물관 주차장황망한 죽음에 할 말이 없다.운 좋게 살아남은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며 애도했다.
시중 은행 직원 4명과 대형병원 주차관리 요원 3명 등 총 7명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도 추모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은행 직원들은 사고 당일 이뤄진 승진·전보 등 인사 발령으로 동료들과 회식을 가진 후 인도에 서 있던 중 변을 당했다.사망자 가운데 1명도 승진자에 이름을 올렸지만 가족들과 기쁨을 채 나눠보지도 못한 채 목숨을 잃었다.
이번 사고로 서울시청 공무원 2명도 유명을 달리했다.서울시청 청사운영팀장 김인병(52)씨와 세무과 직원 윤아무개(31)씨는 당시 사고 현장 인근에서 저녁 식사를 한 뒤 청사로 복귀하는 길이었다.
사고 당일 김씨가 소속된 팀은 '이달의 우수팀'과 '동행매력협업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한다.김씨 빈소는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김씨의 형은 5남매 중 막내인 김씨의 사망을 안타까워하며 "청사 관리가 워낙 바쁜 업무다 보니 보통 저녁 8∼9시쯤 퇴근하며 연락했었다"며 "그저 일밖에 모르던 동생"이라며 비통해했다.김씨는 중학교 때 뺑소니 차량에 치여 한쪽 눈을 실명했다.김씨는 가난과 장애 속에서도 9급 세무공무원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해 5급 사무관까지 승진했다.
김씨는 서울시 재무국 38세금징수과에서 체납 세금을 징수하며 맹활약했고 《좋은 나라 운동본부》 등 TV 프로그램에 여러 차례 출연하기도 했다.
그는 약 6개월 전 청사운영팀장으로 발령받은 뒤 청사 및 일대 관리로 집안 행사에도 거의 참석하지 못할 만큼 바쁘게 지냈다고 한다.사고를 당한 날에도 식사 후 야근을 위해 복귀하는 중이었다.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된 윤씨는 외고 졸업후 2020년 7급 공채로 공직을 시작했다.동료들은 윤씨가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불평 한 마디 하지 않았다며 너무나도 좋은 동료를 잃었다고 안타까워했다.시청 인트라넷에는 김씨와 윤씨의 명복을 비는 댓글이 수백 개 달린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지난 1일 밤 일방통행 길을 역주행 한 뒤 인도를 덮쳐 총 15명(사망 9명·부상 6명)의 사상자를 낸 제네시스 차량 운전자 차아무개(68)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사고 원인 규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차씨는 경기도 소재 한 버스회사에 소속된 시내버스 기사로 40년 넘는 운전 경력을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급발진'을 주장하는 운전자는 전날까지 갈비뼈 골절 통증 등으로 경찰 조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경찰은 차씨의 아내이자 사고 당시 동승했던 B씨에 대한 1차 조사를 한 뒤 블랙박스와 CCTV 영상,경기도 박물관 주차장목격자 진술 등 각종 증거와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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