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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유보통합 실행방안에서 "합의안 마련 추진"
아동학대 사건 때마다 유치원 CCTV 설치 여론 분출
학부모 요구 영향…의무 아닌 사립유치원 90% 설치
교사들 "직무 스트레스 해결 시급"…CCTV 반대 고수
"오히려 교사 보호 할 수도" vs."교사 감시로 악용돼"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교육부가 유보통합 실행계획에 유치원의 폐쇄회로(CC)TV 설치 여부를 공론화 과제로 담으면서 본격적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어린이집처럼 의무화해야 한다는 학부모들과 교권침해를 우려하는 교사들의 입장차가 큰 숙제였다.
30일 교육부가 지난 27일 내놓은 '유보통합 실행계획 시안'을 보면,정부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통합기관 설립·운영 기준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CCTV 설치·운영 방안에 대해서도 합의안 마련을 추진하기로 했다.
어린이집은 지난 2015년 영유아보육법 개정으로 CCTV 설치가 의무화됐다.일부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범죄가 사회적 공분을 낳은 게 원인이었다.
설치 기준은 현행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에 규정돼 있다.각 보육실과 공동놀이실,놀이터,식당,강당에 각각 1대 이상씩 설치해야 한다.
이후에도 규제는 더 엄격해졌다.지난해 8월 영유아보육법 개정으로 CCTV 영상을 고의로 훼손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반면 유치원은 CCTV를 설치해야 할 의무가 없다.다만 저출생으로 원아 수가 급감하며 학부모들의 요구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 사립유치원을 중심으로 교실에도 CCTV를 설치해 운영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교육부의 지난해 4월 기준 통계에 따르면,교실 내부에 CCTV를 설치한 유치원은 전체 7933개원 중 3123개원으로 39.4%를 차지한다.사립유치원은 3124개원 중 2817개원으로 설치율이 90.2%에 이르지만 국·공립유치원은 4809개원 중 306개원으로 6.4%에 그쳤다.
교육부는 "CCTV 설치 등은 학부모 알권리 보호와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개인정보 보호 등 구성원들 간에 기본권 충돌 우려가 있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관련 전문가 및 단체들의 의견 수렴 과정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합의안 마련을 추진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이런 설명처럼 유치원 CCTV 설치 논의는 그간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사회적 필요성이 대두되고 다시 반론이 맞서며 공전을 거듭해 왔다.
지난 2021년 서울 금천구 병설유치원의 한 특수교사가 유아들이 먹는 급식에 '모기기피제' 성분의 유해물질을 섞은 사건이 알려지면서 큰 파장이 일었을 때도 학부모 단체를 중심으로 CCTV 설치 요구가 분출됐다.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CCTV가 있었기에 그나마 이물질 급식 사건이 알려질 수 있었다"며 유치원에도 설치를 의무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윤경 참교육학부모회 회장은 "조심스러운 문제지만 유치원만 설치를 안 할 수 없다"며 "만 0~5세 아이들은 자기 표현을 할 수 없다.아이들 보호를 위해 CCTV는 어쩔 수 없이 설치해야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CCTV는 선생님들에게도 (자신의 행동이) 아동학대가 아니었다는 점을 입증할 증거가 될 수 있다"며 "선생님의 안전을 위해서도 CCTV가 순기능을 할 수 있을 텐데 무조건 나쁘다 하기엔 이제는 설득력이 조금 약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교사들은 아동학대 사건의 원인은 직무 스트레스에서 기인한다는 시각이 크다는 인식이다.교사 대 아동 비율을 낮추는 등 근본적 해결책이 필요하지 CCTV 설치는 교권침해와 같은 부작용이 크다는 반응이 나온다.
지난 2020년 11월 육아정책연구소 양미선 연구위원의 '어린이집-유치원 교사의 아동 권리 및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 및 요구'에는 유치원 교사 236명과 어린이집 보육교사 238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가 실렸다.
아동학대의 원인이 교사일 경우 주된 요인을 묻자 유치원 교사 31.7%와 보육교사 46.2%가 직무 스트레스를 꼽았다.환경 요인으로 '높은 교사 대 아동 비율'을 꼽은 보육교사는 48.7%,유치원 교사는 50.8%였다.
지난 2022년 5월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이 전국 유치원·어린이집 교사 108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도 CCTV 설치에 부정적 반응이 우세했다.응답자 중 18.6%가 아동학대 의심으로 피해를 봤다고 답했는데 이 중 "CCTV가 무혐의 증명에 도움이 됐다"는 교사는 14.8%,"도움이 안 됐다"는 35.6%였다.
윤 위원장은 "안전사고 위험이 있는 놀이터나 출입문 등은 CCTV가 필요하지만 그 범위를 교실까지 의무화하면 안 된다"며 "유보통합은 교육으로의 상향 평준화가 목표인 만큼 (교실 CCTV가 없는) 학교에 기준을 맞춰 가야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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