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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각자의 방식으로 참사 애도
국화꽃 무료나눔하고,피로회복 음료 놓고 가기도
일상 공간에서 추모 공간으로…
"내게도 벌어질 수 있었던 일이라 생각"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역주행 참사 발생 사흘째인 3일 시민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피해자들을 애도했다.사고 현장엔 국화 뿐 아니라 비타민 음료 등이 수북하게 쌓였다.
이날 오전 사고 현장 인근의 한 꽃집은 국화를 무료 나눔 중이었다.가게 앞에는 '추모하는 마음을 담은 국화입니다.필요하신 분께 나눔합니다' 문구가 붙어 있었다.꽃집을 운영하는 최모(56)씨는 "국화를 찾는 발걸음이 이어지는데 돈을 받고 싶은 마음이 없다"며 "한 송이씩은 돈 내야 한다는 부담 없이 가져가실 것 같아서 생각해 낸 방법"이라며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그가 이틀 동안 나눠준 국화만 몇십 송이다.
서울 시청역 7번 출구 횡단보도 인근에 마련된 추모 공간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파손된 인도 가드레일 앞으로 사람들은 국화꽃을 놓고 가기도 하고 피로회복용 음료를 남기고 떠나기도 했다.
시청역 인근에서 회사를 다니는 홍모(27)씨는 "(시청역은) 어렸을 때 알바도 하고,첫 직장도 가진 일상의 공간이었다"라며 "평온하게만 지냈던 곳에서 안타까운 일이 생겨 마음이 아팠다"고 고개를 숙였다.홍씨는 "돌아가신 분들이 위에서는 아프지 않고,피로하지 않고,아부바카르행복하게 좀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 추모하러 왔다"고 말했다.홍씨는 비타민 음료를 놓고 갔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추모하러 온 직장인들도 적지 않았다.사고 현장 맞은편에서 직장을 다니는 김모(38)씨는 "당일에 야근하고 있다가 퇴근을 준비 중이었는데 주변에서 괜찮냐는 연락을 수십통 받고 사고를 인지하게 됐다"며 "그분들에게도 그날이 여느 때와 같은 평범한 하루였을 것 같은데"라고 말했다.
근처 치과에서 일하는 치위생사 20대 진모씨도 "건너편 빌딩에 직장이 있어서 (사건 현장 인근) 횡단보도를 많이 건너는데,아부바카르조심한다고 해서 피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너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끝을 흐렸다.
어떤 시민은 고인들을 기리는 국화 꽃다발을 가지런히 정리하기도 했다.남대문시장에서 일한다는 김모(78)씨는 "점심 먹으러 북창동에 자주 오는데 지나가다가 흐트려진 국화꽃에 마음이 아파 정리를 하고 있다"며 "예쁘게 정돈하면 돌아가신 분들도 좋아하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이번 참사는 1일 오후 9시 27분쯤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검은색 승용차가 역주행 해 인도를 덮치면서 발생했다.사고가 발생한 시간은 저녁 식사 후 퇴근하는 직장인이 몰린 때였다.
이 사고로 시민 6명이 현장에서 숨지고,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진 3명도 사망 판정을 받았다.숨진 9명 가운데 4명은 시중은행 직원,2명은 시청 공무원,3명은 병원 용역업체 소속 직원으로 파악됐다.경찰은 운전자 차량 내부에 있던 블랙박스,아부바카르주위 CCTV 영상 등을 확보해 자세한 사고 경위를 확인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