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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 인정 뒤 현충원 이장 하루 앞 추모대회
“사랑하는 희수야,너의 예쁜 이름이,아름다웠던 꿈이 참 좋아.잘 자.우리는 계속 깨어서 너와 동료들을 바라볼게.”(상훈 청소년성소수자지원센터 띵동 상임활동가)
고 변희수 하사의 국립대전현충원 이장을 하루 앞둔 23일 저녁 7시,에스파뇰서울 용산구 용산역 광장에서‘고 변희수 하사 순직 결정 및 국립대전현충원 이장 시민 추모대회’가 열렸다.변 하사의 혼이 찾아온 듯 때아닌 거센 바람이 시민단체 깃발을 세차게 흔들어댔다.추모대회를 찾은 70여명의 시민은 추모 영상과 발언,공연이 이어지는 내내 무거운 표정으로 이따금 눈가를 닦았다.
사회를 맡은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은 “변 하사가 세상을 떠난 뒤 3년이 지났다.참 긴 시간이었다”고 운을 뗀 뒤,“여러 우여곡절을 지나 변 하사가 군인의 명예를 되찾았다.마침내 제자리로 왔다 싶지만,그 제자리가 국립묘지라는 사실이 한편으로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
변 하사를 여러 차례 만나 응원의 목소리를 전했다는 윤선주 군인권센터 군성폭력상담소 상담팀장은 “한때 저는 세상을 향해 목소리 내는 희수님이 참 무모해 보였다‘아직 어려서일 거야.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은데’하며 걱정이라는 포장을 씌워 희수님을 어린아이로 단정했다”며 “그러나 지나고 보니 희수님은 불평등한 세상을 인식하고 목소리를 내는 진정 어른이었다”고 말하며 흐느꼈다.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이자 초대 군 인권보호관으로 변 하사의 강제 전역 처분이 인권 침해라는 결정을 내렸던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평등이 법에 쓰여 있다고 자동으로 실현되는 게 아니다.평등이 우리 삶 속에 자연스레 녹아들기 위해선 어떤 때는 피와 땀이,눈물이,때론 죽음이 있다”고 했다.이어 “우리가 소리 내지 않으면 평등은 우리 삶의 일부가 될 수 없다.그것을 저는 변희수님을 통해 뼈저리게 느낀다”고 말했다.
추모대회를 찾은 시민들도 그가 남긴 발자국을 돌아봤다.시민 자유발언에 나선 이연수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활동가는 “저 역시 트랜스젠더 여성으로 살아가고 있다.차별과 혐오라는 총탄이 빗발치는 이 사회에서 매일매일 전쟁 같은 삶을 살아내고 있다”며 “이런 제게 변 하사님이 쏘아 올린 대포 같은 용기는 큰 위로와 힘이 됐다”고 그를 기억했다.이어 “군대가 소수자를 배제하며 오와 열을 맞출 때,누군가는 그야말로 오열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며 “앞으로 소수자가 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홀로 외롭게 싸우지 않을 수 있도록 이 전쟁터 같은 사회를 기갑처럼 돌파해보겠다”고 변 하사의 말을 되새겼다.변 하사는 생전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기갑의 돌파력으로 차별을 없애겠다”고 말한 바 있다.
변 하사가 강제 전역될 당시 군 복무 중이었던 ㄱ(27)씨는 “성소수자 당사자이자 군인으로서 변 하사의 전역 소식이 남 일 같지 않았다”면서도 “오늘 그동안을 돌아보면서‘(변 하사의 싸움에 대한) 나의 관심과 연대가 과연 충분했던가’하는 반성을 했다”고 말했다.
변 하사의 국립묘지 안장은 변 하사가 숨진 지 3년1개월 만인 지난 4월4일,에스파뇰국방부가 변 하사의 순직을 인정하면서 이뤄지게 됐다.2017년 육군 하사로 임관한 변 하사는 2019년 군단장의 허가를 받고 남성에서 여성으로의 성확정 수술을 받았음에도 2020년 1월 강제 전역 조처됐고,에스파뇰이듬해 3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2021년 10월 법원은 변 하사에 대한 강제 전역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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