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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19년 12월 카지노 정켓방 업주한테 칩 받아,귀국 후 7000만원 송금.업주가 고소"

▲  프로야구 선수 출신 임창용(48)씨가 지난 6일 오후 광주광역시 인근 한 찻집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형호
프로야구 선수 출신 임창용(48)씨가 사기 사건으로 광주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는 보도가 지난 5일 쏟아졌다.2019년 12월 필리핀에서 지인에게 8000만 원을 빌린 뒤 갚지 않았고,당시 빌린 돈은 도박자금으로 사용하려 했다는 내용이었다.
 
<오마이뉴스> 역시 취재에 나섰으나,임창용씨 측 반론이나 입장을 확보하지 못해 보도를 미뤘다.다만 향후 기사 작성을 위해 변호인에게 임창용씨의 반론을 듣고 싶다는 메시지를 남겼다.하루가 지난 6일 임창용씨 측에서 입장을 밝히고 싶다는 요청이 왔다.
 
임씨는 지난 6,8일 약 3시간에 걸친 대면 인터뷰에서 "지인에게 돈을 빌린 것이 아니다.내게 돈을 갚으라고 요구하고 결국 저를 고소한 인물은 지인이 아니라 그때 카지노에서 처음 본 '정켓방'(Junket방·외국 카지노룸을 임대해 원정도박을 알선하는 도박장) 업주였다.받은 것도 현금이 아니라 칩이었다.게임을 끝낸 후 1억 5000만 원을 갚으라는 요구를 받았고 저는 귀국 직후 7000만 원을 송금했다.경위야 어찌 됐든 5년 전 일로 물의를 빚어 팬들과 저를 걱정 해주신 분들께 죄송하다.법정에서 있는 그대로 사실대로 진술하겠다"고 밝혔다.
 
<오마이뉴스>는 임씨 주장에 대한 반론도 관련자 취재를 거쳐 일부 확보한 뒤 임씨와의 문답을 기사화하기로 했다.임씨를 겨냥한 보도가 적지 않았던 만큼,반론권 보장 차원에서 임씨 주장을 정리해 싣는다.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도박 비난 여론 걱정돼 여태 침묵.5년 전 일로 논란,팬들께 죄송"
  
▲  프로야구 선수 출신 임창용(48)씨가 지난 6일 오후 광주광역시 인근 한 찻집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형호
 
- 도박자금으로 쓰려고 2019년 필리핀에서 지인에게 8000만 원을 빌렸다가 갚지 않아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재판을 받고 있다는 보도는 사실이다.첫 재판이 4월에 있었고 다음 재판이 11일 오전에 잡혀 있다.팬들과 저를 걱정해 주시는 분들께 죄송하다.가족에게도 면목 없다"
 
- 돈을 지인에게 빌렸다면 갚는 게 당연한 게 아닌가.사기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졌다는 건,애인있어요 야구돈 빌릴 당시부터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것 아닌가.
 
"돈을 빌린 게 아니다"
 
- 무슨 말인가.'2019년 필리핀 마닐라 한 호텔 카페서 도박자금으로 쓰려고 지인에게 8000만 원을 빌려놓고 갚지 않아 재판에 넘겨졌다'는 언론보도만 50건이 넘는다.
 

"칩을 받았다.돈을 빌린 게 아니라 칩을 받은 것이다.(칩을 준) 상대는 지인도 아니었다.카지노 정켓방 업주에게서 칩을 받았다.그리고 그 사람 얼굴도 그때 처음 봤다.장소도 카페가 아니라 호텔 카지노 정켓방이었다."

(기자 주 : '정켓방'은 외국 카지노 측과 계약한 업주가 별도로 운영하는 일종의 VIP 게임룸이다.한국인이 외국으로 건너가 카지노룸을 임대한 뒤 원정도박을 알선하는 형태로 영업이 이뤄진다.통상 조직폭력배 출신이 정켓방을 열어 영업사원을 두고 신분이 알려지길 꺼려하는 재력가나 스포츠·연예계 스타 등 고객을 유치한다.고객이 카지노에 머무는 동안 호텔 숙박권과 식사,교통편의 등을 제공하기도 한다)

- 이 사건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사기죄 유무죄와 관계없이 재판 과정에서 거짓말이 드러나면 더 큰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모두 사실이다."
 
- 그럼 왜,이제와 그런 이야기를 하나. 
 
"어떤 기자도 나한테 묻지 않았다.그런데 <오마이뉴스>에서 제 입장이나 반론을 요청했다고 들었다.변호사를 통해 반론 요청 사실을 들었고,물어보셨으니 답을 하는 것이다."
 
- 당신을 조사해 재판에 넘긴 검찰도 지난 5일 확인 요청에 '(최초 보도한 언론사 보도 내용에) 오류는 없다.오보가 아니다'고 <오마이뉴스>에 답변했다. 
 
"검찰은 나를 조사하지 않았다.그리고 경찰에선 사실대로 말할 수가 없었다.선수 시절 도박 전과가 있는데 또다시 도박 사건으로 조사받는 사실이 알려질까봐 두려웠다.고소인(임창용씨 주장대로라면 정켓방 업주)과 대질신문까지 했으나 사실대로 말할 수 없었다."

(기자 주 :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그는 2021년 7월 대전지법에서 상습도박죄로 징역 6월,집행유예 2년 형을 선고받고 그 판결이 확정됨.최근 논란이 된 '필리핀 지인 사기 사건' 시기는 2019년 12월이며,검찰을 거쳐 재판에 넘겨진 것은 2024년 1월임)
 
▲  광주지방검찰청이 지난 1월 프로야구 선수 출신 임창용(48)씨를 '지인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기면서 광주지방검찰청이 광주지방법원에 제출한 공소장에 적힌 혐의 사실.임창용씨는 2024년 6월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지인에게 도박자금을 빌린 것이 아니라 오카다호텔 카지노 정켓방에서 업주 측으로부터 칩을 제공받았고,귀국 직후 칩 제공 대가를 요구하는 업주 측에 요구 금액 1억 5000만 원 가운데 7000만 원을 송금했다.5년 전 일로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그러나 지인 금전 사기 사건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형호
 
- 검찰이 조사하지 않았다는 건 무슨 말인가.재판에 넘긴 건 검찰인데. 

"지난해 10월 말쯤 경찰 조사 때 사건이 커지는 걸 막기 위해 합의할 시간을 한 달만 달라고 했고,기간 내에 합의가 되지 않자,사건이 검찰로 넘겨졌다.검찰이 부르면 사실대로 말해야 하나 고민하면서 연락이 오길 기다렸는데,결국 부르지 않았다."
 
- 검찰 조사가 없었다?
 
"첫 재판 한 달 전인 3월 법원에서 재판에 출석하라는 통지서가 광주 집으로 왔다.검찰 출석 요청을 기다렸는데,나를 직접 조사하지 않고 재판에 넘겼다는 걸 법원 통지서를 보고 알았다.대질신문 등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하지 않았던 것이 영향을 준 것 같다.검찰을 원망하는 게 아니라 단지 사실을 말할 뿐이다."
 
- 광주지방법원에서의 첫 재판은 어떻게 진행됐나.
 
"재판장님이 제게 생년월일과 주소,본적 등을 묻고 본인이 맞느냐고 물었다(인정신문).이어 검사가 범죄 사실을 낭독했다.재판장님이 혐의를 인정하느냐고 물었고,나는 '아니오,사기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습니다'라고 답했다.변호사 없이 홀로 출석해서 재판장님이 그날 국선변호사를 붙여주셨다.그렇게 한 2~3분 만에 첫 재판은 끝났다."
 
▲  광주지방법원 법정.ⓒ 김형호
-변호사 없이 이 사건을 대응했나?
 
"그렇다.사기죄가 된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비록 5년 전 일이긴 하나 도박은 백번 잘못이다.변명 여지가 없다.고소된 이후 줄곧 주변에 알리지 않고 혼자 대응해 왔다.그러나 사기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그리고 적지 않은 돈을 이미 지불했다.그때 한국으로 돌아온 뒤 적지 않은 돈을 정켓방 업주에게 송금했다."
 
- 돈을 지급했다?
 
"귀국 직후 7000만 원을 지인 명의로 송금했다.실명으로 송금하지 않은 이유는 도박의 증거로 남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 돈을 줬는데 고소된 이유는?
 
"1억 5000만 원을 달라고 요구했다.요구 액수가 무리하다 싶어 내가 바로 융통할 수 있는 금액인 7000만 원 송금 후 더 이상 응하지 않았다.당시 돈은 더 있었지만 가족을 비롯해 여기저기 돈을 사용할 데가 적지 않았다"
 
- 그래서 보도에 언급된 '8000만 원을 빌려서 갚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온 것인가?
 
"개별 언론사의 보도 경위까지는 알 수 없으나 금액만 놓고 보면 요구받은 1억 5000만 원에서 7000만 원을 송금했으니 8000만 원이 남았다고 상대방은 생각하는 것 같다.그리고 일부 보도에선 '돈을 빌려주면 아내 주식을 팔아 3일 만에 갚겠다'고 나왔는데,저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  프로야구 선수 출신 임창용(48)씨가 지난 6일 오후 광주광역시 인근 한 찻집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형호
- 그럼 2019년 12월 당시 필리핀에 가게 된 경위는?
 
"아는 후배가 놀러 오라고 해서 지인 1명과 건너갔다.호텔 지하 카지노 정켓방에서 업주 측이 칩을 주면서 '당장 돈이 없어도 된다.일단 놀라'고 했다.그날 하루 바카라에 모두 썼고,게임을 끝내자 '1억 5000만 원을 갚으라'는 요구를 받았다."

- 칩을 처음 받을 당시 액수는 확인하지 않았나?
 
"페소였다.필리핀 화폐 페소로 얼마라고 듣긴 했으나 우리 돈으로 얼마인지 가늠하지 못했다."
 
- 인터뷰 내용이 구체적이다.기사가 나가면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사실이라면 도박죄의 자백으로 간주돼 처벌 가능성도 있다.거짓말이 드러나면 더 큰 비판 여론에 직면할 것이다.또한 사기 사건 재판을 진행 중인 재판부 역시 법정 밖 언론플레이로 받아들일 수 있다.
 
"팬들이 믿어주실까,어떻게 생각하실까,걱정이다.제가 지은 죄가 많아서.검찰을 포함한 수사기관이 두려운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늦었지만 제가 기억하는 대로 사실을 말하는 것이다.후회는 없다."
  
▲  프로야구 선수 출신 임창용(48)씨가 지난 6일 오후 광주광역시 인근 한 찻집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형호
- 추가로 하고 싶은 말은?
 
"법정에서도 지금 말씀드린 바와 같이 진술할 것이다.재판장님이 필요하다면,저를 고소한 정켓방 업주를 증인으로 불러 저와 대질신문이라도 해주셨으면 좋겠다.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
 
다음은 임창용씨를 고소한 인물이자,임창용씨에 의해 2019년 당시 필리핀 마닐리 오카다 호텔 카지노 정켓방 업주로 지목된 한아무개씨 반론을 담은 전화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한씨는 지난 7일 <오마이뉴스> 전화통화에서 '임창용씨는 지인에게 돈을 빌린 게 아니라 카지노 정켓방 운영자측으로부터 칩을 제공받았다고 한다'는 물음에 "아니다.돈으로 빌려줬다"고 반박했다.
 
'그렇다면 돈을 빌려준 장소는 카페였느냐,정켓방이었으냐'는 질문에는 "내가 언론에 답할 의무가 있느냐"는 취지로 발언하다가 이내 "그때 (광주에서 경찰) 조사받을 때,대질신문 벌일 때 커피숍에서 돈을 빌려줬다고 서로가 다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한씨는 '1억 5000만 원어치 칩이 아니라 현금 8000만 원을 빌려준 게 맞느냐'는 물음에는 "현금 1억 5000만 원이다"고 했다.
 
'받은 금액은 얼마였느냐'고 묻자 "하나도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곧이어 '임창용씨 공소장에는 8000만 원을 빌려놓고 갚지 않았다고 기재돼 있다'고 묻자 "누구를 통해 (일부) 주긴 했는데,(입금자가) 정확하지 않아 8000만 원을 못받았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임창용씨를 원래부터 알고 있었느냐'는 물음에는 "누구 소개로 만났다"고만 했다.그러면서 "조사해 보면 다 나올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한편 임창용씨는 그동안 여러 형사사건에 휘말린 바 있다.

2021년엔 지인에게 2500만 원을 빌린 뒤 1500만원을 갚지 않아 사기 혐의로 벌금 100만 원 약식명령을 받았다. 2014년엔 마카오에서 4000만 원대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로 1000만원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반면 야구장 마운드에선 시속 160㎞를 넘나드는 '뱀직구'를 무기로 한국과 일본에서 정상급 선수로 활약했다.그는 광주진흥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95년 해태 타이거즈에 고졸우선지명을 받아 입단했다.2019년 은퇴할 때까지 24년간 한국과 일본,미국 리그에서 투수로 활약했다.

1998년 방콕 아시안 게임,2000년 시드니 올림픽 게임,2002년 부산 아시안 게임,애인있어요 야구2009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2014년 인천 아시안 게임,2017년 WBC에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2023년엔 KBO(한국프로야구)가 리그 40주년을 기념해 선정한 '레전드 40인'에 선정됐다.KBO리그에서는 통산 760경기에 등판해 130승 86패,258세이브,19홀드,평균자책점 3.45의 성적을 남겼다.
 
▲  지난 5월 20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 경기.9회초 마운드에 오른 KIA 투수 임창용이 역투하고 있다.2018.5.20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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