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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대담을 진행하며‘대선 콜라보’를 본격화했다.둘의 대담은 합계 팔로워수 2억8000만 명을 훌쩍 뛰어넘는‘극우 슈퍼 인플루언서’의 결합으로 주목받았지만,접속 장애로 대담이 지연되며 체면을 구겼다.우파 정체성을 분명히 한 머스크가 트럼프 전 대통령 지원을 공식화한 만큼 둘의 협업이 네거티브 선거 캠페인의 파급력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머스크는 12일(현지시간) 동부시간 오후 8시 대담을 진행하고 이를 X를 통해 라이브 스트리밍하려 했지만,접속 장애가 발생했다.장애가 계속되자 머스크는 “X에 대규모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이 있는 듯하다”며 “최악의 경우 라이브 청취자 수를 줄이고,프리미어리그.나중에 대담을 올리겠다”는 트윗을 올렸다.대담 생중계는 40여 분쯤 후 동시 접속자 수를 줄인 상태에서 겨우 시작할 수 있었다.
머스크는 이날‘트럼프와의 대화’를 “열린 마음을 가진 무당파 유권자들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또 “이번 디도스 공격에서 알 수 있듯이,트럼프의 말을 듣는 것만으로도 많은 사람이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5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의 대선 출정식 대담도 트위터로 생중계하려 했지만 접속 장애로 오류가 났고,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재앙’이라고 조롱했다.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캠프는 당시 트럼프의 트루스소셜 글을 다시 올리며 비꼬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대담에서 불법 이민자가 정신병자나 범죄자라는 주장을 되풀이하고,조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을 재앙이라고 비난했다.또 해리스 부통령이 팁 소득 면세 공약 등 자신의 정책을 베꼈다고 비판하는 등 기존의 주장을 반복했다.머스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격을 당한 뒤 취한 행동이 “엄청난 영감을 줬다”고 칭송하고,프리미어리그.이민자 정책 등 발언에 모두 동조하는 등 찰떡 케미를 보여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였다고 언급하자 머스크는 “김정은 같은 사람들은 약함이 아닌 강함에 반응한다”고 맞장구를 치기도 했다.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대담을 “트럼프와 머스크의 브로맨스”라고 표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담에 앞서 사실상 휴면 상태에 있던 X 계정을 활성화해 캠페인 창구 활용도 시작했다.이날 트럼프 X 계정에는 사법부를 통한 마녀사냥 주장 영상,프리미어리그.해리스 부통령의 이민 정책 비방 영상 등이 연이어 올라왔다.트럼프 전 대통령이 X 계정에 게시물을 올린 건 지난해 8월 조지아주 형사기소 당시 찍은 머그샷(범죄 용의자 인상착의 사진)을 올린 이후 처음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가 X로 플랫폼을 옮겨가면 청중을 넓힐 수 있다”며 “트럼프의 X 활동 재개는 해리스 부통령으로부터 (유권자) 주목을 되찾으려는 새로운 캠페인 시대를 예고한 것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 돌풍으로 수세에 몰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분위기 반전을 위한 카드로 머스크와의 협업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X 팔로워는 8800만 명으로 트루스소셜 팔로워(750만 명)의 11배가 넘는다.트위터를 확성기로 사용하면 네거티브 선거에 파괴력을 키울 수 있다.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X에 올린 선거 광고 영상은 6시간여 만에 2200만 명이 시청했고,44만 개가량의‘좋아요’를 받았다.
팔로워 1억9390만 명의 머스크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하며 우익 선동가로서의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WP는 “자체 분석결과 머스크가 올해 올린 트윗 17%가 정치적 내용이었다”며 “트위터는 그의 도발적인 정치적 견해를 대변하는 개인적 확성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머스크의 정치 게시물은 미국의 불법 이민자 문제를 지적하며 그로 인해 유권자 구성이 변화하고 있다는 주장,트랜스젠더 권리에 대한 반대 등 내용이 주를 이뤘다.그는 이를 “반문명적인‘워크(woke) 바이러스’와 죽음을 건 싸움”라고 규정하기도 했다‘깨어난’이라는 뜻의 워크는 정치적 올바름을 추구하는 진보 세력을 뜻하는데,공화당은 민주당을 비난하는 표현으로 사용하고 있다.머스크가 정치적 사안에서 공화당과 인식을 같이하고 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NYT는 “트럼프는 임기 중 트위터를 활용해 정책 지침을 내리고 라이벌들을 공격했다”며 “그가 과거처럼 X의 파워 유저로 복귀한다면,광고주들의 새로운 관심을 끌 수 있다”고 지적했다.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협업은 광고주 이탈에 시달려 온 머스크에게도 득이 되는‘윈윈’전략이라는 것이다.머스크는 이날 “트럼프가 X로 돌아온다”는 글과 함께 팔에 소름이 돋아 털이 곤두선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해리스 캠프는 “머스크는 세계에서 가장 큰 SNS 플랫폼을 사용해 수백만 명의 사용자에게 트럼프의 불안정하고 혐오스러운 의제를 퍼뜨리고 있다”며 “세계 최고의 부자가 마가(MAGA)의 부역자다.머스크는 자신의 막대한 재산과 광범위한 영향력을 이용해 민주주의를 통제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을 기밀 문건 유출 및 불법 보관 혐의로 수사·기소한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을 상대로 거액의 소송을 계획하고 있다고 폭스뉴스 등이 보도했다.트럼프 측 법률 대리인인 대니얼 엡스타인 변호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무부와 FBI를 상대로 1억1500만 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을 할 계획임을 알리는 법적 통지문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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