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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st하우스는 위기의 동물이 가족을 찾을 때까지 함께하는 유기동물 기획 취재입니다.사연 속 동물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면 유튜브 '개st하우스'를 구독해주세요.
“재개발 지역이라 온갖 고물과 철근,위험한 낫과 철조망들이 너무 많았어요.강아지들이 거기서 매일 뒹굴고 똥물에 빠졌어요.사실 똥통 속에서 산 거죠.게다가 번식까지 하면서 개체 수는 점점 늘어가는데 언제까지 강아지들을 그런 곳에 둘 수는 없잖아요.강아지를 방치하고 있는 원주민들을 설득하면서 구조작업 중인데 상황이 너무 심각해요.”
-구조자 이선아(36)씨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재개발·재건축 사업.인간의 편리함과 도시의 발전을 위한 일이지만 그 과정에서 희생되는 생명도 존재합니다.철거 예정지의 쓰레기 더미 속에서 배회하는 유기동물들이 대표적이죠.재개발 지역에 남겨진 동물들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를 먹으며 살아갑니다.중성화 수술을 받지 못한 유기동물들이 새끼를 낳아서 들개나 길고양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일도 생깁니다.
경기도 하남의 천현동 일대도 마찬가지였습니다.2019년 교산신도시 개발 승인 후 원주민들이 하나둘 떠나자 동네에는 버려진 강아지들이 급속도로 늘어났습니다.구조 노력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올초부터 시민 봉사자들이 힘을 합쳐 유기견 구조에 나섰습니다.하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어요.아직도 거리에는 유기견 수십 마리가 떠돌고,구조된 강아지들조차 갈 곳이 없어 공터에 묶여 있는 상태입니다.
고철 더미에 음식물 쓰레기…방치된 유기견들
지난 4월 천현동 재개발 지역 한쪽에 있는 고물상에서는 강아지 일가족이 발견됐습니다.이곳에서 5년을 살아온 모견‘고나’와 올해 태어난 자견 4마리는 온갖 쓰레기 더미 속에서 살고 있었죠.고물상은 낭떠러지 사이 좁은 외길을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어 접근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고나의 자견인‘시도’는 매일 비위생적인 환경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었습니다.낫·철조망 같은 위험한 고철 쓰레기에서 노는 건 물론,에볼루션 기후썩은 물이 고여있는 낭떠러지에서 뒹굴기도 했죠.성격이 활발한 시도는 이곳저곳 뛰어다닐 때가 많아 더욱 위험해 보였습니다.
봉사자들은 위태로운 고물상에서 혹한과 혹서의 계절을 맨몸으로 견뎌내는 시도네를 구조하기로 결심했습니다.하지만 뜻밖의 이유로 구조는 쉽지 않았습니다.쓰레기를 뒤지며 사는 유기견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소유권이 문제가 됐거든요.알고보니 시도네 가족의 소유권은 고물상 주인이 갖고 있었습니다.사료조차 제대로 주지 않고 개들을 방치했던 고물상 주인 A씨는 구조자들이 나타나자 개들의 소유권을 포기할 수 없다고 고집했습니다.특히 시도만큼은 끝까지 내놓지 않았습니다.까만 털을 가진 시도가 성견이 된다면 고물상을 지키는 늠름한 경비견이 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A씨의 완강한 태도에도 구조자 이선아씨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선아씨는 음식물 쓰레기 위를 걸어 다니며 찌꺼기를 주워먹는 시도를 그대로 둔 채 떠날 수 없었습니다.선아씨는 A씨를 끈질기게 설득했고,오랜 노력 끝에 시도의 소유권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소유권 분쟁은 재개발 지역 유기동물 구조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생기는 문제입니다.버려진 동물인데 소유권이 왜 문제가 되냐고요?그게 현실입니다.동물이 재개발 지역에 방치돼 있더라도 견주가 강아지의 소유권을 주장하면 구조는 불가능합니다.유기·방치가 동물학대이고 동물학대자의 소유권은 즉각 제한된다는 법적,사회적 인식이 확립되지 않는 한 앞으로도 해결되지 않을 문제입니다.
구조 성공해도…제 기능 상실한 시보호소,입양률도 급감
시도네를 포함해 그동안 천현동 재개발 지역에서 구조된 유기견은 대략 20마리입니다.지난 1월부터 하남시 시민들이 자비를 들여 7차례에 걸쳐 강아지들을 구조했습니다.그 과정도 쉽지만은 않았지만 진짜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구조가 이뤄져도 동물들에게 마땅히 갈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구조자들은 따로 마련한 공터에 유기견들을 묶어서 보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입양 및 임시보호처를 구하지 못한 10마리 정도가 현재 그곳에서 보호자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남시에 동물을 수용할 시보호소가 없는 걸까요?그건 아닙니다.문제는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됐습니다.유기동물을 보호해야 할 하남시 동물보호센터의 위탁업체로 B사가 선정된 이후 동물 유실과 폐사 문제가 잇따르게 된 겁니다.센터는 봉사자 방문을 거부했고,높았던 입양률도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유기동물 플랫폼 포인핸드에 따르면 2022~23년 69%였던 동물보호센터 입양률은 위탁업체가 A사로 변경된 뒤 지난달까지 34%로 급감했습니다.
민원이 빗발치자 하남시는 지난달 1일 위탁업체 B사에 대행계약 해지를 통보했습니다.지금은 하남시가 임시로 직영운영을 하며 다른 위탁업체를 찾고 있는 과정.새로 구조된 유기견까지 받아들일 여력이 없는 상태인 겁니다.
사실 시보호소의 위탁업체에서 문제가 생긴 건 하남시뿐만이 아닙니다.지난 4월 9일 경남 밀양시가 위탁한 유기견 보호소에서도 유기견 37마리가 불법 안락사를 당하는 일이 있었습니다.위탁 운영의 문제가 반복되자 시보호소를 직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도 존재하죠.하남시청 동물보호팀 관계자는 “위탁으로 사업비를 받았기 때문에 직영운영으로 변경하려면 구조와 예산을 모두 바꿔야 해서 바로 직영화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동물보호센터 대다수는 위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시군구가 직접 설치하여 운영하는 직영보호소는 68개소,지자체에서 민간 기관을 정해 업무를 위탁한 곳이 171개소입니다.
물론 유기견들을 구조하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건 예방입니다.동물자유연대 채일택 동물정책담당팀장은 “이주보상금에 반려동물 이주비를 포함하는 등 여러 대안을 생각해서 재개발 지역에 남겨지는 유기동물 두수 자체를 줄이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이미 유기가 발생했다면 초기에 빨리 대응해야 한다.모견이 새끼를 낳기 시작하면 손 쓸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가슴팍 하얀 턱시도가 매력적인,시도가 평생 가족을 찾습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은 선아씨 덕에 A씨의 소유였던 시도네 가족은 모두 구조됐습니다.시도의 형제였던 백구 2마리는 입양도 갔죠.하지만 시도와 모견 고나,황구 형제인‘덕팔이.이 세 마리는 임시보호처에서 지내며 여전히 평생 가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급박하게 구조된 시도는 여러 차례 임시처를 이동했습니다.시도는 한 임보처에서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3시간 동안 화장실에 갇히기도 했습니다.어린 시절부터 고된 경험만 해 온 시도는 아직 여러모로 서툰 점이 많습니다.다행히 지금 시도는 따뜻한 임보자 김나연(27)씨를 만나 장기 임보를 받고 있습니다.하지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시도와 평생을 함께 해 줄 가족입니다.
지난 10일 국민일보 개st하우스팀은 서울 송파구에서 시도와 임보자 나연씨를 직접 만났습니다.시도는 가슴팍에 턱시도 모양의 하얀 털이 인상적이더군요.턱시도에서 시도라는 이름을 따왔다더니 이름에 걸맞는 멋진 털이었습니다.시도는 취재진을 만나자마자 꼬리를 흔들며 다가왔습니다.아직 산책이 많이 낯선 시도를 대상으로 행동전문가들과 함께 산책 교육도 진행했습니다.시도는 생후 6개월 된 퍼피이기 때문에 보호자의 기다림이 가장 중요합니다.호기심이 많은 시도가 여기저기 탐색하거나 길에 누워서 자연을 만끽할 때도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해요.
궁금한 게 많은 시도와 함께 남은 견생을 즐겁게 보내줄 평생 가족을 찾고 있습니다.시도를 입양하고 싶은 분들은 기사 하단의 설명을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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