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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커녕 '고령 논란' 키운 바이든에 美 민주당 내부선 '교체론'
현직 대통령 첫 TV토론 부진 역사…트럼프는 4년전 대비 '차분'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바이든의 고령 논란이 훨씬 악화됐다'
2024년 미국 대선 첫 TV 토론을 진행한 미 방송사 CNN은 28일(이하 현지시간) 이같은 헤드라인을 뽑아 보도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78)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82) 미국 대통령은 지난 27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CNN 본사에서 열린 첫 TV 토론에서 맞붙었다.1차전 결과는 트럼프의 완승이다.
◇ '맥락 안맞는 말,멍한 표정' 바이든…트럼프는 4년전 대비 '차분'
토론에서 바이든은 거친 쉰 목소리로 자주 말을 더듬었다.멍해 보이는 표정도 보였다.불법 이민 대응과 관련한 질문에는 하고자 하는 말을 마무리 짓지 못한 채 발언 순서를 넘겼다.
코로나19 대응의 어려움에 대해 언급할 때는 "우리는 결국 메디케어를 퇴치했다"는 맥락에 안 맞는 말을 했다.트럼프는 이에 "바이든이 말한 대로 그는 메디케어를 망쳤다"라고 조롱했다.
반면 트럼프는 4년 전 토론 때와 비교해 차분한 모습으로 비쳤다.2020년 대선 토론 때는 바이든의 발언 때 끼어들었는데,턴 서지이번 토론에서는 상대방 후보 발언 때 마이크가 꺼져 이런 모습이 연출되지 않았다.바이든이 제안한 조건인데,결과적으로는 트럼프가 점수를 따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날 CNN이 여론조사기관 SSRS에 의뢰해 토론을 지켜본 유권자 565명을 상대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67%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았다고 평가했고,바이든은 33%에 그쳤다.
◇ 트럼프 "언제,턴 서지어디서든 난 준비"…6월 이어 9월 2차 TV토론
올해 미 대선 TV토론은 6월 27일(CNN)과 9월 10일(ABC) 두 차례다.미 대선 TV토론은 통상적으로는 11월 대선이 임박한 9월과 10월에 열리는데,올해는 일찌감치 토론회가 열렸다.바이든 측이 제안한 개최 시기를 트럼프가 전격 수용한 결과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지난 5월 중순,이 같은 일정에 합의했는데,그전까지는 개최 여부도 불투명했다.
트럼프는 "언제 어디서나 바이든과 토론할 준비가 돼 있다"며 줄기차게 토론 개최를 요청했다.
하지만 바이든 측은 이번 첫 TV토론과 같은 '패닉'이 우려됐는지,턴 서지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다 바이든 측이 6월과 9월 개최,TV토론 개최 시기와 상대방 발언 때 마이크 끄기,청중 없이 진행 등의 조건을 내걸었고,트럼프가 이를 전격 수용해 토론회가 최종 성사됐다.
바이든이 TV 토론에 응하기로 한 배경에는 계속 토론회를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면,'고령 논란'을 키울 수 있는 데다,턴 서지지지율에서 고전하면서 반전을 모색할 필요성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당시 영국 BBC는 "바이든의 토론을 회피하는 행위는 대통령직을 수행할 능력이 없다는 것으로 대중이 인식하게 할 수 있다는 부담이 있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바이든은 그러나 민주당 캠프에서 우려했던 고령 논란을 오히려 키우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
CNN은 이날 보도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가장 중요한 일은 자신의 가장 큰 약점인 고령 논란을 잠재우고 트럼프에 대해 유권자들이 평가하도록 만드는 것이었다면서 "그러나 그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현직,첫 TV토론 부진 역사… 바이든 이튿날 유세서 "난 잘 할 수 있어"
미 민주당 안팎에서는 첫 TV토론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바이든을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와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보도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민주당 후보로 공식 지명을 두 달 앞두고 열린 토론을 통해 연임을 위한 새로운 추진력을 얻길 바랐다"라며 "그러나 경직된 모습은 민주당 내 패닉을 불러일으켰고,그가 후보자가 되어야 하는지를 재논의하게 했다"고 전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비롯해,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J.B.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턴 서지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등을 바이든을 대체할 후보로 거론된다.
그러나 바이든의 중도하차나 민주당의 대선 패배를 말하기는 여전히 이르다.
실제 민주당이 과거 대선 때보다 이른 6월 토론 제안은 첫 토론의 '실패'까지도 염두에 둔 결정일 수 있다.
바이든이 자진사퇴하지 않는 이상 후보 교체도 어렵다.그는 토론 다음 날 유세에 나서 대선 승리 의지를 보이며 당 안팎의 후보교체론을 일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경합주 중 한 곳인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를 찾아 "진심으로 대통령직을 할 수 있다고 믿지 않으면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정말 대통령직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BBC는 "6월 토론은 바이든이 부진할 경우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할 수 있다"며 "로널드 레이건부터 버락 오바마까지 현직 대통령들은 첫 번째 토론이 순탄하지 않았던 역사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