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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밤 서울 중구 시청역 7번 출구 인근 교차로서 승용차 역주행…보행자 덮쳐
9명 숨지고 4명 다치는 대형 교통사고 발생…경찰,현장서 가해 차량 운전자 검거
가해 차량 운전자,부산 경마음주 상태 아닌 것으로 파악…급발진 주장
인도 옆 철제 안전펜스 통째로 뽑혀…인도에 나뒹굴거나 점포 유리창 덮치기도
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사고 현장에서 가해 차량 운전자 A씨를 검거했다.A씨는 음주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으며 '급발진'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소방당국의 설명과 목격자 진술을 종합하면 이날 오후 9시 27분쯤 시청역 인근 웨스틴조선호텔을 빠져나온 제네시스 차량이 일방통행인 4차선 도로(세종대로 18길)를 역주행하며 갑자기 튀어나왔다.
이 차량은 빠르게 달려 도로에 있던 BMW와 소나타 차량을 차례로 추돌한 후 횡단보도가 있는 인도 쪽으로 돌진해 신호를 기다리던 보행자들을 덮쳤다.이후에도 100m가량 이동하다 건너편에 있는 시청역 12번 출구 앞에서야 멈춰섰다.역주행한 거리는 모두 200m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도에는 안전펜스가 설치돼 있었지만 인명피해를 막지는 못했다.사고 직후 안전펜스는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됐고 인도변에 자리 잡은 상점들의 유리문과 창문도 깨져 아비규환이던 사고 순간을 짐작게 했다.
평소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 한복판인 데다 퇴근 후 저녁식사를 마치고 귀가하는 시민들이 몰리는 시간대였던 탓에 피해는 더욱 컸다.
한 목격자는 "차량 신호가 빨간 불이었는데 갑자기 반대 방향에서 승용차가 오길래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며 사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사고 직후 "사람이 10명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오후 9시 33분쯤 현장에 도착했다.
이후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차량 37대,인원 134명을 투입해 사고 현장을 수습했다.사고 여파로 시청역 앞 세종대로는 양방향 통행이 전면 통제됐으며 임시응급의료소가 현장에 설치됐다.
이날 사고로 9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사망자 9명 중 6명은 현장에서 사망했고,3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가 사망 판정을 받았다.
사망자들의 성별과 연령대는 50대 남성 4명,30대 남성 4명,40대 남성 1명이다.이들은 영등포병원 장례식장과 국립중앙의료원,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각각 옮겨졌다.
사망자 중에는 서울시청 직원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40대 남성 1명은 치료를 마치고 귀가했으며 다른 3명의 부상자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신원 확인이 완료된 일부 사망자 시신이 안치된 영등포병원 장례식장에는 자정을 넘겨 유족들이 속속 도착했다.유족들은 병원 관계자로부터 가족 또는 지인의 사망 사실을 재차 확인한 뒤 탄식을 내뱉거나 자리에 주저앉아 흐느꼈다.
경찰은 가해 차량인 제네시스 운전자 남성 A씨를 현장에서 검거했으며 통증을 호소해 일단 병원으로 이송했다.차량에 함께 타고 있던 운전자의 아내 60대 여성도 병원으로 이송됐다.
A씨는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고 음주운전 혐의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마약 투약 여부나 졸음운전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정용우 남대문경찰서 교통과장은 이날 현장 브리핑에서 "운전자도 다쳤기 때문에 아직 조사를 진행하지 못했다"며 "진술이 가능한 시점에 조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 과장은 "음주 여부에 대한 기초적인 조사를 했는데 음주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사고 경위와 원인에 대해 운전자 진술과 CCTV,부산 경마블랙박스 등을 토대로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지 약 2시간이 지난 1일 오후 11시 30분쯤 차도는 대체로 정리가 된 모습이었지만 인도 옆 철제 안전펜스는 통째로 뽑혀 사고 당시 충격을 짐작게 했다.펜스는 인도에 나뒹굴거나 점포 유리창을 덮치기도 했다.
산산조각 난 유리창이 인도를 어지럽게 뒤덮었고 사고의 충격으로 인근 점포에서 튀어나온 것으로 보이는 플라스틱 박스와 페트병,부산 경마종이컵들이 차도를 굴러다녔다.
사고 이후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쓰러진 시민에게 누군가 심폐소생술을 하는 급박한 장면도 있었다.
사고 차량이 멈춰 선 교차로와 이어지는 세종대로 일부 구간은 사고 4시간이 지난 시각까지 계속 통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