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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 개선 연구 어디까지
전해액 가열되면 가연성 기체로… 일상에선 과충전-과방전 피해야
분리막 강화해 스파크 방지하고… 전해액을 난연성으로 바꾸는 등
과학계 연구 중이지만 시간 소요

지난달 25일 경기 화성시의 리튬 배터리 제조 업체인 아리셀 공장 화재 현장.화성=송은석 기자
지난달 25일 경기 화성시의 리튬 배터리 제조 업체인 아리셀 공장 화재 현장.화성=송은석 기자
지난달 24일 경기 화성시에 있는 리튬 전지 제조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로 3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불과 일주일 뒤인 1일 새벽에는 서울 지하철 3호선에서 선로 유지·보수를 하던 차량에 장착된 리튬이온 이차전지에서 불이 나 5시간 만에 진화되기도 했다.리튬 전지 화재가 잇따르자 불안감이 커졌다.특히 리튬이온 이차전지는 스마트폰을 비롯해 전기자동차,kia 대 키움전동킥보드 등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 널리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리튬 전지는 충격과 열에 약하고 화재가 발생했을 때 진화가 어렵다.문제는 성능이 뛰어나 현시점에서는 다른 전지로 대체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리튬 전지의 안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소재와 구조 등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충분히 안전한 수준까지 도달하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 열 받으면 가연성 기체 발생

리튬이온 이차전지는 여러 요인으로 전지의 내부 온도가 높아지면 전지 내부에서 전기를 전달하는 전해액이 가연성 기체가 된다.이 상태에서 외부 충격 등이 가해지면 기체에 불이 붙고 전해액이 연료처럼 작용하며 화재로 이어진다.

양극과 음극을 나누는 분리막의 내구성도 문제가 될 수 있다.김도엽 한국화학연구원 에너지융합소재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현재 분리막에 널리 쓰이는 고분자 소재는 안정성이 높지 않아 고온에서 수축한다”며 “전지 내부에 에너지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분리막이 손상되면 합선돼 스파크가 일어나고 내부에 있던 가연성 기체가 폭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전기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전기자동차 같은 경우 전지의 단위인 셀이 여러 개 모인 모듈 형태로 활용된다.구조상 하나의 셀에만 문제가 생겨 불이 나 폭발하더라도 옆에 있는 셀로 불이 옮겨붙으며 연쇄적인 폭발로 화재가 커질 수 있다.

화성 공장 화재를 유발한 것은 리튬 일차전지다.일차전지는 한번 사용하고 나면 폐기하는 전지를 말한다.김 책임연구원은 “일차전지는 보통 셀 크기가 작고 대용량으로 쓰이지 않지만 이번 화성 화재에서는 많은 양의 리튬 전지가 한곳에 모여 있어 화재가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상에서 리튬 전지를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과도한 압력이나 열을 가하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과충전·과방전 상황을 피하는 것이 좋다.김 책임연구원은 “휴대전화 등 제품 자체 소프트웨어를 통해서도 관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 전고체 전지-셀 관리 시스템 등 안전성 연구

과학자들은 리튬 전지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먼저 가장 문제가 되는 분리막 손상을 막기 위해 기계적 강도가 큰 세라믹 입자를 코팅해 분리막의 안정성을 높이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전해액을 난연성·불연성 물질로 바꾸거나 끓는점이 높은 용매를 써 전지 내부 증기 발생을 줄이는 시도도 있다.폭발 위험이 거의 없는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전고체 전지 연구도 화재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해 진행되고 있다.

양극에 쓰이는 재료는 보통 산소를 포함한 소재가 활용된다.리튬코발트산화물 등이 대표적이다.연소의 3요소 중 하나인 산소가 많이 빠져나오면 화재를 키울 수 있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산소를 붙잡을 수 있는 양극재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김 책임연구원은 “아직 기초연구 단계이긴 하지만 온도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아지면 변형이 되는 소재를 써서 절연하는 등 화재를 예방하는 기술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전지 외부에서 안전성을 높이는 접근법도 있다.특히 셀이 여러 개 모인 모듈의 경우 셀과 셀 사이에 열 전달을 막거나 불이 났을 때 자체적으로 소화하는 기능을 추가하는 연구도 있다.각 셀의 상태를 관리해 화재로 이어지는 것을 사전에 막는‘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BMS)’을 고도화하는 것도 방안이다.

전지는 에너지 밀도가 계속 높아지는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에너지 밀도가 높을수록 같은 에너지를 가볍고 부피가 작은 용기에 담을 수 있어 전자기기 사용 시간이 늘고 소형화에 유리하다.

김 책임연구원은 “에너지 밀도가 커질수록 잠재적인 위험성은 커진다”며 “에너지 밀도는 키우면서도 안전성을 확보하는 게 여러 연구의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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