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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용산 주택가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와 관련 급발진을 주장했던 차량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7차례 밟았다는 한국교통안전공단 조사결과가 공개됐다.급발진을 주장하는 차주 차량에서 페달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일 머니투데이가 입수한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료에 따르면 A씨는 담벼락과 충돌하기 전까지 7차례 가속 페달을 밟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페달 블랙박스 포함해 4개 채널 블랙박스 영상을 수거해 사고 원인을 밝혀냈다.페달 블랙박스 영상에서 A씨는 골목에서 우회전한 뒤 3초간 30m를 달리는 상황에서 가속 페달을 6번 밟았다가 뗐다.
A씨는 7번째 가속 페달을 밟은 후에는 담벼락 충돌 때까지 밟은 상태를 유지했다.충돌 직전 차량 속도는 시속 61㎞였다.담벼락과 부딪히기 전까지 119m를 달리는 동안 A씨는 단 한 차례도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않았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지난 2월 UN경제위원회(UNECE) 주관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경찰과 한국교통안전공단 등 관련 기관은 이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했지만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국내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전기차 택시기사 A씨(65)는 서울 용산구 한 주택가에서 주행하다가 담벼락을 들이받아 부상을 입었다.A씨는 당시 우회전을 하자마자 브레이크 페달을 여러 차례 밟았지만 작동하지 않았다며 경찰조사에서 급발진을 주장했다.
해외에선 페달 오조작으로 인한 사고가 다수 발생하면서 이를 방지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UNECE는 '페달오조작 방지장치'(ACPE) 글로벌 평가 기준과 법 제정을 논의 중이다.이를 상용화한 일본에선 ACPE 적용 차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이같은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9명이 숨진 '시청역 역주행 사고'에서도 차량 운전자는 급발진을 주장하나 사고 목격자나 경찰 조사 등에선 급발진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정황은 현재 나타나지 않은 상황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운전자 본인이 작동하는 페달이 (액셀이 아닌) 브레이크라고 확신한다"며 "대부분 운전자들이 차량 결함에 의해 급발진이 종종 발생할 수 있다고 믿는 확증편향이 사고 발생을 부추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