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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철 “단순교통사고 법정 최고형은 5년…급발진 인정받기 쉽지 않아”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도로에서 역주행하다 인도를 덮쳐 9명을 숨지게 한 68세 운전자 A씨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대형 인명사고라는 점에서 그의 처벌 수위에 관심이 쏠린다.
정용우 서울 남대문경찰서 교통과장은 “사망 사고를 발생시킨 운전자 A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며 “사건을 진행하면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다각도로 검토해보겠다”고 2일 밝혔다.
경찰은 운전 부주의 등 A씨의 과실로 사고가 일어났을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동시에 급발진을 비롯한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 중이다.운전자 측은 사고 직후 급발진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전문가와 목격자들 사이에서는 사고 직후 스스로 멈춰서는 모습을 볼 때 급발진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사고 원인을 두고 A씨가 고령임을 감안해 운전미숙 때문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됐으나 실제로 그는 경력이 많은‘무사고’베테랑 운전자였다고 한다.1974년 버스 면허를 취득한 A씨는 경기도 안산 소재 K여객운송업체 소속 버스기사로 20인승 시내버스를 운전해 왔다.K여객에 입사하기 전에는 1985~1992년 서울에서 버스기사로,아시안컵 의무차출1993~2022년 트레일러 기사로 일했다고 한다.
만약 차량 결함이 아닌 A씨의 과실이 인정된다고 해도 처벌 수위는 징역 5년을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교통사고처리법 제3조 제1항은 운전자가 교통사고를 내 업무상과실 또는 중과실로 사람을 사망이나 상해에 이르게 하는 경우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양형 기준은 이보다 낮다.대법원 양형위원회는 교통사고 치사상에 대해 징역 8개월~2년을 권고하고 있다.A씨가 교통사고처리법 제3조 2항(중앙선 침범)을 위반한 점,아시안컵 의무차출사상자가 많다는 점 등 가중처벌 요소(가중 1~2년)를 고려하면 최대 징역 2~3년이 내려질 것이라는 게 법조계 관측이다.
교통사고 전문인 한문철 변호사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가해) 운전자가 유죄를 받는다면 단순 교통사고 법정 최고형인 5년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모든 피해자와 합의하더라도 너무 큰 사고라 무죄는 쉽지 않다”고 이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밝혔다.
그는 급발진 인정 가능성에 대해 “아직 우리나라에서 민사적으로 급발진 사고가 인정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며 “운전자가 정상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았는데도 서지 않았다는 것을 본인이 입증해야 하는 데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으로‘고령자 운전 자격’논란이 재점화된 데 대해서는 “이 사고에서 68세라는 운전자의 나이는 문제되지 않는다.요즘은 80세에도 건강한 분들이 많다”며 “급발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수사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