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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쓴 글도 재활용이 가능하다【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몇 년 전부터 취미로 글을 써왔다.몇 개의 글 빼고는 항상 SNS나 글쓰기 플랫폼에 올렸다.글이란 건,결국 독자가 있어야 생명력을 얻는 법이니까.
글쓰기 초보였던 나는 일필휘지는 꿈도 못 꿀 수준이었다.당연히 어딘가에 먼저 쓴 다음 퇴고를 거쳐 최종을 인터넷에 올렸다.그러다 보니 의도하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내 노트북에는 내가 써온 모든 글들이 모여 있었다.
처음부터 워드나 한글에는 글을 쓰지 않았다.지극히 개인적인 취향 탓인데 뭐랄까 너무 익숙한 그 프로그램들이 나에게는 업무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일을 하기 위해서 하루 종일 제일 많이 열고 닫고 하는 프로그램인지라 왠지 정이 가지 않았다.
성경에 적힌 말처럼,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작 취미일 뿐이지만 나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라 구별하고 싶었다.해야만 하는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로 적고 싶었다.
맨 처음 사용한 건 MS윈도우에 있는 원노트라는 어플이었다.같은 MS프로그램이니 워드의 먼 사촌쯤 된다고도 볼 수 있겠다.프로그램 안에서 섹션별로 노트를 생성할 수 있었다.주제별로 글들을 담아두기에 좋았다.
아쉬운 점은 한글 타자를 칠 때 오타 현상이 잦았다.치명적인 단점이었다.짧은 글 하나 쓰려면 꽤 여러 번 백스페이스를 눌러 반복해서 타자를 쳐야 했으니까.그래도 자동 저장되는 기능과 스마트폰,집 노트북,회사 컴퓨터 어디에서나 동기화가 된다는 점은 포기할 수 없는 장점이라 한동안 즐겨 사용했다.
그러다가 노션이라는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다.코로나로 전 인류가 고통을 받던 시기에 일잘러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소문이 나기 시작하더니 유튜브에 소개되면서 유명해졌다.개인 사용자는 무료였기에 유행인 듯 대세인 듯 빠르게 대중화되었다.
작년부터 나도 원노트를 버리고 노션으로 갈아탔다. 그때부터 꾸준히 노션에 글을 쓰는 중이다.초고를 작성하고 퇴고를 거쳐 글을 완성하는 것 모두 노션에서 한다.지금도 노션에서 글을 쓰는 중이다.
사실 노션의 기능은 단순히 메모장 정도가 아니다.방대하고 무궁무진해서 아는 만큼 훨씬 더 편리하게 획기적인 기능을 쓸 수 있다.그런데 당장 그 기능이 다 필요한 게 아니라면 나처럼 라이트 하게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필요할 때마다 서서히 알아가면 될 것이다.
노션 역시 모든 기기에서 사용 가능하고,슬롯게임 분양자동 저장과 동기화가 된다.게다가 원노트에서 불편하게 느꼈던 단점도 없다.그래서 당분간은 계속 활용하게 될 것 같다.무엇보다 노션에는 데이터베이스 기능이 있어서 자료를 모아두기에 최적화 되어 있다.나의 글들을 날짜별로 차곡차곡 쌓고 있다.
글을 쓰기 위해 노션을 열면 잘 정리된 서랍장을 들여다보는 느낌이다.가끔 글이 정말 쓰기 싫거나 잘 써지지 않을 때는 예전에 써놓았던 글들을 찾아보는 습관이 있다.마치 한때 좋아했던 옷을 서랍 속에서 꺼내어 보는 마음으로 지난날의 글을 다시 입어본다.시절 지난 옷처럼,촌스러운 글 투성이다.
그때는 나름 쓴다고 썼던 글인데 끝까지 읽어내려가다 보면 부끄러움을 견뎌야만 한다.충분히 좋은 소재였음에도 엉터리로 써낸 것들도 있다.그런 글은 용기를 내어 자세히 들여다본다.다시 잘 다듬으면 제법 빈티지하게 리폼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필요한 건 조금 더 나은 글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믿음일 것이다.전보다 약간이라도 나아질 것이라는 당돌한 마음으로 노션에서 꺼낸 글을 하나씩 수정해 본다.
너무 낡고 더러워진 옷은 복구가 어려운 것처럼,슬롯게임 분양글도 때를 탄다.특정 시기의 이슈를 소재로 썼던 글은 복구 불가다.과감히 다시 넣어두고,다듬어서 재활용이 가능해 보이는 글들은 잘 보이는 곳에 다시 저장한다.
내가 써낸 글들이 아무리 못나 보여도 계속 잘 담아두려 한다.지금은 노션에 담아두지만,글을 더 잘 담아둘 수 있는 프로그램이 나오면 미련 없이 글 서랍장을 그것으로 바꿀 것이다.쉽게 찾을 수 있도록 오늘도 쓴 글을 저장했다.미래의 내가 언젠가 다시 꺼내어 한 번 더 다듬어 줄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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