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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닷컴버블을 상징하는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가 기대 이상의 2분기 실적을 보고하고 전체 인력의 7%를 감원한다고 발표했다.시스코가 기존의 IT 장비 사업보다 생성형(AI) 및 클라우드 컴퓨팅 등의 신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한다는 분석이 나오며 주가가 2020년 말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시스코가 뒤늦게나마 AI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는 관측에 이날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시스코는 "회사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신성장 분야에 투자하기 위해" 전체 글로벌 인력의 7%를 감원한다고 밝혔다.지난해 말 기준 시스코의 전 세계 직원은 8만4900명으로 이번에 5000~6000명을 감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올해 들어 시스코가 단행하는 두 번째 감원이다.시스코는 지난 2월 약 4000명에 해당되는 전체 인력 5%를 감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시스코는 증권당국에 제출한 서류에서 정리해고를 포함한 구조조정을 진행할 계획이며 이로 인해 10억달러의 세전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또 구조조정으로 "주요 성장 기회에 투자하고 비즈니스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척 로빈스 최고경영자(CEO)는 경제전문 매체 CNBC에 "구조조정과 관련해서 가장 큰 질문은 모든 사람들이 이것이 AI에 따른 것이라고 생각할지 여부"라며 AI로 인한 자동화 시스템을 활용해 일반 및 관리 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스콧 헤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번 감원이 비용 절감과 관련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최근 IT 기업들이 클라우드 서비스로 전환하며 네트워크 장비 수요가 감소해 시스코는 실적 부진에 시달려왔다.그 여파로 지난 12개월 동안 주가가 15% 하락했다.전날 2분기 실적 보고에서 매출이 3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지만 시장 기대를 소폭 웃돌아 최악은 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분기 매출은 136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다.그러나 시장 예상치인 135억4000만달러를 상회했다.순이익도 전년 대비 45% 쪼그라들었지만 전망치는 웃돌았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특히 신규 주문이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해 기대 이상으로 성장한 점에 주목했다.또 AI 관련 주문액은 10억달러를 돌파했고 회사는 향후 1년 동안 추가 주문이 1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윌리엄블레어의 제이슨 애더 애널리스트는 신규 주문 증가와 AI 사업 개선은 "네트워크 장비 수요가 바닥을 쳤으며 이달 시작된 2025회계연도의 회복을 위한 무대가 마련됐다는 가설을 뒷받침해준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동안 시스코는 AI 파티에서 제외돼 있었지만 최근 실적을 통해 마침내 입장권을 얻게 됐다"고 진단했다.
시스코는 2000년 3월 닷컴버블이 꺼지기 전 시가총액 1위까지 올랐다가 이듬해 거품 붕괴로 주가가 약 80% 폭락한 바 있다.최근 AI에 대한 막대한 투자 대비 성과가 불분명하다는 'AI 거품론'이 확산하고 생성형 AI 열풍 최대 수혜주인 엔비디아 주가가 큰 변동성을 보이자 시스코와 비교하는 분석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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