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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부회장./ 그래픽=박진화 기자 HD현대그룹은 최근 수년간 지주회사와 중간지주회사의 설립에 이어 정기선 HD현대그룹 부회장의 승계 밑그림을 그려왔다.이 과정은 현대오일뱅크의 인수부터 경영 쇄신을 위한 그룹기획실 아래 태스크포스팀(TFT)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인물들이 담당했다.
지주회사인 HD현대,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
일본 슬롯 방법조선회사 HD현대중공업 등 계열사들은 모두 과거 현대중공업에서 출발했다.현대중공업은 2017년 4월 인적분할을 통해 현대로보틱스를 설립했다.현대로보틱스는 2018년 3월 현대중공업지주로,2022년 HD현대로 사명을 변경했다.
존속 회사인 현대중공업은 2019년 6월 물적분할을 통해 현대중공업을 떼어냈다.존속법인은 한국조선해양으로 사명을 바꿨으며 HD현대그룹의 중간지주사 역할을 맡았다.현재 시점에서 HD현대중공업이 조선 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구조적으로 현대중공업의 역사는 HD한국조선해양이 잇고 있다.
불황 속 중요해진 CFO 역량
역대 현대중공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시기에 따라 경영지원본부장,재경실장,재정부문장,경영지원실장 등 명칭을 사용해왔다.
과거 현대중공업그룹의 CFO는 오너일가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2005년 재임했던 이재성 현대중공업 전 CFO는 정몽준 전 현대중공업 회장과 중앙중·중앙고·서울대 경제학과 동문으로 60년지기 친구다.또 이재성의 아들 이윤행은 정몽원 한라그룹 장녀 정지연과 결혼하기도 했다.정몽준과 정몽원은 사촌관계다.2008년 이수호 전 CFO도 정 전 회장과 중앙고 61회 동문이다.
이같은 기조는 2010년대 초반부터 바뀌었다.현대중공업은 CFO의 명칭을 2013년 재경실장,2014~2018년 재정부문장으로 변경했다.그간 경영지원본부장이 재무와 인사,법무 등 업무를 총괄했다면 2013년부터는 CFO가 재무를 담당하고 경영지원본부장은 그밖의 업무를 담당했다.
이는 2010년대 조선업계 불황의 영향으로 풀이된다.업황 악화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CFO가 재무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로 개편해 그룹의 재무건전성을 개선하는 임무를 부여했다.특히 2012년에는 외부 인사인 김지원 외환은행 전 CFO를 영입했다.그는 이듬해 재경실장(부사장)으로 승진했다.재무 전문가인 외부 인사를 영입해 변화를 시도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버팀목 현대오일뱅크 인수…김정래 CFO 실무 지휘
2010년대 조선업 불황 속 현대중공업을 버틸 수 있게 한 기업은 현대오일뱅크다.현대중공업은 현대오일뱅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아부다비 국영석유투자회사(IPIC)와 법정 소송을 겪었다.인수 과정을 주도했던 인물은 현대중공업의 CFO 출신 임원이다.
IPIC는 현대중공업과 지분을 매각할 경우 현대중공업에 인수우선권을 주기로 주주간 계약을 체결했다.그러나 이를 무시한 채 2007년 말 GS칼텍스에 접촉하며 지분 매각을 시도했다.이후 2008년 3월 현대중공업은 현대오일뱅크 인수에 대한 의지를 공식화했다.IPIC가 보유한 현대오일뱅크 주식 1억7155만7695주를 매입하겠다는 내용이다.당시 현대중공업은 현대오일뱅크의 지분 19.8%를 보유한 2대주주였다.
현대중공업은 또 IPIC가 불복할 것을 대비해 싱가포르 국제중재재판소에 법적분쟁 중재 신청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현대중공업은 해당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현대오일뱅크의 지분 70%를 약 2조57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김정래 경영지원본부장은 기획팀장시잘부터 해당 분쟁의 실무를 맡아 소송을 승리로 이끌었다.이후 그 역량을 인정받아 △현대종합상사 사장 △현대중공업 비조선 총괄사장 △한국석유공사 사장 등을 지냈다.
현대오일뱅크로 인사로 채워진 기획실…정기선 세대교체 밑작업
현대중공업은 현대오일뱅크를 인수한 뒤 2014년 말부터 그룹 차원의 경영쇄신을 진행한다.이 시기에 그룹기획실이 등장했으며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가 현대중공업 그룹기획실장으로 이동했다.김지원 전 CFO는 그룹기획실 부실장으로 이동했다.
현대중공업은 그룹기획실 산하에 경영분석 TFT를 설립했다.당시 현대오일뱅크에서 조영철 경영지원본부장(전무),금석호 인사지원부문장(상무),송명준 현대오일뱅크 기획부문장(상무보) 등이 함께 현대중공업으로 이동해 TFT팀 담당 임원을 맡았다.권 대표를 포함해 현대오일뱅크 임원 4명이 그룹기획실을 꾸린 셈이다.
2015년 말에는 정기선 부회장이 그룹기획실 부실장으로 합류한다.이밖에 김성준 기획실 기획팀장 및 품질기획팀장·기술기획팀장 겸임,김태환 기획실 ICT 기획팀장 및 CDO,ICT혁신센터장 겸임,박종환 기획실 자산운영팀장 및 자산관리부문장 SF추진팀장 등도 기획실에서 함께 일했다.
TFT팀은 울산조선소 내에 꾸려졌으며 조선업의 수익성 회복과 원가절감 등 경영쇄신에 주력했다.구성된 인력들을 살펴보면 그룹기획실 내에 인사,재무,기획,기술,자산관리 등 기업 운영에 필요한 핵심 인재들이 모두 모였다.그룹기획실이 사실상 현대중공업의 구조조정과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룹기획실은 2016년 비주력 계열사 매각,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다.2017년 5월까지 현대중공업에서 현대일렉트릭,
일본 슬롯 방법현대건설기계,현대로보틱스,현대그린에너지(현 HD현대에너지솔루션),
일본 슬롯 방법현대글로벌서비스(현 HD현대마린솔루션) 등 5개 회사를 계열분리했다.이 과정을 그룹기획실 TFT가 주도했다.이 때문에 재계에선 정 부회장이 그룹기획실의 부실장에 재임하던 시기에 실세인 권오갑 실장과 함께 경영수업 및 승계 작업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
그룹기획실 출신 임원들은 현재 각각 △권오갑 HD현대 대표이사 회장 △금석호 HD현대 HR지원실장(부사장) △송명준 HD현대 HD현대 재무지원실장 겸 HD한국조선해양 경영지원실장(부사장) △조영철 HD현대사이트솔루션 및 HD현대인프라코어 대표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부사장) △박종환 현대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등을 맡고 있다.두산인프라코어에서 전입한 김태환 팀장을 제외하면 모두 계열사의 요직을 맡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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