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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법·제도·인프라 구축 방안 발표
2030년 폐배터리 10만개 이상 발생
배터리 이력 관리 및 재생원료 인증
EU 배터리법·美 IRA 같은 유인책 필요[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정부가 오는 2030년 10만개 이상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사용후 배터리 관리체계 구축 계획을 밝힌 데 대해 국내 배터리 업계에서는 “산업 육성을 위한 필수 정책을 환영한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전기차 보급 확대와 함께 앞으로 600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사용후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주춧돌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정부는 10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주재한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사용후 배터리 산업 육성을 위한 법·제도·인프라 구축 방안’을 발표했다.기획재정부,맞고 나가리국토교통부,맞고 나가리환경부 등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발표한 이 정책은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대수가 급증해 2030년 전후 10만개 이상 배출될 것으로 전망되는 사용후 배터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처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은 사용후 배터리의 산업적 가치와 공급망 측면에서 중요성을 간파하고 일찌감치 법·제도 마련에 나섰다.이러한 글로벌 통상규제 강화 기조에 대응하고사용후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이번 통합체계 구축을 추진했다는 게 정부 측 입장이다.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사용 후 배터리 시장 규모는 2030년 약 70조원에서 2050년 약 600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사용후 배터리 시장은 결코 놓칠 수 없는 금맥과 같은 셈이다.

이번 정책의 핵심은 배터리 전주기 이력관리 시스템(LCA) 도입이다.정부는 오는 2027년까지‘배터리 제조→전기차 운행·폐차→사용후 배터리 유통→재제조·재사용·재활용’에 이르는 배터리 생애 전 주기의 정보를 관리하고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처럼 배터리 공급망 데이터 플랫폼과 거래정보 시스템이 만들어지면 전기차 배터리 생태계에 포함된 업체들이 모두 투명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국내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현재 배터리 관리 이력은 완성차 업체 등 일부만 보유하고 있는 정보”라며 “이를 배터리 제조업체뿐 아니라 소재 업체 등 모든 플레이어가 공유할 수 있다면 더욱 정교한 서비스 개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블랙매스에서 금속을 추출하고 불순물을 제거하는 포스코HY클린메탈의 침출공정.(사진=포스코HY클린메탈.)‘재생원료 인증제’또한 산업 육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재생원료 인증제는 말 그대로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생산된 유가금속을 정부가 재생원료로 인증하는 제도다‘금속→소재→셀’까지 순환 과정을 추적해 신품 배터리의 재생원료 비율을 인증하면 배터리 생산시 재활용원료 사용 의무화를 예고한 EU의 배터리법에 적극 대응 가능하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의 이같은 인증제도를 통해 공급망 내 업체 간 투명한 거래가 가능해지고 해외 수출도 용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국내 전기차 배터리 및 배터리 소재 업체들은 앞으로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사용후 배터리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업계에서는 2036년부터는 재활용을 통한 배터리 원료 비중이 기존 광석제련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중국 1위 코발트 생산 업체 화유코발트와 폐배터리 재활용 합작법인(JV)을 세우며 시장 진출을 알렸다.포스코그룹은 국 화유코발트,GS에너지와 합작해 포스코HY클린메탈을 설립했고,맞고 나가리이를 통해 연간 블랙파우더 1만2000톤을 처리한다.블랙파우더란 폐배터리를 파쇄해 선별 채취한 검은색 분말을 뜻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정부의 인센티브 정책 등의 필요성도 제시했다.EU의 배터리 원재료 재활용 비율 의무화나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같이 유인책도 필요하다는 것이다.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이번 정부의 배터리 재활용 통합법 추진은 분명 긍정적”이라면서도 “인센티브 등이 뒷받침된다면 더욱 빠른 속도로 산업을 육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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