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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직후 "한국에 대응 요구"→韓 징용해법 발표 이후 "폭넓은 협력 확대"
외교가 "한일관계 큰 영향 없을 듯…일부 인사는 우익 지지 받아 결과 봐야"
(도쿄 교도·AP=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4일 개최한 차기 자민당 총재 선거 불출마 관련 기자회견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내달 치러지는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 불출마로 취임 3년 만에 총리직에서 물러나게 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14일 차기 총재가 될 인물에게 한일관계를 더욱 확고히 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해 주목된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총리관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재임 3년간 성과로 '한일관계 개선'과 '사도 광산 세계유산 등재'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차기 자민당 총재 선거와 관련해 "일본이 직면한 내외 난국(難局)은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면서 "내년은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이 되는 해로,1xbet 후기한일관계 정상화를 더욱 확실한 것으로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전략적 호혜 관계에 기초한 중일관계,1xbet 후기납북자 문제 해결을 포함한 북일 관계를 언급하고 "동북아시아 근린 외교를 진전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시다 총리가 향후 외교 정세를 논하면서 동북아시아 국가 중 한국과 관계를 가장 먼저 말한 것은 그만큼 한일관계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는 2021년 10월 취임 직후 국회 연설에서 "한국은 중요한 이웃 나라"라면서도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서라도 우리나라의 일관된 입장에 토대를 두고 한국 측에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대법원의 일제강점기 징용 배상 판결에 대응해 일본이 사실상 보복 조치로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양국 관계가 악화한 상태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징용 문제 등에서 한국 대응을 촉구했던 기시다 총리는 한일관계를 중시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5월 취임한 이후 태도 변화를 보였다.
기시다 총리는 그해 10월 국회 연설에서는 "한일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고 더욱 발전시켜나갈 필요가 있어 한국 정부와 긴밀히 의사소통해 나가겠다"면서 한국 정부에 갈등 현안 해결을 요구한다는 기존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이듬해인 2023년 3월 징용 해법을 발표한 것을 계기로 한일관계는 급속도로 개선됐다.
양국 정상이 정기적으로 상대국을 오가는 '셔틀 외교'가 재개됐고 일본이 한국에 가한 수출 규제 해제와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정상화도 마무리됐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린 일본 히로시마에서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함께 참배했고 이후에도 다자 회의 무대가 있을 때마다 양자 회담을 열어 양국 현안을 논의했다.
기시다 총리는 올해 1월 국회 연설에서는 "국제적 과제 대응 등에서 협력해야만 하는 중요한 이웃 나라인 한국과는 윤 대통령과 신뢰 관계를 기초로 폭넓은 협력을 더욱 확대·심화하겠다"고 언급했다.
한일 외교가에서는 기시다 총리가 퇴임하더라도 한일관계가 악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외교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한일관계가 개선된 상황이어서 일본 정치인이 한국을 공격해도 이득이 되지 않는다"며 "차기 총리가 누구든 양국 관계가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출마가 거론되는 일부 정치인 중에는 우익 지지를 받는 사람도 있어서 총재 선거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