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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상장 이끈 김남선 네이버 CFO
증시 입성 전 몸만들기 주도
상장 후 공격 드라이브 예고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네이버웹툰 재무를 들여다보기 시작한 건 2022년 3월부터였다.CFO를 맡자마자 웹툰 사업 파악에 나선 것이다.네이버웹툰은 시장 키우기에 집중해 만성적자를 면치 못했는데 김 CFO는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기준 흑자로 전환해야 상장을 추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이후 과감한 체질 개선을 통해 흑자로 바꿔놨다.
네이버웹툰이 미국 나스닥시장 상장을 앞두고 기업가치가 최대 4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김 CFO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김 CFO는 네이버웹툰의 증시 입성을 위해 회사 재무구조를 흑자로 돌려놨는데 최근엔 이사진에 이름을 올렸다.
김남선 네이버 CFO,소닉 월드컵美 웹툰엔터 이사진 합류
김 CFO가 주목받은 건 지난 17일(현지시간) 네이버웹툰 본사이자 북미 법인 웹툰엔터테인먼트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SEC) 제출한 증권신고서 덕분이다.이 회사는 주식 공모가격 희망 범위를 주당 18~21달러로 제시했다.공모가 상단을 적용하면 상장 후 기업 가치는 26억7000만달러(약 3조7000억원)에 이른다.
불과 2년 전에는 3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기업가치는 상상하기 어려웠다.김 CFO의 말대로 흑자를 내기 위해 네이버웹툰은 마케팅 비용부터 줄였다.유료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 인공지능(AI) 추천 등 기술을 대거 투입했다.유럽법인 설립은 잠정 중단했다.웹툰엔터와 자회사인 왓패드에선 인력 조정도 단행했다.
그 결과 이 회사는 EBITDA에서 일회성 비용을 차감하기 전인 조정 EBITDA 기준 지난해 연간 흑자로 전환했다.2022년 7821만달러(약 1080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1166만달러(약 161억원) 흑자를 냈고,올 1분기 2282만달러(약 315억원) 흑자로 이어졌다.매출 대비 마케팅비 비중은 2022년 16.7%에서 올 1분기 6.0%까지 줄었다.
상장 타이밍을 잘 잡았다는 평가도 나온다.국내 웹툰 시장이 성숙기에 들어선 가운데 애플,소닉 월드컵아마존 등 대형 정보기술 기업(빅테크)이 웹툰 산업에 뛰어들면서 네이버웹툰이 북미 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김 CFO는 지난달 웹툰엔터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며 주요 역할을 예고했다.업계에선 상장 후 마련한 실탄으로 공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상장 요건을 만드는 사이 매출 성장세가 꺾였고 월간 활성 사용자(MAU)나 이용자 1인당 평균 결제금액(ARPU)도 제자리걸음을 했기 때문이다.
네이버웹툰도 공격적인 드라이브를 예고했다.증권신고서를 보면 유료 콘텐츠 시장 규모를 산정할 때 주요 시장의 인구 절반을 사용자로 확보하고 이 중 40%를 유료 결제 이용자로 잡았다.현재 인구 대비 월간 활성 사용자 비율은 ▲한국 48% ▲일본 17% ▲북미 6%,유료 결제 비율은 ▲한국 15.5%,일본 10.1%,소닉 월드컵북미 3.2%다.
포시마크 인수부터 웹툰 상장까지 성과
김 CFO는 이보다 앞선 지난 2022년 네이버의 포시마크 인수를 주도한 바 있다.포시마크는 북미 최대 개인 간 거래(C2C) 플랫폼이다.인수가를 두고 여러 차례 줄다리기를 하며 2조3000억원의 '빅딜'을 성사했다.그는 포시마크 기업가치가 하락하던 시점에 논의를 시작해 적정 가격을 노리는 한편,최초 제안가보다 가격을 높여 강한 인수 의지를 표명했다.그 결과 포시마크가 마지노선으로 내세웠던 2조4000억원에서 1000억원 정도 인수가를 낮췄다.인수 후 재무성과도 이끌었다.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인수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네이버웹툰까지 상장하면 네이버가 미래 성장 축으로 삼는 글로벌 커머스와 콘텐츠 시장에서 연달아 성과를 내는 셈이다.
김 CFO는 인수합병(M&A) 전문가로 네이버 합류 때부터 주목을 받았다.모건스탠리에서 M&A 자문을,매쿼리 자산운용에서 프라이빗에쿼티(PE) 투자를 담당했다.2019년 매쿼리가 SK텔레콤과 2조9000억원에 ADT캡스를 사들일 때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2020년 네이버 재무실 책임 리더로 영입됐고 신설된 글로벌 M&A 전담 조직을 맡았다.그는 북미 웹소설 플랫폼 왈패든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다.당시 네이버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인 6600억원으로 왈패든 인수를 성사하며 네이버 CFO로 내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