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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의협 총궐기대회
경찰 추산 1만2000명 여의도 집결
의대생 자녀 둔 학부모 등 참석
"의료파업 병원,챔스리그쭉 쉬게 해주자"
불매운동 등 시민 반발 거세져
■여의도에 모인 의사들
이날 대한의사협회는 '정부가 죽인 한국의료,의사들이 살려낸다'를 주제로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의협은 여의대로 마포대교 남단방향 6개 차로 400m를 막고 집회를 진행했다.경찰 신고 기준 의사와 전공의,의대생 등 2만명(경찰 추산 1만2000명)이 모였다.전공의와 의대생,의대 교수와 개원의까지 의료계 전반에 걸친 대규모 단체행동은 지난 2000년 의약분업 이후 처음이다.
이들은 정부가 의사들에게 강압적인 행정명령을 남발하고 있으며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뜨거운 날씨에도 정부 폭거에 맞서 의료를 바로 세우기 위해 전국에서 모였다"며 "폭압적인 정부가 전공의 등 의사를 생명을 살리는 전문가로 대우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김교웅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도 "정상적인 의료 교육을 지키기 위해 모였다"며 "대학병원 교수들이 피와 땀을 갈아 넣는 순수한 사명을 정부가 악용하고 전공의들을 악마화시키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의대정원을 증원하는 것으로는 필수의료를 강화할 수 없다고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은 "정부는 과학적 근거나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2000명 증원을 발표한 뒤 붕괴하는 대한민국 의료를 목도하고 있다"며 "의대 증원은 필수의료를 살릴 수 없다는 것을 과학적 사실이 증명하고 있다.국민을 호도하는 정부를 저지하기 위해 강력 투쟁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동네 병원,챔스리그대부분 '정상 운영'
의료계가 총궐기대회와 함께 개원의들까지 휴업에 들어가기로 했지만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각 지자체에 휴진을 하겠다고 사전에 신고한 의료기관은 전체 3만6371곳(의원급 중 치과·한의원 제외,챔스리그일부 병원급 포함) 중 4.02%에 그쳤다.병원 문을 연 한 의사는 "내시경 등 예약 환자가 많아서 진료를 미루기 어렵다"며 "예약 있는 병원들은 문을 닫기 힘들다"고 했다.
휴진 대신 정상 영업을 선택한 이유는 시민들의 반발 때문이다.이날 시민들은 '휴진병원 리스트'를 공유하면서 소비자로서 의료서비스 제공자인 병의원에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일각에서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불매운동'에 나서겠다는 이야기가 올라오기도 했다.
감기에 걸린 손녀딸(7)과 함께 병원을 찾은 최모씨(72)는 "며칠 후에 서울대병원 가서 약 타와야 하는데 휴진 등으로 취소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며 "의사와 정부가 서로 조금씩 양보해야 한다.서민들만 죽어난다"고 토로했다.
■"그 병원 안 간다" 맘카페 분노
의료계의 '휴진 운동'이 계속되자 시민들의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상황이다.일부 맘카페에는 '병원 불매운동'이 퍼질 분위기다.
경기 수원시의 경우 환자가 몰리는 한 소아과 병원이 휴진하자 지역 맘카페가 들썩였다.다른 소아과 의원에서 십수명의 접수 대기가 생기는 등 환자들이 불편을 겪었다.경기 양주시 시민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는 "전국적으로 불매운동 한다던데 과연 어느 병원들이 (휴진에) 동참할지 눈여겨보겠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서울 은평구 맘카페의 한 이용자는 "파업으로 휴진하는 병원 공유해달라"면서 "나중에 정상화돼도 그 병원은 안 가겠다"고 글을 올렸다.약 21만명이 가입한 동탄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의료파업에 동참하는 병원은 영원히 휴진하게 해주자"고 격앙된 글을 올렸다.
환자단체와 보건의료 노동자 단체는 이날도 의사들의 복귀를 촉구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성명에서 "불법행동을 하는 의사들을 법대로 처리하라"고 요구했다.
강명연 노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