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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의원 VS 女언론인 자선 경기
유방암 환우 지원 목적,올해로 16번째
67만5000달러 역대급 모금 성공
여야·당파 없이 자선 위해 한뜻 하나 돼
26일 저녁 미국 워싱턴DC 캐피톨힐(의회) 지척에 있는‘왓킨스 소프트볼 필드’에서 특별한 경기가 하나 열렸다.여성 상·하원 의원들로 구성된‘팀 콘그레스(Team Congress)’와 여성 언론인들로 구성된‘배드 뉴스 베이브스(Bad News Babes)’가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 화끈한 한 판 승부를 벌인 것이다.이 자선 경기는 40세 이하 젊은 유방암 환우들을 지원하기 위해 2009년 시작해 올해로 16번째를 맞았다.
소프트볼은 민주당·공화당 의원들이 한 팀을 이루고,백악관·의회 등에 출입하는 여성 언론인들이 또 다른 한 팀을 이뤄 경기가 치러진다.매년 6월쯤 공화당과 민주당의 남성 의원들이 맞붙는‘연례 의회 야구 경기’와 차이가 있다.평소에는 직구와 변화구를 넘나드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고,티멤버십 룰렛 당첨때때로 불편한 얘기에 얼굴을 붉히던 의원과 언론인들이 유방암 환우 지원이란 공통된 목표 아래 하나가 됐다.공화당 하원 원내 총무인 톰 에머,테드 리우 민주당 의원 등 의원·언론 모두를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에 온 남성 의원들도 여럿 있었다.
의회에선 사사건건 치고 받는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도 이날만큼은 한마음 한뜻으로 뭉쳤다.사전에 공개된 로스터(선수 명단)을 보면 총 22명 중 민주당 소속이 15명,공화당 소속이 7명이었다.이날 1루수로 출전한 캣 캐맥 공화당 하원의원은 “이 게임은 생존자들과 여전히 투병하고 있는 이들을 위한 아주 사적인 경기이자 기분 좋은 행사”라고 했다.뉴욕타임스(NYT) 워싱턴특파원 출신으로 기자단 코치를 본 칼 헐스는 “이건 당파적인 게임이 아닌 우리팀과 상대팀의 대결(them against us)”이라며 “현실 세계의 긴장된 분위기를 조금은 깰 수 있다는 재미가 있다”고 했다.매일 같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실패한 대통령”이라 주장하는 에머 총무도 이날만큼은 민주당 의원들과 웃으며 기념 촬영을 하고 화이팅을 외쳤다.
10달러 짜리 티켓을 구매해 입장한 관객들이 경기장 안을 가득 메웠고,이날 워싱턴DC 일대에 비 예보가 있었지만 경기가 끝날 때까지 괜찮은 날씨가 이어졌다.경기 결과 기자단이 의원단을 9 대 4로 꺾었고,티멤버십 룰렛 당첨통산 전적에서도 10승 4패로 우세를 이어나가게 됐다.하지만 패자(敗者)도 없었다.지난해보다 6만5000달러 많은 67만5000달러(약 9억3000만원)를 모금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15년 동안 이 경기를 통해 모금된 돈은 300만 달러(약 42억원)가 넘는다.이날 기자단 투수로 활약한 CNN‘뉴스 센트럴’의 진행자 브리아나 케일러가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았고,민주당 소속 테레사 레거 페르난데스 하원의원이 예년에 비해‘가장 발전한 선수’로 선정됐다.
자선 경기를 기획·주도한 민주당 소속 데비 와서만 슐츠 하원의원,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 모두 유방암 투병을 했고 이를 극복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두 사람은 젊은 여성들을 향해 “당신의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며 “무언가 몸에 이상이 느껴지면 지체 없이 병원으로 달려가 조기 검진을 받아야한다”고 했다.이날 의원단 투수로 나선 커스틴 질리브랜드 상원의원은 “암을 이겨낸 젊은 당신들이 누구보다 자랑스럽고 또 고맙다”고 했다.경기에 참가한 이들은 밤늦게까지 뒤풀이 파티를 이어가며 한 데 어우러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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