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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타나모 통신·전자신호 감시 가능…美 "차단하기 위해 노력"
주미 중국대사관 "미국이야 말로 도청의 선두 주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중국이 쿠바에 도청시설을 설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해당 시설이 설치된 구체적인 위치와 함께 시설이 확장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1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수년 간의 인공위성 사진을 분석해 쿠바에서 최근 몇 년 동안 전자 도청시설이 크게 업그레이드되고 확장됐다며 도청시설이 위치한 장소로 베주칼,럭비엘살라오,와제이,럭비칼라바자르를 특정했다.
앞서 WSJ은 지난해 미국 관계자들을 인용해 중국이 쿠바에 도청시설을 건설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으나 도청시설의 구체적인 위치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베주칼과 칼라바자르엔 위성을 감시하고 통신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대형 접시 안테나가 설치됐다.특히 베주칼에 설치된 접시 안테나는 지난 1월 설치된 것으로 지난 10년 동안 안테나를 포함한 인프라 시설이 업그레이드됐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엘 살라오의 도청시설은 가장 최근에 설치된 곳으로 아직 설치 중이다.특히 엘 사라오 도청시설은 미국 해군기지가 있는 관타나모에서 약 70마일(약 112km) 밖에 떨어지지 않다는 점에서 미국의 군사활동을 감시하는 데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매튜 푸나이올 CSIS 수석 연구원은 "(엘 사라오의) 도청 시설이 완공도면 관타나모 기지에서 나오는 통신 및 기타 전자 신호를 감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단트 파텔 미국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우리는 중국이 쿠바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미국은 이를 차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팻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도 "계속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대응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쿠바는 자국 내 중국의 도청시설 건설 의혹을 부인했다.카를로스 페르난데스 데 코시오 쿠바 외무차관은 "월스트리트저널은 쿠바 관련 협박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며 "검증 가능한 출처를 인용하거나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존재하지도 않고 쿠바 주재 미국 대사관을 포함해 아무도 본 적 없는 중국 군사 기지에 대한 이야기로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미 중국대사관도 미국이 전 세계를 도청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쿠바 도청시설 설치 사실을 부인했다.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미국이야말로 도청의 선두 주자이며 동맹국도 가리지 않는다"며 "미국은 중국이 쿠바에 도청시설을 설치하거나 감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반복해서 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바는 지리적으로 가까워 미국에겐 손톱 밑에 가시 같은 존재다.이에 미국과 대립하는 국가들은 쿠바를 이용해 미국을 견제하려는 모습을 보였다.냉전 시대에도 소련이 쿠바와 동맹을 맺고 쿠바에 중거리 탄도미사일 기지를 건설하려고 해 '쿠바 미사일 위기'가 초래되기도 했다.당시 미국과 소련은 1962년 10월22일~11월2일까지 11일간 대치하면서 핵전쟁 발발 직전까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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